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버리면』
개인의 시대에 자립하여 살아가는 방법
‘집도 차도 없는 괴짜 사장’
나카노 요시히사 사장의
미니멀라이프
“연 매출 1000억 원 …
생활비 빼곤 수입 대부분 기부
꾸밈없이 올곧게, 심플하게 버린다고 하니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경위를 이야기해야겠다. 저자에게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오퍼가 지금까지도 셀 수 없을 만큼 왔지만, 그때마다 모두 거절했다. 저자는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받은 기획서들은 그의 경영개혁에 초점을 맞춘 것들뿐이었다. 실적을 과시하거나 눈에 띄는 것을 꺼리는 저자에게는 당연히 우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디스커버 투엔티원의 하야시 다쿠마 씨에게 받은 기획서를 손에 들고 ‘출판 의뢰가 왔습니다’ 하며 말을 꺼낼 때도 저자가 어떤 반응을 할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늘 그렇듯이 1초 후에 “안 해”라는 답이 날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번 더 말해 봤다.
“그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목이 괜찮더라고요.”
“그래? 뭔데?”
전부, 버리면.
커다랗게 쓰인 제목을 본 순간, 저자는 표정을 누그러뜨리며 웃기 시작했다. 이 호쾌한 문구가 상당히 마음에 들은 모양이었다. 이어서 “비즈니스 요약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 전하는 책을 만들고 싶어”라며 서른 살의 젊은 편집자가 열정적으로 쓴 문장을 읽은 저자는 “좋아. 하자” 하고 바로 결정을 내렸다. “내가 내 이야기를 쓰는 건 잘 못해”라는 본인의 의향을 존중하여 이야기를 받아 적는 방식으로 집필했다. 인터뷰를 하며 나온 말들이 나열된 교정쇄에는 우리가 평소에 겪어 온 저자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꾸밈없이 올곧게, 심플하게. 첫 저서에 걸맞은 책이 된 것을 한 사람의 부하로서 기쁘게 생각한다.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습니다.
제 성격이 원래 그렇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상대방이 상사든 선배든
‘이런 말을 하면 날 안 좋게 생각하겠지?’ 하는
걱정 때문에
입을 꾹 다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겨우 몇 년 더 오래 산 선배와 제 생각에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겠는가 싶었거든요.
반골정신이라고나 할까.
그런 태도는
어렸을 때부터 변하지 않는 거예요.
초등학교 5학년 가을,
꿈에 그리던 야구 시합에 나갔던 일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점수가 크게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원아웃에 타석으로 들어섰는데,
감독이 번트 사인을 냈습니다.
하지만 ‘겨우 한 점 내서 뭐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감독이 불러서
“사인 못 봤어? 번트 대랬잖아” 하고
꾸중을 했지만
“왜 그렇게 해요?” 하고
말대꾸했지요.
“시키는 대로 해”라는 지시를 무시하고
힘껏 휘둘러 헛스윙을 했습니다.
자리에 돌아가서 뺨을 한 대 얻어맞았고,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시합에 나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수긍이 가지 않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거야.’
‘스스로 부끄러운 일은
누가 뭐라고 하든지 하고 싶지 않아.’
그런 마음이 강했던 것일 테지요.
--- 본문 중에서
자동차에
액셀과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달릴 수 있듯이
인간도 ‘전진’과 ‘정지’를
적절히 분배해서 써야 합니다.
젊었을 때는 ‘무슨 일이든 좋으니 해봐’
이러한 조언을 받는 일이 많겠지요.
그런데 전진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계속 나아가기만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항상 주변에 부는 바람의 변화를 느끼고,
뭔가 의아하면 바로 멈춰야 합니다.
‘이 이상 나아가면 위험해’라는
판단이 섰다면
주저하지 말고 브레이크를 밟으세요.
어차피 언제 시작하든 성공할 확률은
100번 중에 1번 정도입니다.
