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오는 관계로... 잡설을...^^;;;
걍 느끼게 된 것들일뿐이니, 팬들은 기분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주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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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을 보다보면 NBA보다 클러치타임때 위닝샷보다는 상대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심판의 오심이 때때로 도마 위에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그 기준이 언제나 똑같으리란 법은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응원하는 팀이 심판 판정에 의해(?) 패하면 노발대발대지만 -_-;;)
어쨌든.. 때때로 몇몇 팀들은 위기의 순간에서 "이길 것 같다"는 생각보다는 "아. 이러저러해서 지겠구나"하는 시나리오가 짜여지는 경우가 있다.
KCC 이지스, 서울 삼성, 여수 코텐.
이상민. 주희정. 정락영. 세명의 PG는 위기에 약한 대표적인 리더들인 것 같다.
이상민의 위기 관리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아시안 게임때의 준결승 버저비터는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에 그에 대한 신뢰감은 그리 높지 않다.
기량이 떨어져서도 아니고, 새가슴이기 때문도 아니다.
단지 너무 의욕이 앞서고 혼자 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의 KCC는 과거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이상민이 속해있던 팀이 이렇게 depth가 부족했던 적이 있을까 할 정도로 쓸 만한 선수가 없으며, 서로간의 신뢰감도 부족하다.
언젠가 신선우 감독은 인터뷰실에서 "상민이가 포스트를 못믿어서..."라고 말하다가 바로 말끝을 흐린 바 있다.
코트에서 그는 전희철을 잘 보지 않고 있으며, 이는 추승균도 마찬가지다. 마치 밖에서는 볼 수 있는데,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없는 형사들의 취조실처럼 전희철은 요나 에노사와 함께 취조실 안에서 동료들과 플레이하고 있는 것 같다. 작전지시를 봐도 전희철을 위해 마련된 것은 없으며, 그는 여전히 공만 잡으면 3점을 날리기 일쑤이며, 포스트업을 해도 요즘에는 키가 되는 3번들과 매치업하다보니 밀리는게 다반사고, 그나마 한번 공이 들어가면 아군쪽에게는 공이 돌아올 줄을 모르는 그런 현상을 겪고 있다 -_-;
그나마 출장시간이 늘어난 표명일은 볼 핸들링도 좋고, 수비도 좋지만 안정성에 있어서는 유도훈, 최명도를 따라가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때때로 신감독은 1번에 그를 놓고, 2번이 이상민을 둘 때가 있는데, 4쿼터에는 둘 다 2번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_-;
동료들이 이러다보니 결정적인 순간에 그는 뭔가를 해보이려 하고, 올 시즌 접전에서 kcc의 패배는 이상민의 손 끝에서 나온 실수로 인한 것이 많다.
또 help를 들어가지 말아야 할 상황임이 명백한데, 자리를 비우고 들어간 적도 많다. KBL 1번 치고 노마크에서 3점슛 못넣는 선수는 99-00시즌 이전의 주희정 외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불필요한 오픈 찬스를 많이 내주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이러한 행위에는 포스트를 안믿는 이상민의 독단이 원인이 되고 있다. (솔직히 누구라도 에노사를 혼자 두기는 불안할 것이다)
잠깐 옆으로 세어나가보자면, 팀의 부진에는 신선우 감독의 책임도 크다. (그는 KCC 고위층으로부터 엄청난 신임을 받고 있는 - 아니, 총애를 -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는 장수의 비결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는 작전을 바꿀 생각을 안한다.
포스트업으로 죽어라 밀어붙이는가하면, 지역 방어만 고집하다가 삼성에게 역이용 당한 적도 있다. 그러는가하면 상대의 파울트러블만 집요하게 파고 들다가 오히려 실책으로 인해 그들이 파울트러블에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똥고집은 지난 시즌에 더 심했지만 그때는 재키 존스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무마되었다고 본다.
똥고집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현대가 무너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그는 벤치의 활용도를 대폭 줄였다.
