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블로그(http://sukzintro.net)에 작성 후 복사한 거라 반말로 작성 되어 있는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허접한 실력이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언제나 신선한 수산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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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청어 회를 즐기자"
집에서 수산물을 주문하는 곳이 여러군데 있지만 적은 양을 주문할때는 '충렬수산'을 이용한다. 주로 눈팅만 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매일 접속해서 오늘은 뭐가 올라오는지 구경은 한다. 최근에 동향을 보니 가끔 청어 횟감 할 만한게 올라오길래 아예 주말 즈음 예약주문을 넣어버렸다. 수산물이라는게 바다 사정에 따라 달라지다 보니 예약을 한다 치더라도 못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들어오면 받을 수 있으니..
▲ 청어 3kg
청어는 과메기의 원재료이기도 한데 한동안 한국의 앞바다에 잘 보이지 않다가 몇년 전부터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일본어로는 니싱. 무엇보다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 최소 단위인 3kg을 주문했는데 고작 10,000원이다. 약 20마리 정도 온 걸로 기억하고 있다. 요즘 한국 사람들 한테는 생소한 생선이지만 제법 미들급 스시야 이상으로 가면 겨울에는 단골 횟감이기도 하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선도 좋은 녀석을 보기 힘든데다가 손질이 귀찮다.
그럼 간단하게 손질법을 소개 하도록 하겠다.
▲ 비늘 벗기기
칼을 이용해서 꼬리 쪽에서 머리쪽으로 열심히 비늘을 쳐준다. 잔 비늘로 이루어져서 비늘 치는건 어렵진 않지만 마리수가 많으니 손이 많이 간다. 나중에 먹을때 비늘을 씹으면 기분이 나쁘니 꼼꼼하게 쳐주자.
▲ 뱅용이
친구의 부탁으로 탁묘를 하고 있던 터였다. 싸요 녀석의 고양이 인데 매력있는 녀석이다. 고놈 참 잘생겼다. 내가 청어로 유혹을 하자 저런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생선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인지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 비늘 벗긴 청어
권줌마와 둘이서 열심히 비늘을 벗겼다. 마리수가 많아서 제법 오래 걸렸다. 계속 아래를 보고 있었더니 목도 어깨도 뻐근하다.
▲ 머리 제거
머리 뒤쪽에서 부터 배 지느러미 안쪽으로 칼을 넣어서 단번에 머리를 잘라 준다.
▲ 배 가르기
그리고 칼을 항문 까지 얕게 넣어서 내장 제거할 길을 터주도록 하자.
▲ 청어 머리
뭔가 애잔한 사진. 근데 권줌마는 이 머리 사진을 찍어 놓은 걸까?
▲ 내장 제거
흐르는 물에 청어 내장을 제거 한다. 손가락을 구석구석 넣어서 제거 하면서 중간에 고인 피도 빼준다.
▲ 한칼에 자르기(다이묘 오로시)
그럼 본격적인 손질을 시작한다. 배쪽으로 칼을 넣어서 그대로 꼬리까지 잘라 낸다. 한번에 잘라 내다 보니 뼈에 살이 제법 많이 붙는 손질법이지만 간단하고 빠르다. 최대한 중간 뼈를 타면서 살을 살려주자.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도 잘 못한다.
▲ 한칼에 자르기(다이묘 오로시)
반대편도 똑같은 방법으로 진행한다. 몇번 해보면 완벽하게는 안되지만 어렵진 않다.
▲ 석장 뜨기
이렇게 포 2장이 나왔다. 왜 3장이냐면 여기다 버린 뼈까지 포함하면 3장이 되기 때문이다. 아직 미숙한 솜씨지만 이정도만 해도 회를 먹을 순 있다. 내장을 제거할때 검은 막을 함께 제거하면 더 좋지만 어차피 잘라 낼거기 때문에 그대로 놔둔 상태다.
▲ 갈비뼈 도려내기
내장을 둘러싸는 검은 막과 함께 갈비뼈를 도려 낸다. 한번에 잘라 내야 하기 때문에 생선칼(데바)이 아닌 회칼(사시미)을 이용해 단번에 잘라낸다. 역시나 살을 최대한 살리면서 뼈만 제거하도록 한다.
▲ 딸랑구와 뱅용이
열심히 생선 손질하다 거실을 보니 둘이서 잘 놀고 있다. 근데 집은 왜이리 개판인지.. 저 뒤에 비싼 옷걸이도 보이고..
▲ 가시 뽑기
거의 모든 준비가 끝났다. 사진으로 남아 있지 않지만 조리용 쪽집게(호네누끼)를 이용해 청어 가운데 뼈를 뽑아주면 횟감 손질은 완성이다. 문제는 고등어와 같이 한줄이 아니라 청어는 두줄이라는 점이다. 진짜 가시 뽑다가 지금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을 정도.. 나중에 알고보니 중간에 두꺼운 가시만 뽑고 한줄은 그대로 내버려둬도 별 문제는 없다고 한다.
▲ 생선 손질 중
열심히 갈비뼈 바르고 있는 모습을 옆에서 권줌마가 찍었다.
▲ 손질완료된 청어
이렇게 수많은 청어가 횟감으로 탄생했다. 마지막으로 껍질만 벗기면 된다.
