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발 소년
김리하 글ㅣ이윤민 그림ㅣ한울림스페셜
>> 책 소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열한 살 지훈이 이야기
지훈이는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
장난감 자동차는 무조건 줄을 세우고,
마음에 드는 걸 보면 손바닥에 멍이 들도록 박수를 친다.
펜을 들면 온몸에 그림을 그리고
손톱깎이를 싫어하며
앵무새처럼 상대방의 말을 따라하고
눈을 맞추지 않는,
지훈이와 함께하는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오빠가 없었으면 좋겠어!”
아홉 살 여동생 지유에게 지훈이는
뭐든지 내키는 대로 행동해도 혼나지 않고,
엄마 아빠의 사랑과 관심까지 독차지하는 오빠 같지 않은 오빠다.
엄마 아빠는 늘 우리가 오빠를 더 이해해 줘야 한다고 말하지만, 지유는 불만이다.
‘오빠만 특별해? 왜 나만 오빠를 이해해 줘야 하는데?’
오빠에 대한 미움과 엄마 아빠를 향한 원망이 점점 커지던 어느 날,
지훈이는 학교에 가다 말고 주저앉아 발작처럼 소리를 지르고,
이 모습에 애써 참아 왔던 지유의 마음은 펑! 폭발하고 만다.
“쟤한테는 장난 좀 쳐도 돼”
같은 반 친구들에게 지훈이는 독특한 아이다.
매일 아침 모든 교실 창문에 커튼을 치고
몇몇 친구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같은 교실에 있지만 지훈이는 늘 혼자만의 세상에 있는 듯하다.
가은이는 이런 지훈이를 적극적으로 돕는 친구다.
하지만 민재와 성우는 지훈이가 영 못마땅하다.
커튼을 쳐서 교실을 어둡게 만드는 것도, 선생님에게 특별대우를 받는 것도 얄밉다.
그래서 지훈이에게 아주 살짝 장난을 쳤는데 선생님이 크게 화를 내며 벌을 세운다.
이건 정말 불공평하다!
불만과 오해가 쌓이던 어느 날, 민재와 성우는 지훈이와 한바탕 몸싸움을 벌이고
지훈이의 긴 손톱 때문에 민재 얼굴에는 깊은 상처가 생긴다.
“장애인을 왜 일반학교에 보내는 거예요?”
엄마에게 지훈이와 함께하는 매일은 도전과도 같다.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고 힘겨워하던 시기는 지나갔지만,
갑작스레 폭주하는 지훈이를 어쩌지 못해 힘이 빠지는 날도 많다.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둘째 딸 지유가 분노처럼 서운함을 쏟아내던 날에는
쿵, 가슴에 돌덩이가 떨어져 내리고,
지훈이와 같은 반 학부모들에게 항의를 받을 때면
단단한 편견과 차별의 벽 앞에서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저렇게 위험한 애를 우리 애랑 같은 교실에 둘 수 없어요.
특수학교로 전학 가세요, 당장!”
장애를 가진 지훈이는 정말 비장애인과 분리되어야 하는 위험한 존재일까?
자폐 스펙트럼 장애란
2020년 독일 statist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 1만 명 중 263명이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는다. 38명 중 1명인 셈이다. 전문의에 따르면, 환경적인 영향과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인식 증가로 자폐 유병률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란 사회 기술, 언어, 의사소통 발달 등이 지연되거나 비정상적인 기능을 보이는 것으로, ‘스펙트럼’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전문의들은 전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30퍼센트는 고기능 자폐이며, 사회화 훈련을 거치면 이들 대부분이 성인이 된 후에도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문 영역에서 활발히 이루어지는 진단과 훈련에 비하면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이해와 배려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인기 드라마와 영화에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고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도 주인공을 향한 관심과 현실의 이해 사이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존재한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까치발 소년》은 이런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작가의 작지만 큰 목소리다.
김리하 작가는 방대한 자료 조사와 치열한 고민을 바탕으로 장애인의 형제자매로 살아가는 아이들의 고민과 아픔, 같은 반 친구들의 고민과 다툼, 부모가 짊어진 삶의 무게, 그리고 무엇보다 낯선 세상에서 매일을 살아내는 지훈이의 어려움을 담아낸다. 그리고 모두를 응원하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그럼에도 함께이기에 가능한 희망을 보여 준다.
조심스럽게 세상에 내놓는 이 책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살아가는 현실 속 지훈이와 환희의 오늘을,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내일을 만들어 가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차례
모른 척하고 싶어 7
손바닥이 아픈 아이 14
공사중입니다만 22
우리 오빠가 아니면 좋겠어 31
엄마는 요가 선생님 42
가은이의 속마음 51
네 마음대로만 할 수는 없어 60
쟤한테는 장난 좀 쳐도 돼 71
저 자식 때려! 79
우리 오빠는 내가 지킬 거야 86
까치발로 친구 마음 보기 97
우리 모두의 기쁨 105
작가의 말 118
>> 저자 소개
글쓴이┃김리하
2011년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같은 해에 MBC 창작동화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신나는 어린이들로 가득한 세상을 꿈꿉니다. 그런 어린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어른이고 싶습니다. 어린이들과 어른들의 친구 같은, 따뜻한 동화를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와 청소년 소설 《추락 3분 전》을 썼으며, 어린이를 위한 동화 《솔이는 끊기 대장》, 《검은 손길, 온라인 그루밍》, 《발차기만 백만 번》, 《빨래하는 강아지》, 《오공이 학교에 가다》, 《착한 동생 삽니다》, 《무시해서 미안해》 등을 썼습니다.
그린이┃이윤민
세 아이의 엄마이자 그림책을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입니다. 글과 그림을 함께한 책으로 《우리 아기 코 잘까》와 《지구 온난화가 가져온 이상한 휴가》, 《그 집에 책이 산다-둘둘 말까 꿰맬까 책의 역사》, 《꼭두와 꽃가마 타고》, 《백령도의 명궁 거타지》가 있으며, 그림을 그린 책으로 《굿 하는 날》, 《서사무가 - 집 지킴이 신들》, 《사라진 부모님을 찾아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