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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정리, 또는 관계시작. (The Beautiful Day.) 14
연말연시의 파리는 언제나 씨끌벅적했다. 개선문 앞에 모여든 파리 시민들은 너나 할것없이 샴페인을 터트리기 바쁜
한해 중에 가장 뜨거운 행사이기도 했다. 그건 한국이나 파리나 마찬가지이다.
다를 것이 있다면 한국은 피가 섞인 친척들과 그 즐거움을 함께 한다면 파리는 시민들과 어울려 노는 파티같은 느낌이랄까.
나는 민족심이 강한 것도 나라애가 강한것도 아니여선진 모르겠지만 조금 더 파리 취향에 맞다.
지난 3년간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 하셨고 나와 형도 남남이 되어버렸으니 나는 새해를 함께 보낼 식구는 없는 샘이다.
어머니와 이혼하시던 날. 막대한 위자료를 주며 아버지는 이따위 돈은 나에 비해선
종이쪼가리일 뿐이라고 하시는 바람에 법원 앞에서 또 다시 혈투를 벌일 뻔 했다고 하셨다.
그 말에 씁쓸한 기분으로 자조적으로 웃었던게 반년 전이였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조명의 에펠탑 앞에 앉았다.
새하얀 입김이 공중에서 흩어지는 겨울 밤. 그가 없어 변함없는 인생에 똑같은 하루를 축하했다.
…… 여전히 혼자서.
" Happy New Year. "
당신이 있는 하늘 아래서도 똑같은 새해가 왔기를 ..
.
.
" 준수야!!!! 촬영 들어간대!! "
" 어!!.. 잠시만!! "
멀리서 손짓하는 김수현의 재촉에 들고있던 커피를 내려놓았다.
온기가 남아있는 커피를 내려놓자 다시 손이 차가워졌다. 파리의 겨울은 참 춥다.
나는 모델일을 시작했다.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오히려 동양쪽 마스크에 잘 어울리는 키였고,
워낙 김수현이 잘 서포트 해준 덕에 지금은 프로에 가까운 모델일을 하고있다. 잡지에도 매번 실리고
런웨이에도 올라서보는 …
정태준이 없어도 세상엔 짜릿한게 무척이나 더 많다는 진리를 가진 김수현의 꾸준한 노력 덕분이랄까.
나는 정태준은 점점 잊어가고있었다. 다만 잊었다. 라는 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단순히 생각을 안하려고 하는건지, 정말로 잊었는지 ……
하긴, 벌써 3년이 흘렀다....
" 배 안고파? 아, 벌써 12시네? 문 연 레스토랑 있을려나? "
" 연말인데 있겠지.. 저번에 갔던 레스토랑이 좋은데. 문 안열었으면 호텔에서 룸서비스 시켜.. "
" 그래도 새해인데 호텔에서 우중충하게 룸서비스 먹냐? 차라리 뭐라도 사서 여기서 먹는게 더 분위기 있지. "
" 내가 ..형이랑 분위기 잡아서 뭐하게 "
코트를 챙겨주며 김수현은 나, 삐졌소 하는 얼굴로 입술을 뾰루퉁하게 내밀었다.
마지막 플래쉬가 터지고 촬영을 철수한다는 작가의 말에 도망치는 것처럼 김수현에게로 달려갔다.
아직 한겨울인데도 벌써 봄을 준비하는 이 세계는 아무리 오래 있었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 그래도 우리 새해니까. 거하게 취해서 - "
" 됐어! 또 나 취하게해서 이상한 짓 할라고, 몇일 전에도!! 아오.. "
" 야, 너는 .. 꼭 나만 변태 만들더라.. 자기도 좋다고 앙앙거렸으면서 "
" 내가 .. 언제!!! "
장난스럽게 내 목소리를 따라하는 김수현의 팔을 세게 꼬집자. 그가 크게 소릴 질렀다.
철수하던 스태프들의 눈에 나는 김수현을 차로 짐짝 밀어넣듯 밀어넣고 고개를 숙였다.
사랑싸움이냐며 장난스럽게 말하는 스태프들에게 다시 인사를 하고 그의 차에 올라탔다.
미리 히터를 틀어둔 김수현의 배려에 감사하며 나는 몸을 깊게 묻었다.
