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적이지 않아서 겪은 일을 얘기하려고 한다.
사무실을 작은 곳으로 옮기면서
책상이며 서류장 등 에어컨을 포함한 집기등을
들어올 임차인에게 팔았다.
그 임차인은 다름 아닌 내 사무실과 벽을 같이 쓰는 바로 옆 사무실이다.
책상과 의자 세트는 당근마켓에 올려서 1세트를 팔고 (6만 원)
남은 두 세트와 서류장 2개, 에어컨, 책상 서랍, 철제 이케아 서랍 2개
문구용 2단 서랍장. 나무옷걸이. 칸막이. 옷걸이 행거등을 넘기면서
에어컨 값과 책상 2개 세트를 4만 원씩만 계산했고
서류장은 두 개에 4만 원만 달라고 했고 철제서랍 2개에 만원 해서 모두 53만 원을 받았다.
정말 헐값에 넘겼다.
책상밑에 들어가는 열쇠 있는 서랍은 선물이라고 드렸고
사무실 문 도어록도 빅 선물이라고 그냥 드렸다.
냉난방 겸용인 에어컨을 새로 설치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럼에도 성능 좋은 에어컨을 40만 원만 받았다.
싸게 팔아놓고 이제 와서 책상이 아깝다느니, 서류장이 아깝다느니...
사실 그런 생각이 안 드는 게 아니다.
높이 40센티의 자석 칸막이가 달린 아주 예쁜 넓이 120센티의 책상
서류장은 새로 자물쇠 통째로 새로 교체하느라 39600원이 들었는데
그걸 두 개에 4만 원 팔았으니... 난 산수를 못하는 사람이거나 퍼주는데 소질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나무 옷걸이와 문구용 서랍장 그리고 옷걸이 행거와 도어록은 무료로 드렸다.
한 사람에게 한꺼번에 처분하니
당근거래와 달리 번거롭지 않아서 개운한 맛은 있었다.
이사는 이틀에 걸쳐서 했다
기기부터 옮기고 나머지 사무 용품들은 최소화해서
책상도 접이식 책상과 등받이 없는 간이 의자만 가져갔다.
냉장고는 제일 먼저 팔았다.
큰 짐들을 이사하고
남은 사무용품들을 가져가려니 담을 박스가 부족했다.
기기 부품들은 다 박스가 있는데
책상 위의 물품들과 서류장 위에 있던 물품들을 담을 박스가 필요했다
건물 한편에 있는 분리수거장에 가보니
그날따라 자원회사에서 깨끗이 수거한 뒤여서 쓸만한 게 없었다
(평소에는 박스가 지천으로.. 아무튼 많았다)
옆 사무실은 상황은
사업은 잘되고 짐은 많아서 복도에 쌓아놓은 박스들에 의해
우리 사무실 명패가 안 보일 정도로 천장까지 박스를 쌓아두는 회사였다.
사무실 복도에 옆 사무실 짐들이 잔뜩 쌓여 있는데
단단해 보이는 새 박스 묶음이 있어서
4개만 살 수 있겠느냐 했더니 "대표님이 외근 중이어서..." 라기에 물어봐 달라고 했더니
안면이 있는 직원께서 박스부터 꺼내 주기에 고마운 마음에 받아 들고 왔다.
맘 속으로는
어제 내가 집기들을 거의 거저 또는 아주 염가에 팔았기에
박스 4개 정도는 그냥 얻어서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전날 집기를 팔면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더니
옆 사무실 사장님께서 발송한 문자가 왔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박스 장당 2300원이라 9200원 주시면 됩니다.
**은행 123-456-78900
순간....
아! 내가 잘못 살았구나
내가 이래서 부자가 못 되었구나
사람이 이래야 하는데, 내가 너무 물러 터졌구나
어제 싸게 팔았다는 것은 내 생각이었을 뿐
상대방은 그렇지 않았구나
거저 준 게 한 두 개가 아닌데
내게 종이 박스 값을 받는구나.
저런 것을 배워야 하는데... 나는 한참 멀었구나!!!
박스 한 장에 2300원이면 무인카페 아이스커피 한 잔이다 싶어서(이걸 이렇게 늦게 깨달음)
박스를 최대한 아껴서 담고
한 개는 다시 옆 사무실에 돌려주고
3개 값 6900원을 송금했다.