6~7명이 전부이며, 심할 때는 6명 갖고 40분을 버틴 적도 있다.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모 선수의 말을 빌려 '그렇게 연습안하면서도 잘하는' 그리고 클러치타임에서의 집중력이 부족하기로 유명한 KCC 3인방에게는 과도한 시련이다. 나이가 지긋하진 정코치에게도 부담이 갈 법하다)
신감독은 이것에 대해 "주전들의 호흡도 아직 제대로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가 벤치를 더 믿지 않는게 아닐까.
2000-01 시즌에는 이상민과 맥도웰이 부상으로
2001-02 시즌에는 재키 존스와 용병들의 교체로
2002-03 시즌에는 아시안게임 차출 문제로
팀웍을 맞추는데만 4라운드를 소비했고, 벤치 멤버들이 실전 경기 감각을 익힐 기회는 거의 없었다. 김동언은 실력있는(?) 센터다. 몸이 느려서 그렇지 2쿼터 땜빵용으로 쓰이면서 Loooooooooooooc Longley처럼 베이스라인에서 중거리 점퍼를 때려줄 수 있는 역량은 갖고 있는 선수다. 김종학처럼 자신감만 붙으면 말이다.
생각해보라. 아무리 "단 1분을 출장해도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시즌 40경기가 지나도록 총 출전시간이 10분이 채 안되고 기록은 0.1점에 불과한 선수가 갑자기 호명을 받아 코트 위에 나섰을 때 기분이 어떻겠는가? 과연 몸이 잘 따라줄까? 자신감은 이빠이일까?
프로에서 벤치멤버들의 기여도와 그 운명은 감독의 선호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GM이 아닌 감독 맘대로 팀 구성이 가능한 현실에서 지금 팀 구성과 용병의 부진또한 신감독이 애초에 책임을 졌어야 했다.
두번째는 아마 농구에 관심을 갖지 않는 대표적인 감독이라 낙인(?)찍힌 점도 있다. 포스트업이 기본이 되는 토털농구를 그토록 지향하면서도 (지명권 순위 문제도 있었겠지만) 팀에 어울리는 신인을 찾지 못한 것은 아쉬우며 성준모나 송태영을 썩혀두고 있는 것도 아쉽다.
어쨌든 한때 팀에 몸 담았던 강대협, 정종선, 이현준은 요리조리 쓸모가 많은 선수였다.
장신의 가드라는 점에서 뽑혔던 강대협, 이현준.
작년 시즌을 끝으로 사임했던 Free2K가 사랑하는 모 팀의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야, 너 나가서 파울 좀 하고 와"란 식의 명령에 복종 한채 상대팀 가드의 심기를 팍팍 긁어놓을 수 있는 hustler 정종선 등이 있었다면 오히려 지금의 팀은 파이팅 넘치는 팀이 되었을 거다..
아. 개인적으로 KCC에 미련이 많은지라... ㅠ_ㅠ
어쨌든 클러치 상황에서 팀이 무너지는데는 이상민-추승균 콤비의 책임이 크며, 그 중에서도 어떻게든 혼자 마무리 지어보려 하는 이상민은 좋던 싫든, 지금 팀 멤버가 좋든 안좋든, 그 책임을 떠맡아야 할 것이다. 안쓰럽긴(?) 하지만 PG로서 동료들을 믿지 않는다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을테니 말이다.
주희정의 경우는 웬지 모르게 기가 많이 죽어있다고 생각한다.
