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대사가 서쪽 인도에서 온 까닭은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케 해주기 위해서’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는데, 내가 서쪽 인도로 간 까닭은 ‘그냥’이었다.
궁색한 핑곗거리가 있다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편도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이었다.
두바이공항에서 아내한테 직항으로 귀국하지 말고, 저가 비행기를 타면 같은 가격으로
인도여행까지 하고 귀국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결국 KO패 했다.
결정적인 실수는 평소 ‘인도는 지저분한 곳’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던 아내가
“왜 인도여행을 가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감언이설로 꼬셔야 했는데 ~
바보처럼 인도에 가면
“갠지스 강물에 발도 담그고, 인도보리수 잎사귀도 줍고~” 우문우답을 했다.
아내는 “시궁창 같은 갠지스 강물에 들어 갔다 피부병 옮기면 어떻게 할거며,
쓰레기 같은 잎사귀 주어서 뭐 하려고 ~, 고생을 바가지로 하고 싶으면 혼자서 해”라는
말을 남긴 채 23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로 떠났다.
객기 부리다 혼자만 남게 되니 두려움이 앞섰지만 24시 배낭 하나만 달랑 메고
인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뉴델리공항에 도착하니 누군가 인도여행은 ‘여행의 막장’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어디를 가나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기꾼들과 구걸하는 사람들을 피할 수 없었다.
혼돈 속에 사흘을 보내고 나니 인도가 쪼끔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편안함, 돈, 시간 등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나서야 여행의 가치도 보였다.
그 가치는 바로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받아들이는 여유다.”
집에 돌아가면 아내가
“갠지스 강물에 발도 담그고, 인도보리수 잎사귀도 가져 왔어?”라며
숙제 검사를 할텐데 ~ 자존심은 지키고 싶었다.
첫 번째 갠지스 강물에 발을 담그는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신라 혜초스님도 갠지스강으로 가는 이 길을 갔을까?’
이런 상상을 하며 뚜벅이로 걷다 보니 해넘이가 순식간에 어둠으로 변해 갔다.
예상지 못한 문제가 생겼다. 혼자이다 보니 사진을 찍어 달라고 헨드폰을 넘기는 것이
불안해서 사진을 남길 방법이 난감했다.
한참을 기다리다 지나가는 일본 관광객한테 인증 사진을 부탁했다.
어두운 빛에 사진이 나올까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만 사진을 확인하고는 핸드폰 성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첫 번째 숙제를 완수해서 기뻤다.
두 번째 숙제를 위해 밤 기차를 타고 아침나절 가야역에 도착했다.
부처님 깨달음의 땅 부다가야는 기차역이 없어 가야역에서 오토릭샤(툭툭이)을 타고
마하보디 사원에 도착했다.
난감한 상황이 생겼다. 마하보디 사원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어찌나 철두철미하게 이중으로 검사하는지 핸드폰을 소지하고 입장은 불가하다.
이유를 물어보니 200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2013년과 2018년
폭발사고가 발생한 이후 핸드폰과 소지품 반입을 중지시켰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입구에는 마하보디 사원의 부처님 사진과 인도보리수 잎사귀를 파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장사꾼들이 파는 잎사귀는 인도보리수(菩提樹) 잎사귀의 진품이 아닌 것 같다.
싱싱한 잎사귀를 코팅하여 팔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푸른 잎사귀는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도보리수는 낙엽이 없는 상록활엽수로 싱싱한 잎사귀는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가을날 단풍 같은 것이 아니라, 수명을 다한 잎사귀가 하나씩 바람에 떨어진다.
‘인도보리수 잎사귀 줍기’ 두 번째 숙제는 시간과 싸움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떨어지는 잎사귀를 줍고 싶어하기 때문에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마냥 기다리고 있다가 어쩌다 잎사귀가 떨어지면 돌진하여
먼저 줍는 사람이 임자다.
한번은 네팔에서 오신 스님과 동시에 잡았는데, 스님이 미소를 지으며 양보해 줬다.
지금 생각하니 스님께 양보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한나절을 나무 밑에서 기다리며 잎사귀 8개나 주었으니 대박이다.
정상적인 잎사귀는 없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흠이 있는 잎사귀가 진품의 증거이다.
참고적으로 인도보리수를 소개합니다.
기원전 531년 부처님의 깨달음을 지켜 보았고, 햇빛과 소나기를 막아 주고, 일주일
동안 앉아 있었던 성스런 나무로 알려진 인도보리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리수라고
부르고 있는 여러 종류의 보리수와 근본적으로 다른 나무입니다.
