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혹은 괴짜, 일론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와 스페이스X, 그리고 하이퍼루프까지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온 일론 머스크,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찬사가 쏟아지던 그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선을 개발하고 화성 이주를 실현시키는 스페이스X 사업을
내놓았을 때,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가 테슬라 모터스의 공동 창업자로 나서서 전기차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이를 신뢰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몇 번의 실패를 딛고 전기차 보급에 성공했고,
스페이스Χ도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꿈 같은 계획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세상은 일론 머스크에게 22세기를 사는 남자라는
칭송을 보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범상치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일론 머스크는
열두 살에 게임 블라스터(Blaster)를 개발해 잡지사에 팔았다.
캐나다로 이주한 이후 스물다섯 살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면 회사를 매각하는 식으로 부를 쌓았다.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결제 서비스
페이팔(Paypal)도 1999년 그가 설립한 엑스닷컴(X.com)을 모태로 한다.
이베이에 엑스닷컴을 매각하면서 그는 1억 6500만 달러(한화 1864억여 원을 거머쥐었다.
타고난 사업 수완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만화에서나 보던 기술을 우리 삶 속에 끌어들이는 개척자를
자처했다. 자율주행 전기차, 재사용 우주선에 이어 일론 머스크는 하이퍼루프라는 개념을
제안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튜브를 이용해 사속 1220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리는 이동수단이다. 이와 관련한 모든 기술과 정보를 공개해 현재 세계 곳곳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한국에서도 하이퍼루프와 관련한 가술 연구가 한창이며, 이미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일론 머스크에게도 문제는 있었다. 여성 편력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으며,
대담한 행보에 비해 경영이 방만하다는 비판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실제로 테슬라 모터스의 자동차에 열광하는 사람은 많지만, 제때 차를 인수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비효율적인 생산 라인이 문제였다. 급기야 SNS에서 저지른 언행으로
인해 일론 머스크는 지난 10월 테슬라 모터스 의장직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이제 미국 주식시장은 일론 머스크에게 위험한 과짜 혹은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도전을 이어 간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두뇌를 연결하는 뉴럴링크를
창업해 궤도에 올려놓는 중이고, 스페이스X 계획도 최초의 민간 우주여행 지원자를
선발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11 월에는 하이퍼루프 전 단계에 해당하는 기술을 도입한 초고속 터널을 12월 10일
완공한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시설을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공언해 세계의 이목이 다시 집중됐다.
과연 일론 머스크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아니면 최악의 괴짜로 남을 것인가? 그의 행보를 주목하게 된다.
- 월간 ‘KTX’ 12월호에서, 글 정태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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