▲ 껍질 벗긴 청어
껍질을 벗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손으로 벗기는 것이다. 조리용 쪽집게로 끝부분을 잡고 살짝 일어나게 한 다음 한 손으로 잡고 나머지 한손으로 좌악 벗겨준다. 뭔가 뜯어지는 소리가 나면서 제법 스트레스 해소도 된다. 이젠 남은 가시가 입안에서 안 씹히게 하기 위해서 촘촘한 칼집을 넣어서 먹으면 된다.
▲ 회 한 접시
이날 따로 주문한 자연산 광어도 손질해서 내고, 고등어는 시메사바를 만들었다. 3가지 횟감을 동시에 즐기니 맛이 좋다. 예상외로 청어의 인기가 너무 좋아 가장 잘 팔렸다. 그냥도 먹고 초밥으로도 먹고 토치로 불질(아부리)해서 먹으니 너무 즐거운 저녁이었다.
▲ 청어 회
가로 세로로 칼집을 넣어서 가시가 안 씹히게 썰어냈다. 일식집 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구색은 갖췄다. 이 날 놀러온 핑크 삼촌은 청어회를 처음 먹어본다면서 얼마나 잘 먹던지..
▲ 뱅용이와 토치
아부리 용으로 꺼낸 토치가 신기했는지 계속해서 관심을 보이는 뱅용이.
▲ 청어 회
단골 술집인 부산의 '어부의 잔치'에서 내어주는 모습대로 살짝 말아서도 먹어본다. 익숙한 모양이라 그런지 괜히 맞도 더 좋다.
▲ 청어 초밥, 시메사바 초밥
초밥으로 만들어 먹으니 그 풍미가 또 다르다. 말 그대로 만원의 행복이랄까? 만원으로 주문한 청어가 이렇게 푸짐하게 이틀간의 저녁상을 책임 져 주었다. 손질은 정말 귀찮고 힘들었지만 막상 만들어서 먹을때의 그 행복과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가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언제나 값싸고 선도 좋은 수산물을 판매하시는 '충렬수산'의 '충무아지매'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며..
http://sukzintro.net
- 끝 -
첫댓글 도전을 해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게 만드시네요.
결과물은 무지 군침도는데 과정은 제가 실력이 딸려서 안습입니다...ㅠㅠ
반이상 버릴거 같은 느낌이......
저도 초보라서 살 다 날려먹지만..ㅜ 한번쯤 해볼만 합니다 ㅜ
@불량식객 올리신 사진보니 초보 아니신거 같은데요. ㅎㅎ
@눈꽃열매 제일 잘 나온 사진만 올리는 겁니다 ㅋㅋ 제일 잘나온게 저정도면..ㅜ
@불량식객 엄청 수준급이시구만요. ㅎㅎㅎ
상세한 손질법에
저도 회뜨기를 자세히 배웁니다
요릿집 수준을 넘으시는군요
회뜨기의 달인이십니다 ㅎㅎ
비싼 옷걸이에 웃음한번 웃고 ㅎㅎ
올한해도 무탈하십시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회 손질 경험이 거의 없어 할때마다 많이 어렵네요. 청어도 이번이 처음이라.. 그래도 어제는 비싼 옷걸이로 운동도 했답니다.
@불량식객 겸손의 말씀같아요
ㅎㅎ
@울랄라(김해) 아닙니다. 정말이에요 ㅜ 다른분들 글 참고해서 겨우 따라하는 수준입니다 ㅜ
@불량식객 그라믄 칼질도 제대로 못하는 저는 도데체 뭥미!?
ㅎㅎ
@울랄라(김해) 겸손이 지나치십니다 ㅜ
@불량식객 켁!!!!
ㅎㅎ
오늘도 좋은일만 생겨나시길~~~^^
@울랄라(김해)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어설픈 석장 뜨기로(소실
되는 살점이 더 많아요^^)
생미역과 야채 넣고 무침회 정도로 먹는 저희와 격이 다르네요 오늘 배송될 청어로 비슷하게 흉내라도
내볼까요ㅎ 감사합니다...
어설퍼서 살을 너무 날려먹었습니다 ㅜㅜ 푸르름 님은 꼭 신경써서 살을 많이 살리시길 바랍니다 ㅜㅜ
@불량식객 .
생선살 손실을 줄이는게
가장 큰 관건입니다..^^
@푸르름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
짱~~~~이라고 손가락 꾸~~욱 눌러 드려야겠어여~~
감사합니다 ㅎ
와우~~~ 멎진후기 감탄입니다.... 상세한 설명까정ㅎ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완전 멋지십니당
부끄럽습니다 ㅜㅜ
우~~~와~~~ 말이 필요 없네요. 대단하십니다~~~
허접한 실력인데 칭찬받아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ㅜ
멋지십니다.!!
주위분들이 많이 행복하실듯..ㅎㅎㅎ
띵호님 블로그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ㅎㅎ
이거 보니 청어가 급 당기네요..ㅎㅎ.. 선주문 넣어야쓰겄네요
맛과 함께 귀찮은 손질은 덤입니다 ㅜㅜ
후기보면서 청어 3키로 손질에 대한 압박을 이기고
횟감 손질해볼꺼나 하고 있네요..
환상적인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손질의 압박도 이겨내야겠죠?
후기보면서 침샘 자극 마구 받고 있네요..
힘들지만 만족감은 최고였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