6900원의 지출로 인해
내 씀씀이가 얼마나 엉터리이고
내 물건값을 헐값으로 책정했는지
내가 얼마나 돈을 쉽게 생각했는지
하루 종일 박스값에 정신이 매여있었다.
반성에 반성을 거듭했지만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었다.
그 후로 며칠 후 일요일 오후
그 사장님에게 문자가 왔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혹시 밖에 내놓으셨던 철판 사용하시는 걸까요?
저희가 하나 써도 될까해서요!
문자에 기기 커버 사진을 첨부해서 보내왔다.
제가 뭐라고 답장 했을까요?
댓글로 남겨주시는 분 중에 정답자를 뽑아 커피 쿠폰을 드립니다...라고 하면
저 아직 정신 못 차린 것이죠?
20250805 곧 길바닥에 나 앉을 것 같아도 이런 모습 저런 모습으로 살게 하시는 그분께 감사하며...
첫댓글 옆 사무실 사장님께서 보내온 문자
그냥 대로 받았으니 말로 받으셔요 그런데 말입니다 님은 그렇지가 않을 것임을 미리 말씀을 하셨기에 필요치 않으면 주셔요 내 마음이 편하답니다.늘 감사함을 느낍니다.
고맙습니다.^^
북앤 커피님
안녕하세요
그래도 살림을 잘하시는 편입니다.
저는 돈을 주고 버리거든요~!
생각하시고 행동할 그때가 가장 현명하신겁니다.
나중에 생각하는 것은 현면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재미잇는 생활이야기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처음 뵙는 계방산방님
반갑습니다.
지혜롭지 못하여 늘 뒤늦은 반성만 따릅니다.
저도 때로는 돈 내고 버립니다.
고맙습니다.^^
그 4가지없는 사장넘
쑤레빠 벗어서 대굴빡을 피가 나도록 쎄려주고싶어요 대머리라면 더 아플테니 대머리였음 좋겠구요
님은 분명히 그랬을거예요
사장님 우리 하나도 필요없으니 니 다가지세요!!
오랫만입니다 궁금했어요
맘 편안하시기바랍니다
오랜만이시네요
글이 기다려집니다
앗!
내가 좋아하는 하동선님이닷!
그분은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
머리숱도 많고
남편과 같이 일하고
직원도 제법 많고.
6900원에 배운 게 많았는데
제가 공짜로 줬을까요?
궁금해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기마나 또는 안나님이
되게 궁금합니다.
ㅎ~
저는 하나님이 보호하사
맘 편하게
잘 있습니다.^^
@우희진 저도 하동선님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글을
기다립니다.^^
@우희진 고맙습니다
저는 글이 안 쓰져서 이젠 사진으로
카페질합니다 그러니까 자연 삶방에는 글이
없습니다 자유방에 사진 몇번 올렸습니다
늘 건강하소서^^
커피님은 계산적이지는
않지만 야무지게 사는것 같습니다.
그 흔한 당근거래는커녕
앱 조차 없는 1인입니다.
아뇨
저 철판 쓸 용도가
정해져서 제가 쓸겁니댜
라고 답 하셨죠
하나도 안 야무지고
물러터진 1인 커퓌입니다.
님이 쓰신 답은
제가 보낸 문자의 의미와
살짝 근접합니다.
ㅎ~
@북앤커피 상품 있을까요?
@우희진
정답이 안 나오면
차상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ㅋ~
변함없이 진솔한 커피님의
반가운글 질보았 습니다
그래요 필요하시면 가져가세요 하셨을~
커피님 잘지내시죠
반갑고 또 반갑습니다.
저는 잘 지냅니다.^^
종이 박스값 받는 그분께 배운 게 있었기에
그냥 주지는 않았습니다.
ㅎ~
그렇게 세상을 쪼잔하게 사시는 분은 그렇고 그렇게 살고 갑니다
북엔커피님 께서 그동안 바르게 사신겁니다~ㅎㅎ
바르게 살았다고 보시는 님이
너그러운 분.
엉망진창인 삶입니다.^^
좀 독하고 계산적으로 살고싶어 바꾸고 샆어도 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더이다 그래서 이제는 포기하고 그냥 나는 나처럼 생긴대로
살기로 했고 그러니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해 지더이다 ㅎㅎ
맞습니다.
그게 고쳐지는 게 아니더라구요.^^
돈을 붙여서 버리려 했는데...
원하신다면 6,900원은 받아야 되겠습니다.
대답이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