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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명- 바위 속을 헤엄치네, 고래
저- 김석 사행 시집
출- 서정시학
독정-2024년 11월 15일 금
김석 사행시집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분이 보내온 시집이라 우선 고맙고 반가워서 받잡았다. 녹색일까? 청색일까? 시원한 바다빛 표지에서부터 매력에 사로잡혔다. <바위 속을 헤엄치네, 고래> 시집 제목부터 신비로웠다. 고래라면 바다 속을 헤엄쳐야 할 텐데, 바위 속을 헤엄치다니? 혹시 암각화 속 고래일까? 내 추측이 적중했다.
‘세월 지난 그 자리엔 암각화만 남아 있고/애기 없는 어촌처럼 울음소리 사라졌네/저 고래, 바다가 아닌/바위 속을 헤엄치네-<반구대>에서‘
시인은 시의 밥이 되는 상상력이 독창적인 대 시인이었다. 서문 대신 한 구절 적어둔 시부터 예사롭지 않고 시상의 세계에서 광기를 휘둘렀다.
‘계절마다 텃밭에/점 하나로 그림을 바꾸는/너, 호미다!/날카로운 붓<텃밭 풍경화>에서.
요즘 보기 드문 시집의 책장을 넘기며 단숨에 절제된 사행 시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스님예, 도가 멉니꺼?/ 두 손으로 꽉 잡아바라/ 한 손을 노커라/ 한 손 마저 노커라.<도(道)란>에서. 이 사투리 시는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시집을 받침대로 쓴다는 이종문 시인 말대로 냄비 놓아도/ 제목은 잘 보이네/ ’내 마음 좀 알아도고‘ 뜨겁다 아이가!<시집>에서
시집으로 배달되어 온 귀한 몸이 냄비 받침이 된 처지를 봤을 때의 해학이 눈물겹다.
‘텃밭 입구 고장 난 전기밥솥/쌀 안치고 밥 짓는 어머니 찾는/우체부, 솥뚜껑 열고/ 밥을 준다. 가끔씩 <재활용 우체통>에서.
고장 난 전기밥솥을 우체통으로 활용한 것을 보고 영감을 얻어 쓴 듯, 그냥 지나치지 않고 번득이는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시인의 영감이 칼날처럼 날카롭다.
‘개미처럼 땅만 보며 폐지 줍는 저 노파/ 허리 펴며 뱉는 그 말/입 안 가득 단내 난다/ 저 푸른 하늘도 휘청한다<하늘이 노랗다>에서
시인의 눈은 고단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가진 것 없는 이웃들에게 머물러 있다.
‘비가 온다 오고 또 온다 시원하게 퍼붓는다/욕쟁이 할매 욕하듯 입이란 입은 다 열렸다/ 언제쯤, 저 욕 멈출까?/ 잠시 잠깐 닫힌 입<묵언>에서
더러운 세상을 향해 한바탕 욕지거리를 뱉어내고 싶은 시인의 마음이 해학적으로 표현된 것 같다. 시원하게 퍼붓는 비를 ‘욕쟁이 할매 입’으로 은유한 시인의 발상이 기발하고 화통하고 시원하다.
‘수국의 자잘한 꽃잎 져, 나리고/ 수국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지워진 날/ 당신의 웃음도 지고/ 이름마저 지워지고<지워지다>에서
삶과 죽음으로 멀어져간 인연의 부재가 <지워지다> 시 한 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름마저 지워지는 공허와 외로움과 그리움! 시인이 아픈 만큼 시가 빛나고 울림이 크다.
첫댓글 김 석 작가님,
귀한 사행 시집 [바위 속을 헤엄치네, 고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김석 시인님
바위 속을 헤엄치네 고래
시집 출간을 축하합니다
김석시인님 산고를 축하올립니다. 귀한 책 잘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