" 따뜻하다. 추워서 혼났네.. "
" 자, 커피 "
김수현은 내게 헤이즐럿향이 가득한 커피를 들이밀었다. 조용히 받아들자 그가 다정하게 웃으며 셔츠 단추를 두어개 풀어냈다.
그리곤 핸들을 돌렸다. 김수현에게선 불가리 향수 향기가 난다. 나는 내 옆좌석에서 조용히 운전을 하는 그의 옆모습을 훔쳐보며
그 불가리 향기를 맡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김수현에겐 말해준 적은 없다. 또 그런 말을 했다간..
" 또 훔쳐본다.. 내가 그렇게 멋진가? "
저따위 소리보다 더 심한소릴 할게 틀림없기 때문에.
" 씨끄럽고 호텔로 가자. 피곤해서 레스토랑이고 뭐고 못가겠어.. "
" 나랑 자고싶다 이거구나? 오~케이. "
" 그게 아니라!!.. 에씨, 말 안해.. "
정말이지 말이 안통한단 말이야. 한국에서 파리로 따라온 3년동안 김수현은 늘 내 곁에 있었다.
지켜줬고 위로해줬고, 정태준과 함께 한 추억에 미칠듯이 우는 나를 가만히 보듬어 안아줬다.
그 보답으로 나는 그에게 절반이나마 마음을 주고 내게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해줬다. 누군가와 이렇게 오랜시간동안 함께 인적은 없었는데.
김수현은 내겐 잃어버린 형이고, 친구고 …… 그에게 나는 연인이다.
나의 연인은 대체 누굴까.
" 무슨 고민을 그렇게 해? "
들고있던 헤이즐럿을 멍하니 쳐다보자 그가 내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촬영으로 잘 세팅 된 머리가 그의 손에 망가진다.
그런데도 나쁘지 않아. 나는 애써 웃었다. 내 거짓웃음에도 김수현은 다정하게도 같이 웃어준다.
" 다 왔다... 안내려? "
" 내리면 추운데.. "
" 누가 겁쟁이 아니랄까봐, 가는 길까지 꼭 안아주고 갈테니까 걱정말고 내리자. 차에서 잘것도 아니면서 "
춥다는 건 거짓말이고 니가 걱정되서 그런다..
저 호텔로 들어가면 또 얼마나 나를 들들 볶을지, 안봐도 뻔하지..
도어맨에게 열쇠를 넘겨주며 김수현은 차에서 내렸다. 조수석 차문을 열고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난 다시 김수현의 손을 잡았다.
사랑하는 이는 아니지만 사랑하고싶은 사람의 체온은 언제나 따스하다.
.
.
.
그가 큰맘 먹었다며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계속 떠들던 스위트룸에 들어서자 나는 기겁을 했다.
3년동안 파리시내에서 묵었던 호텔 어디서도 이만큼 파리의 야경이 잘 보이는 호텔룸은 들어가본 적이 없는데.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에펠탑이 단번에 눈에 들어오는 스위트룸에 나는 호들갑을 떨며 방을 돌아다녔다.
" 그만보고 앉아. 난 그래도 우리 집이 제일 좋던데 "
" 그래도.. 너무 멋지다!! 진짜 장난아니야!! 형, 빨리와서 좀 봐!! "
" 호들갑은.. 하여튼 김준수 예쁜거 무지 좋아해 "
그는 나즈막하게 웃고 내 곁에 섰다. 자연스럽게 내 어깨를 한팔로 감싸고 함께 창밖을 내려다봤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야경.
파리의 야경은 봐도봐도 질리지가 않아서 좋아. 한동안 야경에 취해있는데 그가 줄 것이 있다며 내 손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진 않았다. 김수현이 주는 것은 늘 좋은 것들 뿐이였으니까. 내게 잘 맞는 향수와 옷, 꽃다발.
뭐 하나 특별하지 않는게 없었다. 어차피 그게 그거겠거니 하고 그가 하는대로 내버려뒀다.
하지만 그 순간 손가락에 닿는 서늘한느낌이 소스라치게 놀라 뒤로 물러섰다.
백금으로 반짝이고 있는 반지. 지금 저게 무엇을 뜻하는건지 김수현은 알고있을까?
비어있는 내 왼쪽 손가락이 서늘해진 느낌이다.
