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과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Vatican Media)
교황
교황과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희망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29일 오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예방을 받았다. 약 25분간 진행된 단독 면담은 대화와 평화 증진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수거한 폐철조망으로 만든 ‘평화의 십자가’를 교황에게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에도 교황을 예방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29일 오전(현지시간)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정오쯤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가톨릭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이하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를 방문했으며, 교황을 예방하기 위해 10시15분께 바티칸에 도착했다. 대통령 차량 행렬이 성 베드로 광장을 지나 사도궁 내 성 다마소 안뜰에 도착했다. 검은 원피스 차림에 검은 미사보를 쓴 영부인과 함께 차에서 내린 문 대통령은 교황궁내원 의전 담당 레오나르도 사피엔자(Leonardo Sapienza) 몬시뇰의 영접을 받았다.
한반도 평화의 희망
사피엔자 몬시뇰은 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교황과 처음으로 만났던 살라 델 트로네토(Sala del Tronetto)로 안내했다. 교황과 문 대통령은 단독 면담을 위해 사도궁 도서관으로 이동했다. 면담은 10시25분 시작해 10시50분 끝났다.
교황청 공보실은 이번 면담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면담은 “우호적인 양국 관계와 가톨릭 교회가 사회에 제공하는 긍정적인 기여에 대해 사의를 표하는 한편, 한반도의 남북 간의 대화와 화해 증진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또한 “연대와 형제애로 뒷받침되는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공동의 노력과 선의를 함께 나누길 희망했다”고 강조했다.
면담 후 15명으로 구성된 대표단과의 인사가 이어졌다. 이후 문 대통령은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를 만났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선물 교환
교황은 베르니니의 성 베드로 광장 설계 계획을 묘사한 청동메달을 비롯해 2021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사본,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 사본, 바티칸 출판사(LEV)가 펴낸 2020년 3월 27일 ‘인류를 위한 특별 기도(Statio Orbis)’에 관한 책자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접경지역인 비무장지대(DMZ)의 폐철조망으로 만든 십자가로 화답했다. “평화의 십자가”는 “한국전쟁 이후 68년 동안 남과 북이 떨어져 겪은 분단의 고통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를 이룬다(68년×2=136)”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136개 모두 동일한 십자가로 만들어졌다.
북한과의 접경지역인 비무장지대(DMZ)에서 수거한 철조망으로 만든 십자가
2018년 문 대통령의 교황 예방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 18일 교황을 예방한 바 있다. 당시 면담은 한국 교회의 사회·교육·보건 분야의 긍정적인 기여와 헌신에 대한 감사에 초점을 맞춘 단독 면담으로, 1시간35분 가까이 진행됐다. 교황과 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한반도에 여전히 남아 있는 긴장상태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계획을 발전시키기 위해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강한 공감을 표했다.
교황청 공보실이 보도한 바와 같이 4년 전 만남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편안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자신을 “대한민국 대통령”이지만 무엇보다도 “가톨릭 신자”라고 소개했다.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방문했지만, 또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교황님을 뵙게 돼서 너무나 영광스럽습니다.” 문 대통령은 교황과의 면담을 마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교황님은 가톨릭 교회의 스승일 뿐 아니라 인류의 스승이십니다.” 교황과의 면담 직후 문 대통령은 전날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한반도 평화 미사를 집전한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회동했다.
선물 교환
북한 방문 구두 초청
당시 문 대통령은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 부조를 포함한 일부 선물 외에도 교황에게 평양을 방문하도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구두 초청을 전달한 바 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교황이 방문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으며, 청와대 대변인도 이 소식을 확인했다. 이날 행사가 끝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난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이 방문 의사를 표명했지만 그 방문은 진지한 숙고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의 방북 가능성(교황은 2014년 8월 이미 서울을 방문한 바 있다)이 “평화와 비핵화 과정”을 뒷받침하는 “근본적인 기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청은 어떤 경우에도 “이 초청이 공식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이 방문의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면, 방문을 위해 어떤 특정 조건이 필요한지 여부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이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평화 구축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이후 최근 교황의 방북 추측이 다시 제기됐다. 이에 대해 통일부 대변인은 “관련 논의가 진전될 경우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