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 대학
아일랜드 최고의 지성이 모이는
명문 트리니티 대학.
미국 동부의 아이비 리그나
스탠포드 같은
서부 명문 대학들,
영국의 옥스포드나
케임브리지가
관광 코스에 꼭 포함 되듯이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도 그러하다.
1592년
엘리자베스 1세 여왕에 의해
건립된 이 대학은
아일랜드 국교인 가톨릭교를 막고
영국 신교를 전파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한다.
유럽 최초로
여성의 입학을 허용했지만
가톨릭교도의 입학은
금지되었다가
1970년이 지나서야
허용되었다고 한다.
영국의 옥스포드와
케임브리지를 모델로 설립되어
캠퍼스 분위기가
영국 대학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옥스브리지에 비해
아담해서 그런지
나는 그다지 비슷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명성에 걸맞게
유명 인사들을 많이 배출했는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와
사무엘 베케트를 비롯하여
오스카 와일드,
<걸리버 여행기>의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
<드라큘라>의 작가
브람 스토커 등이
이 대학 출신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대학들처럼
캠퍼스가 크지 않아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던 이 대학은
그날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늘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학생들보다 관광객들이
더 많은 느낌이었다.
이 대학이 더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인
'켈스의 서'를 보기 전
주변을 잠시 둘러보았다.
눈에 띄는 몇 곳 도서관들.
햇살 아래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기는 젊은이들.
이런 풍경을 보니
이곳이 유럽 대학임이 실감났다.
한 켠에 있는 지구본 모양의 조형물.
사람들이 이곳에서
한참 사진을 찍곤 했는데,
이것이 바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조각가
아르날로 포모도로의 작품
<지구 안의 지구,
Sphere within Sphere>이다.
뉴욕의 유엔 본부 앞,
로마 바티칸 박물관 앞에도
같은 제목의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작품의 의미까지
자세히 들여다 보지는 않아서
잘은 모르겠으나
광택이 나는 독특한 느낌의
소재를 사용해서
지구의 내면과 외면을
표현한 것 같았다.
잠시 대학을 둘러본 후
트리니티 대학을 유명하게 만든
'켈스의 서'를 보러 갔다.
11유로의 입장료가
다소 비싸게 느껴지긴 했지만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본다는
가치를 생각하면
그만한 값은 지불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복음서로 불리는 <켈스의 서>는
9세기 초
스코틀랜드 아이오나 지방의
수도승들이
복음 전달을 목적으로
만든 성서 필사본이다.
신약 4복음서가
라틴어로 번역되어 있는데
680 페이지에 달하는
한 권의 책을
각 페이지마다 다른 디자인과
색채를 이용해
표현한 것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켈트 족의 예술정신을
엿볼 수 있는 이 책은
매일 한 장씩 넘겨
전시한다고 한다.
이 책 한 권을 다 보려면
거의 2년을
매일 가야 되는 셈이다.
책의 그림을 찍은 사진과
설명으로 전시된 것을 중심으로
섬세하고 정교한 삽화 장식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실제 <켈스의 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고,
책은 생각보다 아주 작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세히 들여다 볼 수도 없었다.
의미를 모르고
그 책만 본다면
다소 실망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신앙심 깊은 기독교인이
의미를 되새기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 나간다면
그 가치를 충분히 느낄 것 같다.
<켈서의 서> 관람을 마치고
사람들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기대하지 못한
웅장한 느낌의
도서관을 만나게 된다.
CNN Travel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한 곳이고
영화 해리포터에 나와서
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1712년부터
20년에 걸쳐 지어진
트리니티 대학의 롱 룸
(Long Room) 도서관이다.
영국의 버밍엄과
맨체스터에 있는 도서관도
유명하고 멋있었지만
그보다 더 아름답고
독특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주교의 아들인 토머스 버그가
건축을 책임지고 지었는데
결정적인 변화는 1858년~1860년
아일랜드 건축가
듀오인 토머스 딘과
벤저민 우드워드에 의해
이루어졌다.
두 사람이
원래의 평평한 지붕 대신
아름다운 목제 배럴 볼트
천장을 올렸다고 한다.
64m의 길이와
3층 건물 높이인 14m에 달하는
높은 천장에
20만 권 이상의 고서가
참나무 서가에
보관되어 있는 모습이
그 자체만으로도
뛰어난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좌우 대리석 조각상은
17세기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처음 14개를 구입한 후
차차 늘어났는데
대부분 철학자나 작가,
또는 이 대학을 후원한
사람들의 조각상이라고 한다.
지금도 이 대학의 학자들이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유서 깊은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인 것 같다.
오래된 책 냄새와
반질거리는 목재 마룻바닥,
빈틈없이 쌓아올린
많은 책들의 향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느낌이 조금 반감되긴 했으나
더블린의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으로
오래 기억될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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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1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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