22. 9. 4 주일예배설교
생명을 존중하라(출애굽기 20:13)
출애굽기 20:13 - “살인하지 말라”
이 계명은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숭고한 명령이다. 우리한글 성경에는 ‘살인하지 말라’로 되어있지만 히브리어 성경에는 ‘네 이웃을 살인하지 말라’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네 이웃’이라는 단어는 좁은 의미로 ‘이스라엘 사람들’을 말하지만 신약적 측면에서 보면 이것은 훨씬 넓은 의미로 ‘원수까지도 포함’한다. 따라서 ‘네 이웃을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이스라엘 사람들뿐만 아니라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의미이다. 즉 이 계명은 ‘아주 적극적으로 생명을 사랑하라’는 의미이다. 특히 신약시대에 있어서 제6계명은 ‘생명의 절대적 존엄성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 그러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지위나 소유에 관계없이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다는 사실에 있다(창세기 1:26-27). 따라서 인간을 죽이는 행위는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는 행위이며, 하나님 자신을 모독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창세기 9:6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죽인 행위를 반드시 처벌해야 하는 이유를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인 인간을 죽였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다.
창세기 9:6 “다른 사람의 피를 흘리면 그 사람의 피도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셨음이니라”
* 그러면 하나님은 과연 모든 형태의 살인을 금지하시는가? 아니면 때로 허용하시는가? 우리는 이 계명과 관련된 의문들(고대의 보복법, 전쟁에서의 살인, 사형제도, 낙태, 안락사, 자살, 가나안 족속을 멸하라는 명령 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남의 생명을 죽이는 모든 행위를 금하는 것인가?우리가 이 계명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살인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 성경의 원뜻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살인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라싸”인데 이것은 ‘불법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불법적인 살인행위를 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계명은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람의 생명을 죽이는 행위를 금한 것으로, 강자의 폭력으로부터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공동체적 삶의 안녕과 질서를 위해서 주어진 것이다. 물론 불법과 합법의 기준은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질서와 법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바로 알 때에 우리는 이 계명과 관련된 문제들을 올바로 이해할 수가 있는 것이다.
1) 고대의 보복법(‘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출애굽기 21:24)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성경은 불법적인 살인행위(히브리어로 ‘라싸’)의 대표적인 것이 보복살인임을 강조하며 이것을 금하고 있다. 따라서 고대의 보복법은 감정적, 불법적인 보복을 막기 위한 고대의 정의적 표현이지 보복살인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요컨대 이것은 보복을 절제하기 위한 법이지 보복하라는 것은 아니다.
예화) 베니스의 상인
2) 전쟁에서의 살인은 정당한가?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정복을 허락하셨다. 이것은 우상숭배와 음란한 종교적 행위를 몰아내기 위한 성전(聖戰)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나라들이 성전(聖戰)이라는 미명하에 일으키는 모든 전쟁과 테러를 통한 살인은 분명 하나님 앞에 큰 죄이다. 하지만 전쟁에서의 불가피한 살인(정당방위)은 묵인된다.
3) 사형제도? (창세기 9:6, 출애굽기 21:23)→ 중범죄자에 대한 사형집행 그러나 절대적인 것은 아님
4) 낙태는 허용되는가? 그러면 그 한계는?
☞ 배아에 대한 관점이 결정적으로 작용 - 배아를 독립된 인격체로 보느냐 아니면 임산부의 몸의 일부로 보느냐?에 따라 낙태가 결정됨→ ※ 전통적인 기독교 견해는 수정란 형성시부터 인간으로 간주함으로 낙태를 근원적으로 반대함.
cf) 서양의 나이 계산법과 우리나라의 나이 계산법의 차이
서양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이후부터 나이를 계산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여 수정란을 형성하고 자궁에 착상되어 임신이 성립되는 순간부터 나이를 계산하여 태어날 때 이미 한 살로 계산하는데, 이것은 임신된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 그러면 상황윤리적인 낙태는 가능한가?
① 임산부의 생명이 위독한 경우
② 초음파 검사시 태아에 이상이 있는 경우
③ 원치 않는 임신의 경우 -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 결혼전 임신, 근친상관으로 인한 임신, 가족계획의 실패로 인한 임신
➃ 성감별에 의한 낙태(여아의 경우)
5) 안락사?
① 대상 - 불치병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환자, 뇌사상태에 있는 식물인간
② 유형 - 타인에 의한 안락사, 자의에 의한 안락사(존엄사)
③ 안락사를 택하는 이유?
6) 자살?
안락사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목숨을 끊는 것이라면, 자살은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로 이것 역시 살인행위이며 하나님 앞에서 큰 죄이다. 왜냐하면 자살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 살인에 대한 예수님의 견해 -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것=살인’(마태복음 5:22) → 이것은 살인에 대한 근본적인 예방책으로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한 것이다.
* 그러면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왜 살인인가?
그것은 우리 마음 속에 들어있는 미움과 증오가 살인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마음 속에 있는 미움을 치료하는 하는 길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우리 마음속에서부터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사랑이 싹틀 때에 이 세상은 더 이상 전쟁과 살상, 눈물과 한숨과 고통이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하고 우리 그리스도인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 세상에서 미움과 폭력과 살인을 몰아내기 위해 우리의 마음에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임하도록 기도하자.
* 그러면 살인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첫째,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묵상하고 다른 사람을 용서하라.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5:22 말씀을 통하여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곧 ‘살인’이라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용서하지 못하는가? 그것은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하심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 같은 죄인을 살리시기 위하여 자기 아들을 십자가에 못박으시기까지 나를 용서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을 때, 어찌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못하겠는가! 주님의 사랑을 깊이 묵상하면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용서하기 바란다.
둘째, 사랑을 결심하고 실천하라.
우리는 “살인하지 말라”라는 이 계명을 지킴에 있어서 다른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미워하지 않으려고 애쓰지 말고 사랑하려고 노력하라(누가복음 10:27, 하나님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 나의 감정이 어떠하든지 간에 “사랑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대로 사랑하기로 결단하며, 사랑을 의지적으로 실천하라. 그러면 우리는 이미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을 완전하게 지키는 존재들이 될 것이다.
이러한 사랑이 여러분의 삶에 나타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