김동광 감독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한 탓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여러번해봤지만, 경기 중에 주희정만큼 많이 벤치의 눈치를 보는 PG는 없을 것이다. 혹은 지금 팀 컬러가 그와 맞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서장훈 said "물론, 속공과 스피디한 게임은 필수적이지만 내가 있는 한 이 팀은 지공보다는 post 플레이가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
스피드도 탁월하고, 속공 전개 능력도 좋고, 문제시되었던 슛도 지난 몇 년동안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 아직도 상대가 지역방어를 들고 나오면 서장훈이랑 스크린하다가 공을 주고받는 등 버벅거림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경향은 있지만 일반적인 set-offense 상황에서 대책없이 치고 들어가서 두리번거리는 박성배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위기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 그의 경우는 자신감이라고 말해도 결례가 되지 않을까 모르겠다. 삼성이 5연패를 당하는 동안, 그리고 6연패를 당할 위기에 몰렸던 연휴기간의 對SK 나이츠전에서도, 그는 중요한 순간에 자유투 1~2개씩을 놓쳐왔고, 이는 상대팀으로 하여금 부담없이 결정적일 때 그에게 파울을 범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팀은 무척 젊다. 아비 스토리 역시 경험이 부족하고, 기복이 심해 먼저 분위기를 띄우는 스타일이 못돼며 브래포드도 hard-worker이긴 하지만 스스로 해결해주는 타입은 아니다. 김희선? -_-;;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김동광 감독이 그에게 페네트레이션을 맡길리는 없다.
결국, 리딩은 주희정이 떠맡아야 한다는 것인데 Finals MVP가 이처럼 4쿼터 막판에 부진을 보인다는 것은 삼성의 우승길이 아직도 멀었음을 의미한다.
정락영은 투지넘치는 선수다.
투지와, 승리에 대한 집착만큼은 올스타감이다. 그는 접전에서 패했을때 그 누구보다도 락커룸에서 기분나빠하는 선수이며, 때때로 그 모습은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특히, 본인의 실수로 팀이 패했을 때 화를 못이겨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매력"이라며 반하게 될 지도 모른다 -_-;
그러나 그 투지와 4쿼터에서의 생산력은 비례하지 않는다. 유명한 자살골 사건을 비롯해서 그는 4쿼터 결정적인 순간에 주희정처럼 자유투 1~2개씩을 놓치는가하면 트래블링이나 루즈볼 파울을 범해 상대팀을 기쁘게 한다.
때때로 그 실수로 팀이 연장전에 돌입해야 할 때면 중계방송을 마무리 짓고 싶어하는 방송사에게는 난감함과 시청자들에 대한 미안함만 더 해줄 뿐이다. 그들은 연장에 가든말든 광고까지 딱딱 맞춰서 보내야 하는 정규방송의 사정에 따라 4쿼터에서 경기를 끝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수의 원인이 정신적인 부분에 있는 지는 모르겠다. 내가 보기에 소극적이라는 느낌은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인이 어찌됐든, 4쿼터 막판. 누군가가 파울 작전으로 인해 정락영에게 파울을 범했을 때, 혹은 2점차로 리드 당하고 있는 순간, 반드시 넣어야 하는 자유투가 정락영에게 돌아왔을 때. 그때 '시나리오'가 정해진대로 진행된다는 것은 그를 "클러치타임에 가장 불안한 남자"중 하나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반대로 위기 상황에 강심장으로 밀어붙이는, 그래서 효과를 보는 PG로는 황성인과 강동희를 꼽고 싶다. 그러나 황성인의 경우는 팀의 depth가 약하다는 것이 아쉬운 케이스다. 그것이 그를 슛을 쏘도록 한 것이 아닐까... ㅡ,,ㅡ
리온 트리밍햄도 동료들을 잘 안믿는, 혹은 활용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어쩌면 이는 4,5번 포지션에서 처음 뛰어보는지라 한국식 농구에서의 센터 플레이에=공 넣어줬다가 빼주는=적응이 안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동료들에게 100% 신뢰감을 안주는 것 때문일 수도 있다. 찬스만 나면 언제든 넣어줄 수 있는 외곽슈터가 그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러한 성향때문에 트리밍햄은 결정적일 때까지도 혼자 파고 들어가려다가 공격 기회와 리바운드까지 다 놓치는 경향이 많고, 기껏 분위기 띄워놓고도 '공식'처럼 무너지는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여왔다.
강동희는 어떠한 능력도 능력이지만 참 지혜롭고 무리를 안한다는 느낌이 좋다. 최근에는 결정적일 때 체력문제로 4쿼터에 빠질 때도 허다하지만 역시 '한방'하면 강동희의 그것만큼 신기하고 절묘한 것도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정선규의 발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