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검거된 387명 중 378명이 남성, 촉법소년 66명
용혜인 의원 "딥페이크 성범죄, 여성폭력 구조에서 기인"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검거된 딥페이크 피의자 387명 중 378명(97.6%)이 남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다인 기자
올해 검거된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범죄 사건 피의자의 98%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전달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검거된 딥페이크 피의자 387명 중 378명(97.6%)이 남성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여성은 9명으로(2.3%)였다.
이 중 10대가 324명(83.7%)으로 가장 많았고, 20대(50명·12.9%), 30대(9명·1.3%) 순이었다. 40대와 50대 이상은 각각 2명이었다.
붙잡힌 피의자 중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14세 미만 ‘촉법소년’은 66명에 달했다.
여성신문은 지난달 여러 차례 용혜인 의원실을 통해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에 딥페이크 사건 피의자 성별 구분 자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청은 “피의자 통계를 발표하던 때에는 피의자 성별 통계가 KICS 시스템을 통해 관리되지 않았는바, 해당 기간의 성별 및 연령 통계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용혜인 의원실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해 재차 경찰청에 피의자 성별 정보를 요청하자, 경찰은 수기로 통계를 작성해 제출했다.
경찰은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 고조됨에 따라 경찰청에서는 8월28일부터 ‘허위영상물 범죄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정확한 범죄 현황 파악을 위해 올해 1월부터의 통계를 수기로 취합”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검거된 딥페이크 피의자 387명 중 10대가 324명(83.7%)으로 가장 높았고, 20대(50명·12.9%), 30대(9명·1.3%) 순이었다. ⓒ경찰청
국가 수사기관이 피해자와 피의자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성별 구분 항목이 없다는 점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효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성별 구분 통계는 기본적인 것인데, 기본이 안 지켜지고 있다"며 "성별 구분 통계가 있어야 젠더 기반 폭력이 사회에 얼마나 만연한지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고,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데 그 실태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성별뿐 아니라 통계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도 더욱 구체적으로 분리돼야 한다. 배우자, 애인, 친구인지, 인척이라면 사촌인지 가족인지 등 더 구체적으로 조사되고, 강력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어떤 선행 범죄가 있었는지도 나와야 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찰청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경각심을 갖고 성별 구분 통계를 만드는 것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용혜인 의원은 “딥페이크 성범죄는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이 만연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맥락에서 기인한다. 경찰이 성별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고려해 범죄 예방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