" 이제.. 너 내꺼라고 해도 될까 싶어서.. 받아줄래? "
" ..... "
" 준수야? "
" 미안.. "
단번에 거절했다. 하지만 당연하잖아..
나는 아직도 내 마음속에 그 사람을 잊지 않았는걸. 귓가에 아직도 그 사람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 걸.
- 기다릴게, 준수야
지금 내 얼굴은 엉망일거다. 돌아오지 않는 연인에 대한 작은 원망과 절망에 뒤섞인, 성급한 김수현의 판단이 밉다.
" .. 왜? 이제 그만 내 마음 좀.. "
" 됐어, 그만하자. 이렇게 좋은 곳에서 형이랑 그런 실랑이하고 싶지 않아. "
괜히 자존심이 상했다. 정태준을 찾다못해 일그러진 내가 점차 사회와 소통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몸을 내준 내가 ..
그가 보이지않게 주먹을 세게 쥐었다. 그리고 애써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나와 마찬가지로 김수현도 시선을 피했다.
뒤돌아선 그의 어깨가 너무 안쓰러워보여. 나도 모르게 닿을 뻔한 손을 숨겼다. 당신은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는구나.
내 지난날의 작은 유희거리였던 그 감정이 김수현에겐 사랑이였구나.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이렇게 부딪힐때마다 늘 깨닫는다.
그리고 결국 나는 항복선언을 했다.
" 낄 수는 없지만 .. 목에 걸고다닐게.. "
그가 쥐고있는 반지를 빼앗았다.
" 그러니까. 그런식으로 내 앞에서 뒤돌지마. 그런모습에 약한거 알면서 형은 늘 그러더라..? "
그러니까. 지치지마, 사랑은 지치면 떠나게 되어있잖아.
정태준의 생사조차 모르는 내 삶속에 형마저 없으면 어떡해.... 그땐 어떡해..
안쓰러운 내 말에 김수현은 돌아섰다. 그는 울진 않았지만 나를 끌어안고 한동안 고맙다고 했다.
자신이 들어갈 곳을 열어놔줘서 고맙다고.. 노력하겠다고..
대체 뭘 노력하겠다는거야.. 이미 충분히 해왔는데..
내 셔츠단추를 푸르고 자연스럽게 목덜미에 입맞추는 그 따스함이 그저 좋았다.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게 살아가는 이유가 되게 했다..
하지만 무서워,
숨어있던 나를 세상에 나오게 하고 점점 내 기억속에서 그 사람을 지우는 네가 무서워.
- 기다릴게, 준수야.
그 말은 .. 내가 자신을 찾아주길 바라는 뜻이다.
하지만 대체 어디서 기다린다는 걸까. 세상은 넓어. 당신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야.
미워지잖아, 당신.
* * *
1월 1일이다. 새해가 밝았다. 나는 눈을 비비벼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시트를 돌돌말고 총총 걸어 침실을 나가자.
김수현이 서있었다. 정말 자기와 뭐가 잘 어울리는지 알고있는 남자다. 감미로운 아메리카노를 손에 들고 나를 보며 웃음짓는 모습이란
작은 테이블에는 룸서비스를 시켰는지. 아침식사가 간단하게 차려져 있고, 그는 셔츠단추를 마저 채웠다.
까치집인 머리를 털며 자리에 앉자. 그가 부드러운 라떼를 건낸다.
" 향기좋아 "
" 아침엔 라떼가 좋지. 식사해야지? 새해인데 룸서비스라 미안, 한국이였으면 떡국 먹었을텐데 "
" 떡국?! ..맛있겠다.. 하지만 이것도 맛있어 "
그래도 우리나라의 떡국에는 비할 수가 없지. 나는 바삭바삭한 토스트를 입에 한입 물고 달걀노른자를 스푼으로 떠먹었다.
늘상 먹는 룸서비스의 맛이 오늘따라 더 좋다.
" 어제 반지 잘어울리네 "
그의 말에 목에 걸려진 반지를 만졌다. 어젯밤 걸때는 분명 차가웠는데 그새 내 온기에 따뜻하다.