그러니 멈추는 힘이야말로
안전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전진하라’와 ‘언제든지 멈춰라’를
한 묶음으로 생각하세요.
그래야 오히려 부담을 덜고
도전하기 쉬워지지 않을까요?
--- 본문 중에서
경영자들 사이에서도
“파격”적인 존재
센스의 본질에 대하여
주체를 갖고 우뚝 서서 살아가다
10년 전쯤부터 어울리기 시작했다. “만나고 싶은데요” 하면서 대뜸 우리 사무실로 왔을 때부터 인연은 시작되었다. 데라다 창고가 덴노즈 아이루라는 지역을 무대로 재미난 사업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 눈여겨보던 때라 만나 보았다. 만나자마자 상상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파격적인 분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았다. 경영자들 사이에서도 격이 다른 분이다.
어떤 일을 결정할 때는 직감을 중요시한다. “이게 좋겠네. 이걸로 합시다” 하고 한 번 정했다 하면 흔들리지 않는다. 자신이 좋다고 느낀 것에 진정한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머뭇거리는 일이 없다.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합의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특유의 방식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저자의 리더십을 봤을 때 ‘바로 이거지’ 하고 무릎을 쳤다. 그때부터 죽이 척척 맞아 같이 식사도 하고 여행도 다니는 사이가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센스의 본질’에 대해 했던 이야기가 인상에 남는다. “이 레스토랑은 공간도 아주 훌륭하죠? 건물이나 장식품, 음악뿐만이 아니라 식기와 유니폼 센스까지 좋아요. 그래서 당연히 식사도 맛있고 아름다워요. 건축과 식사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전부 다 이어져 있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척 공감이 갔다.
같은 맥락으로 생각했을 때, 좋은 건물을 만들려면 감성을 울리는 식사 체험도 중요하겠다 싶어 평소에도 의식하게 되었다. 삶을 보고 센스를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대답은 분명 주체를 갖고 우뚝 서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조직 생활과 상관없이 세상에는 ‘주체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과 ‘주체를 없애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저자는 분명, 아니 열렬히 ‘주체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기분이 통쾌하다. 이제 미래는 개인의 시대이며, 전 세계를 무대로 종횡무진하려면 자신이 주체가 되어 의사를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질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본보기가 될 수 있는 한 사람이다. 현재 타이완에서 생활하는 저자는 중국인들과도 좋은 신뢰 관계를 쌓을 줄 안다. 중국에서 자주 일을 해봐서 잘 아는데, 중국인은 ‘개인의 틀’을 상당히 중시하면서 사업을 진행한다. 항상 솔직해서 거짓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그대로 행동한다. 그래서 국경을 초월한 신뢰 관계도 그렇게 잘 쌓나 보다.
인정이 두텁고 배려심 넘치는 인간미까지
창의력과 사업 센스를 겸비한 리더
데라다 창고에서 실행했던 개혁도 훌륭했다. 그렇게 과감한 혁신을 해내는 경영자는 보기 힘들다. 창의력과 사업 센스를 겸비한 리더인 동시에 오너가 아님에도 강력한 결단력과 실행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바로 저저다. 가장 찬사를 보내고 싶은 부분은 ‘창고업’으로써 오랜 기간 가꾸어 온 데라다 창고의 제공 가치를 다시 보고 업태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다.
아시아 부유층에 눈을 돌린 귀중품 보관 사업을 전면으로 내세워 덴노즈 아이루라는 지역을 통째로 ‘예술의 거리’로 바꾸다니, 스케일이 남다르다. 그렇게 대단한 결과를 내고도 콧대가 높아지는 일이 없을 뿐더러 젠체한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 앞으로는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새로이 구성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저자 같은 리더를 얼마나 배출해 낼 수 있는가, 그것이 산업계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경영자로서 특이한 점은 생활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다. 사물이 아닌 문화야말로 우리의 재산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 저자는 예술을 사랑하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응원한다. 본격적인 예술 시장을 만들려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해 왔다.
