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꽃 던지고 - 한하운(韓何雲)
P孃
몇 차례나 뜨거운 편지 받았습니다
어쩔 줄 모르는 충격에
외로와지기만 합니다
孃이 보내주신 사진은, 얼굴은
五月의 아침 아까시아꽃 청초로
침울한 내병실에 久遠의 마스콧으로 반겨줍니다
눈물처럼 아름다운 양의 淸淨無垢한 사랑이
灰色에 포기한 나의 사랑의 窓門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醫學을 전공하는 孃에게
이 너무나도 또렷한 문둥이의 病理學은
모두가 不條理한 것 같고
이세상에서는 안될 일이라 하겠습니다
P孃
울음이 터집니다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이 사랑을 아끼는
울음을 곱게 그칩시다
그리고 차라리 아름답게 잊도록
더없는 노래를 엮으며
마음이 가도록 그 노래를
눈물 삼키며 부릅시다
G線의 엘레지가 비창하는
덧없는 노래를 다시 엮으며
이별이 괴로운대로
리라꽃 던지고 노래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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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하운(韓何雲) / 1920∼1975
출생 함남 함주
학력 중국 국립북경대학 졸업(1943)
등단 1949년 <신천지>에 이병철의 추천으로 등단한 나병 시인. [전라도 길]외 12편 발표
경력 국립성계원 총무, 신명 보육원장, 청운 보육원장, 출판사 무하문화사 대표,
신안 농업기술학교장, 한국사회복귀협회장 등 역임, 나환자 구제 운동에 공헌.
저서 시집 『한하운시초』(정음사, 1949), 『보리피리』(인간사, 1955),
『한하운 시전집』(인간사, 1956), 『정본 한하운 시집』(무하출판사, 1964),
자서전 『나의 슬픈 반생기』(인간사, 1958), 자작시 해설집 『황토길』(신흥출판사, 196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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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천재의 비애 ....
구구절절
절절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