" 형이 선물해준거니까.. "
" 하기싫다고 할땐 언제고.. 하여튼 이제 곧 한국으로 돌아가야하는 거 알지? "
" 벌써? "
" 한국 다 정리됬다고 아버님이 돌아오시라네, 내 경영수업도 끝나고 이젠 파리랑 한국에 자리도 잡혔으니까. "
" 난 경영같은거.. "
" 물론 네 얘기도 잘 했으니까 걱정마. 넌 계속 모델할거잖아? .. 프랑스 모델출신인 네가 한국에가면 좀 난리날것 같다? 워낙... "
" 워낙?.. "
" 예뻐서.. "
" ..팔불출 "
" ....... 다 애정이고 사랑이지. "
나는 낮게 웃고 남은 토스트에 버터를 바르며 시선을 피했다.
해외도피나 마찬가지였던 나의 유학은 3년만에 마침표를 찍는구나. 처음엔 참 많이 울었는데..
이제 이 도시가 너무 익숙해서 괜히 떠나기가 싫다. 한국에는 추억이 너무 많아서 공기를 마시자마자 울 것 같으니까.
" 엄청 맛없게 먹는다 "
" 응?.. !! "
" 그렇게 떡국이 먹고싶어?... 걱정마 한국 돌아가면 바로 해먹자! 형이 또 음식하나는 끝내주잖아 "
" 무슨!! 해봤자 양식 밖에 못하면서 한식은 쥐뿔도 못하잖아! 형이 내 생일날 해준 미역국은 정말 최악이였어 "
" 야!! 파리에서 한국미역 구하기가 쉬운줄 알아!? 그것도 얼마나 간신히 끓인건데 그리고 미역이 맛없어서 그런거지 "
" 거짓말쟁이. 자기도 못먹고 다 버린주제에 "
" ...... 나는 사람 아니냐? "
" 아! 그럼 뭐야 나는 동물이고?! "
" 동물이긴 해.. 아주 귀여운... 돼지? "
" 형!!! "
지지않으려 기쓰는 투닥거림은 김수현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끝이났다. 서로 웃음이 터져서 견딜수가 없던 것이다.
하지만 돼지는 너무하잖아.. 우리 사진작가가 나 너무 말랐다고 살집 좀 오르랬는데.
그나저나 정말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모델일은 거기서 다시 시작해야할까? 아버지의 사업을 잇지 않기로 시작한 일이니까.
아버지 쪽으로 손을 뻗는건 싫어.. 그러면 정말 준호형과 다시 싸우게 될 것 같단 말이야.
" 아기돼지. 빨리먹고 밖에 나가자. 새해 첫날 하루종일 호텔에 있을 생각은 아니지? "
" 당연히 아니지~ 나가서 뭐할까?!! 뭐 준비해둔거 있어? "
" 글쎄, 나가보면 알겠지? "
서둘러 식사를 끝내려는 내 모습에 그가 다시 웃는다.
" 다 묻히고 먹으면 어떡해.. 바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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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휴, 기대한 내가 멍청이지 "
" 미안, 예약했는데 표가 ... "
" 왠일로 보고싶었던 오페라 표를 구해놨나 했더니 어제꺼냐?! "
" .... 아!! 어쩌지?! "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김수현이 흔들어보인건 이번에 오페라광장에서 열리는 오페라였다.
가장 보고싶었던 것이기도 해서 그에게 맨날 노래를 부르며 표를 구하자고 졸랐던 것인데
다 매진되었을 그 표가 그의 손에 들려져 있을 때, 난 호텔 앞에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오페라 극장 앞에 서서 표를 확인해보니 날짜가 12월 31일 어제이기도 하지만 작년이기도 한.. 참 애매모호하다.
뭉크의 절규표정을 한채 어쩌지를 연발하는 김수현을 보며 나는 한숨을 쉬었다.
어쩌긴 뭘 어째, 돌아가야지. 호텔 체크아웃도 했으니 집으로 가는 수 밖엔 없다.
결국 걷기시작했다. 늘 보아오던 세느강의 풍경이 오늘따라 참 예뻐서 김수현의 손을 잡았다.
이대로 가면 몽마르트가 나올거야. 늘 걷던 그 거리가
" 걷지 뭐, 집에 들어가서 하루종일 뒹굴뒹굴하자. "
" 하지만 이대로 그냥 보내자고? .. 아, 기다려!! 너 춥잖아.. 택시 잡자. "
" 괜찮아! 걸어서 가는 것도 좋지. 낭만있고 "
" ... 으이구, 하여튼 김준수.. "
그는 참 고마운 표정을 짓는다. 이정도가 뭐가 고마운지. 당신이 내게 해주는 것에 비하면 참 보잘 것 없는 배려인데.