지금의 인도보리수는 부처님 당시의 인도보리수가 아니라 손자 격인 인도보리수입니다.
중국의 판다 곰 외교처럼 인도의 인도보리수 외교의 결실로
현재 우리나라에 인도보리수 3그루가 잘 자라고 있다.
2014년 박근혜대통령이 인도 방문시 선물로 받아 온 인도보리수 손손자 격인 한그루는
광릉 국립수목원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온실관에서 자라고 있고,
2019년 인도 모디총리가 한국 방문시 김해 김수로왕 허황후 기념공원에 기증한 것도
현재 온실이 완성되지 않아 국립수목원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마지막 한 그루는 한국의 조경업체에서 종자를 들어와 키운 것으로
현재 서천 국립생태원 온실관에서 자라고 있다.
혹시나 해서 담당공무원한테 전화를 해 봤더니만 너무 잘 잘라서 걱정이라며 웃었다.
이제 무사히 귀국하여 배낭을 정리하면서
부처님 사진과 인도보리수(菩提樹) 잎사귀를 정목 스님께 보냅니다.
저한테는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지만
정토원에는
甘露華보살님 같이 인도보리수 잎사귀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분들이 계시기에 ~
고우(古友) 합장
첫댓글 어찌 소식이 없냐 했더니....
여행 중에도 친구 생각해주니 감사합니다.
그만큼 살아 봤으면
나는 누구인가, 인생의 가치는 무엇인가,
한 번쯤 사유해보고
아름답게 회향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몸과 마음 건강한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나무아미타불
엄마야! (부산사람이 놀래면 하는 소리입니다.)
어찌 이 귀한 글에서 甘露華라는 이름이 적혀지는지? 영광이고 또 감사함입니다.
저는 인도 여행은 못해봤지만 지인들이 갖다주는 코팅된 보리수 잎이 몇장 있긴 합니다만
진품을 의심하게 되네요?
마음으로 인도 여행을 하신것 같이 여겨집니다.
부인께 인증도 잘 이행하시고,
재밋는 여행기에 미소 짓는 아침이 되었습니다.
늘 한 번씩 갈증에 물바가지 주시는듯 시원한 글에 즐거운 행복이 몽실하게 피어오릅니다.
감사합니다.
스님의 친구시면서 늘 힘을 주고 계신듯 감사한 古友님,
건강하시게 스님과 잘 오랫도록 지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지용보살마하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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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일체경계 본래일심
일체가 아미타불의 화신이다
모든 인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회향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지용보살마하살()()()
첫째 사진으로 비행기 날개라고는 믿기지 않는 삼각형의 아름다움을 전해 주시고,
발담근 갠지스강, 부다가야 마하보디 부처님 모습으로
아련한 인도의 추억을 되살리게 해 주십니다.
그리고 지금보니 인도 불상의 색감들이 보리수 잎 색상과 너무 닮았습니다.
어쩌다 나홀로 여행 후기 감사합니다.
늘 안락하시길 바랍니다.
나무아미타불 아미타
인도여행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여의 바다
광명의 바다
광명의 물결
은혜의 물결
나무아미타불
나무지용보살마하살
아미타아미타아미타
고우님 인도여행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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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을 생각하시는 마음으로 인도를 가신 것 같습니다
인도는 매력적인 나라 같습니다
부처님이 탄생하신 곳
홀로 여행하게 해주신 사모님 감사합니다
아미타파와 함께 하여 주시는
고우님 감사합니다
일심 광명 화신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여행의 가치]
고우(古友)님의
인도여행기 읽고 함께 공부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지용보살마하살
일심 광명 화신
아미타아미타아미타
감사합니다
고우님 ~~
매력적인 나라 인도 여행길
일체경계가 본래일심
일체가 아미타불의 화신이다
모든 인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은합니다
아미타 아미타 아미타
나무지용보살마하살
감사합니다 고우님
언제나처럼 즐겁고 따뜻한 글로 기쁘게 해주시네요
저는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는 인도여행을 혼자 다녀오셨네요.
정토원에 보내주신 귀한 선물을 보며
부처님에 대한 그리움이 더할 것 같습니다
다음 소식 알려주실 때 까지 내내 안락하세요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아미타
감사합니다
일체경계본래일심
일체가 아미타불의 화신이다
모든 인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회향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지용보살마하살
용기 있는 객기에 박수 보냅니다.
재미 있는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객기 부리다 혼자만 남게 되니 두려움이 앞섰지만
24시 배낭 하나만 달랑 메고 인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
빛나는 인도 여행기 감사합니다.
덕분에 인도 여행의 향기를 느낍니다.
건강하신 모습 보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아미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