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전기차 제조공장 美 유치 장려... 美 전기차 전환 촉진 가능성
O 지난 3월 오하이오에서 열린 집회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 투자를 반대하는 그간의 당의 수사(rhetoric)에서 벗어나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데에 환영의 뜻을 표했는데, 이 발언은 전기차에 대한 오랜 부정적 수사에서 후퇴한 트럼프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자 공화당 당론을 깬 것임.
-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전에는 전기차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죽일 것”이라며 연방 지원을 철회하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더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음. 그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를 만난 후 전기차는 “놀라운 것”이지만 “모두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음. 트럼프에게 있어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안은 저렴한 중국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대안임.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플로리다) 상원의원과 같은 다른 공화당원들과 함께 그는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세울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음.
-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르면, 자동차 및 핵심부품의 75%가 북미에서 제조되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음. 그러나 트럼프는 중국 제조업체가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고 최종 제품을 국경을 넘어 운송할 경우,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한 바 있음. 이미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에 상당한 관세가 부과되고 있고 중국 투자를 반대하는 강한 수사가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초청은 미국의 전기차 전환 경로를 바꾸고, 지금까지 닫혀 있던 분야에 중국 기업들에게 기회를 열어줄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 그의 제안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산업 발전에 있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지는 추세와 일치하며, 미국 땅에서 중국의 산업투자의 미래에 대한 공화당 내부의 분열을 시사함.
-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산업을 지배하고 있음. 중국 전기차는 BYD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훨씬 더 경쟁력 있게 판매되고 있음. 이제 테슬라와 경쟁하는 글로벌 전기차 선두 업체인 BYD는 중국 외부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을 약 2만1000달러에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가장 저렴한 전기차보다 수천 달러나 싼 가격임.
- 지난 5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한 보복으로 재량적 관세(discretionary tariffs)를 발표해 중국산 전기차에 100%를, 중국산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25%를 각각 부과했음. 유럽연합(EU)도 마찬가지로 7월에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최대 약 38% 인상했음. 그러나 보호주의 장벽이 세워지는 가운데, 유럽은 새로운 관세를 지렛대로 사용하여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대륙에서 합작 회사를 설립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음.
- 중국 산업 투자의 확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트럼프의 이번 입장 변화가 양측 모두에게 이익을 제공하며, 미국이 세계 전기차 선두 주자를 포함하지 않고는 경쟁력 있는 전기차 산업을 구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음. 컨설팅업체 던 인사이트(Dunne Insights)의 설립자이자 제너럴모터스(GM)의 전 임원인 마이클 던은 더 글로벌 리튬(The Global Lithium) 팟캐스트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자본과 노하우의 미국 내 유치가 필요하며, 우리는 그것을 흡수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미국의 독창성을 신뢰해야 한다”고 주장했음. 그는 미국이 1980년대 중국의 방식을 본받아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합작투자를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음.
- 트럼프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에서 운영할 조건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관련된 논평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았음. 그러나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이러한 투자를 장려하려고 한다면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음. 이는 그들이 민주당에 비해 중국 기업들을 초청하는 데에 더 많은 유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임. 캔자스 대학교 정치학 조교수 잭 장(Jack Zhang)은 “외국인 직접투자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는 이런 유형의 정책에 대해 그의 당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외국 자동차 공장이 가져오는 일자리 때문에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 주)’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고 말했음.
- 이와 관련,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조용히 지켜보고 있음. BYD는 캘리포니아에 전기버스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거나 판매할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논평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았음. 트리비움 차이나(Trivium China)의 부이사인 코리 콤(Cory Combs)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바이든 관세’를 중국의 공급망 참여에 대한 더 광범위한 저항의 반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가까운 미래에 미국 시장을 배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임.
출처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