결과에 엄격해서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잘라낼 줄 아는 저자는 한편으로 남들보다 정이 두텁고 배려심이 넘치는 인간미까지 지녔다. 타인과 딱 붙어서 어울리지는 않지만, 그 사람의 본질을 꿰뚫고 지켜본다. 비록 의사 결정이 너무 빨라서 좇아가지 못하거나 엇갈리는 바람에 같이 할 기회를 놓칠 때도 있었지만 말이다
타인과 같은 일을 하면
똑같은 결과밖에 나지 않는다
참신한 PR전략을 제안 받고 눈이 확 트인 경험을 한 적도 있다. 2015년에 예술의 거리 덴노즈 아이루를 상징하는 뉴 플레이스로 그림 도구 실험실 ‘피그먼트 도쿄(PIGMENT TOKYO)’가 오픈했을 때다. 오프닝은 해외미디어만 초대하라는 저자의 지시가 있었다. 게다가 “비용은 전부 우리가 내겠어. 덴노즈 아이루에서 지낸 추억이 마음에 남도록 최선을 다하고, 기사를 게재하라는 강요도 하지 않을 거야”라는 조건을 붙었다.
“미디어 투어는 기사 게재를 전제 조건으로 했을 때 주최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게 일반적이에요”하고 ‘일반론’을 설명했다. 그러나 “왜 일반론을 따라야 하지? 남들과 같은 일을 하면 같은 결과밖에 나지 않아. 그건 재미없잖아” 하고 보기 좋게 이론을 부수어버렸다.
‘항공권, 숙박비, 체제비를 내고 게재는 자유’라는 좋은 조건으로 스물여덟 군데의 해외미디어에 초대 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시설 오픈까지 3주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 저명한 미디어 열두 회사에서 참가하겠다는 답장이 왔다. 그들이 체재하는 기간 동안에는 새로운 시설을 소개할 뿐만이 아니라 호텔에 도쿄 관광 명소 안내 맵이나 말차 디저트를 놔뒀고, 광고부의 감사 메시지를 곁들었다. 마지막 날에는 덴노즈에서 출발했다 돌아오며 운치를 즐길 수 있는 디너크루즈도 체험하게 했다.
그렇게 완벽하게 대접했다. 만족스러운 듯 손을 흔들며 하네다 공항을 향하는 그들의 뒷모습을 배웅하면서도 ‘정말 이렇게 해도 될까?’라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그것은 괜한 걱정이었다. 각 미디어들이 훌륭한 기사를 세계에 퍼뜨려 주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이 붙어 수많은 해외미디어, 이어서 국내미디어까지도 취재 의뢰가 쇄도했다. 이른바 ‘역수입형 광고 전략’이다. 들어본 적 없는 접근이었지만, 언론에 기사 게재를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큰 성과를 올린 것만은 틀림없었다. 이러한 감성이 정말 교묘하여 감탄했다.
얼핏 편리해 보이는 것이
사실은 우리의 마음을
빈약하게 만드는
시한폭탄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중히 여겨 온
문화가 사라지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것이 문화일까요?
단순한 문명의 이기일까요?
항상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영화 감상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저는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야말로
진정한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 보고
괜찮다 싶은 작품은
다시 영화관에서 봅니다.
큰 화면으로 보는 스토리 전개,
박진감 넘치는 음향.
제작자가 의도한 환경에서 봤을 때
비로소 영화를 봤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도 간단히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어서
영화관에 가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었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영화일까요?
자신의 오감으로 온전히 받아들인 감동은
확실히 본인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타인이 쓴 리뷰에 휩쓸려서
내가 느낀 점을 솔직히 표현할 수가 없어’
남몰래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진짜를 보세요’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큰 화면으로 보면
자연스레 감정이 생깁니다.
--- 본문 중에서
[예스24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