매섭게 불어오는 1월의 겨울바람에 그는 오케스트라 표를 찢어 날렸다. 세느강 위로 떨어졌다.
" 저거 걸리면 형 죽는다.. "
" 빨리 도망가야지!! "
김수현은 잡고있는 내 손을 다시 고쳐잡은 뒤 무서운 걸음걸이로 몽마르트를 걸었다.
* * *
어두운 방안, 검은색으로 쳐진 커튼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방안과 상반 된 빛은 한 남자를 자세하게 비춘다.
한쪽 커튼을 완전히 쳐낸 손이 테이블 위에 올려진 말보루레드를 집는다.
찰칵,찰칵 …
지포라이터가 몇번 불을 내더니 깊게 담배로 불이 붙는다.
폐부 깊숙히 스며들었던 담배연기가 사방으로 내 뱉어졌다. 청바지하나의 반라의 남자.
……… 정태준.
예전과 다르게 변한 그의 모습. 귓볼에 작은 블루다이아몬드가 반짝인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닿는 테이블. 쇼파에 앉아 재를 털며 옆에 놓여진 잡지를 집어든다.
마른 아랫입술을 핥고 겉표지를 뚫어져라 쳐다본 그가 부드럽게 미소를 그렸다.
" 김준수.. ... 준수야... "
클래식수트를 입은 준수가 그의 눈에 선명하게 박힌다.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며 자신을 기다리고있을 그 아이가 이젠 제법 남자티를 내려고 아둥바둥하는 모습이 선명하게도 찍혀있다.
마음같아선 세상에 있는 저 잡지를 모두 사들여서 혼자만 보고싶은데,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다.
그와 일하는 사람들이 보면 참 생소하고 당황스러울만큼 다정스러운 얼굴로 그는 겉표지를 쓰다듬었다.
어울리지도 않는 담배를 물고 미간에 힘을 줬나보다. 그 모습에 처음 입맞췄던 그 바에 비상계단이 생각나 다시 웃었다.
그때 너의 입술은 무척이나 달콤했는데..
" 예쁜이... 아직도 담배피냐?... "
긴 손가락이 준수의 얼굴선을 따라 움직인다. 찍힌 사진에 선명하게 들어난 준수의 눈물선에 다시 또 가슴이 아파온다.
한장도 채 펴보기 전에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담배를 비벼끄고 폴더를 열자.
" ... 그래, 곧 나가보도록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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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 한국으로 돌아갈 일정.. 잡아둬. "
이제 돌아가야지. 다시 네 앞에 설 순 없겠지만, 멀리서 지켜보는 건 계속 하고싶으니까.
아주 가까운 곳에서 다시 가까운 곳으로, 다시 시작하자 우리.
비록 이렇게 낙인이 찍혀버린 몸이지만 너와 함께라면 지워질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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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 여러분 ~
일찍 들고온다는게 참 많이 늦어졌네요. 늦어졌는데도 내용은 참 적죠?..
후아후아; 그 긴 시간동안 14편만 썼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흐규흐규 ㅠ_ㅠ
느릿느릿하게 연재해도 참아주세요.. 저 잊으신거 아니죠? 보고싶었습니다 여러분!
저는 어제 너무 울어서 머리가 멍하네요 ..
MKMF시상식 있던거 다 아시죠? 가슴이 아파서 혼났습니다.
2부 스타트 되었으니까요.
이번에도 많은 응원 기대해도 괜찮을까요? ㅎ_ㅎ 성실연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셔 !!!
즐감하세요 ~ ♡
첫댓글 드디어 2부가!! 꺄울,! 빨리 준수와 태준이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근데 수현이 생각하면 참 안됐네요ㅜㅜ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다시 재회할 예정입니다! 수현이 참 착하죠..;ㅅ;
ㅇㅏ아아아빨리둘이다시만낫으면좋겟어요ㅠㅠ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재회!!
★둘이 빨리 만나 버렷!!!! 재회를 했으면 좋은데,,, 수현이는 어떻게 되겠지???ㅋㅋㅋ 2부도 열심히 보겠어요,!! 아자~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재회를! 2부도 열시히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힘이나요 ㅎㅎ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