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게에 하드웨어 고수분들 많으신 것으로 아는데...
쪽(!!)을 무릅쓰고 제 소소한 취미생활 올립니다. ㅎㅎ
예전에 대대적인 PC 업그레이드를 꿈꾸다가
차량 수리비로 대폭망하면서
옆그레이드하고 비스게에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케이스 갈이와 몇몇 부품 교체를 통해
단순하고 깔끔한 시스템을 빌드했습니다.
위처럼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스템이었습니다.
내 이제 당분간은 절대 PC를 뜯지 않으리...
다짐을 했건만...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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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에 들어가는 부품 중에
메모리, 흔히들 램(RAM*)이라고
부르는 부품...다들 아실 겁니다.
* RAM : Random Access Memory
뭐, 쉽게 말해서
CPU(중앙처리장치)와 보조기억장치(SDD, HDD 등)
사이에서 병목현상을 줄이기 위한
반도체 기반의 '주기억장치'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듯 합니다.
제 PC에는 삼성 2,666MHz 16기가 짜리 메모리가
총 4장이 들어가 있어서
64기가 풀뱅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제가 취미로 다루고 있는 S/W들에 있어
램의 용량과 스피스가 매우 중요해서
남들은 거의 쓰지 않는
64기가 풀뱅크를 쓰고 있습니다.
** 대개 8기가 짜리 2개 꼽아서
16기가 듀얼 구성을 많이 쓰시죠.
사실 기본 클럭인 2,666MHz도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큰 무리는 없지만,
저는 조금 더 빠른 작업환경을 원했기에
3,000MHz 이상의
고클럭으로 램오버*를 시도합니다.
* Memory Overclock(메모리 오버클럭),
국내에서는 그냥 '램오버'라고 많이들 부릅니다.
램오버를 안 하고
높은 클럭의 64기가 램을 사용하려면
아래와 같이 고가의 64기가 XMP 튜닝램을
구매해야 합니다.
저런 3600~3733MHz XMP 램들은
제조사에서 오버클럭한 후 안정화 테스트를 마치고
출시된 제품들인데
64기가 제품들은
국내에서 구매하면 120~130만원 이상,
해외 직구해도 100만원 내외의
엄청난 고가입니다.
저걸 구매했다가는
집사람 볼 면목이 없겠지요?
네!
그래서 삼성 시금치램을
수동으로 오버클럭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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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8기가 x 2개 = 듀얼 16기가 램오버는 수월한 반면,
16기가 x 4개 = 풀뱅크 64기가 램오버는 정말
난이도가 극악이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램오버가 잘 안 들어가요.
램클럭을 높이는게 너무 힘들고,
램클럭을 높여도
램전압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위험합니다.
64기가 풀뱅크의 시금치 메모리를
3천 중반대 이상 클럭으로
오버클럭할 수 있냐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불가능, 걍 XMP 튜닝램 사세요'
라고 합니다. ㅋㅋㅋ
하지만 저는 의지의 한국인이었습니다.
일단 지난 번 옆그레이드 때
램오버 엄청 잘 된다는 보드로
교체하기도 했구요.
틈틈이 짬을 내서
약 2주간의 사투 끝에
삼성 시금치램 64기가 풀뱅크로
3,600MHz CL17의 램오버를 달성합니다.
(비슷한 램클럭/램타이밍의 XMP 튜닝램 가격이
무려 120~130만원선입니다.)
안정화 테스트 돌리는데만
순수 3~4일은 걸린 듯 합니다. ;;;
** 국내에 64기가 시금치 풀뱅크로
3600 오버 시도하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을 겁니다. ㅋㅋ
그러나 문제가 있습니다.
수율이 평균정도 밖에 안 되는
시금치 램의 클럭을 강제로 올려놓으니
램에 들어가는 DRAM 전압이
너무 높이 들어간다는 것이죠.
시금치램은 순정상태일 때
기본 전압이 1.2V 들어갑니다.
램오버할 때
1.35V를 최대 권장값으로 보며,
1.38V 이상부터는 발열이 크게 증가하여
메모리에 직접 쿨링을 해주지 않는 이상
절대 권장하지 않습니다.
1.40~1.45V는 메모리가 언제
훅~ 갈지 모르는 수준이고요.
제가 3600으로 램오버하면서
들어가는 전압값이 1.38~1.39V 였습니다.
그 이하로는 죽어도 안 되더군요.
다행히 위험한 수준인 1.4V는 안 넘겼지만
1.38~1.39V도 높은 전압 수준입니다.
메모리에 손가락을 대보면...
약간 신경쓰일 정도의 열기가 느껴집니다.
지금은 몰라도
여름에는 발열이 더 높아져
위험할 수도 있죠.
그래서 메모리에 다이렉트 쿨링을
해주기로 결정하고,
편접 개조를 시작합니다.
위는 1차 편법 개조입니다.
집에 한동안 방치된 PC 케이스가 있었는데,
그래픽카드 체결하는 쪽의
PCI 가이드 브라켓을 2개 떼어내서
'ㄱ'자로 구부린 뒤
120mm 팬에 연결하고
케이스 상단에 자석으로 붙여줬습니다.
이로써 높은 전압을 먹고 있는
램에 다이렉트로 바람을 쏴줄 수 있게 되어서
발열이 완전 해소되었습니다.
실제 램 다이렉트 쿨링을 해보니 상당히 좋았습니다만,
브라켓을 케이스 상단에 고정시키는 관계로
그 위치에 있던 상단팬을 제거해야만 했습니다.
케이스 상단에 있는 팬을 그대로 두면서
메모리에도 바람을 쐬어 줄 수 있는
방법을 2차적으로 고민해봅니다.
램 쿨링팬에 붙어 있던 브라켓을 떼어서
다시 'ㄷ'자로 구부린 후,
팬 우측에 나사로 고정시킵니다.
케이스 상단에는
'허세의 끝판왕' '허세어' - 커세어의 140mm 팬을 붙여줍니다.
브라켓을 붙였던 램쿨링 팬의 하단은
그래픽카드 지지대를 활용하여 고정시켜줍니다.
아까 램쿨링 팬 우측에 붙였던 브라켓은
케이스에 네오디움 자석으로 단단히 고정시킵니다.
완성되었습니다.
상단 팬을 유지하면서도
램쿨링팬을 고정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램쿨링팬은 최고 RPM으로 회전해도
전혀 흔들림없이 작동하며
메모리에 찬 바람을 쏴주고 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높은 전압이 메모리에 들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이렉트 쿨링을 통해
열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발열이 해소되고 있습니다.
** 현재는 3600을 넘어
3733~3866 램오버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_- ;; 으이구.
저 컴팩트한 사이즈의 PC 안에
전면 3개, 후면 1개, 상단 2개, CPU 쿨러 1개, 램쿨러 1개,
그리고 그래픽카드 2개, 파워 1개 등
총 11개의 팬이 설치되어 작동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사~알짝 미니 냉장고 수준으로
여름 걱정은 없겠습니다.
비스게에 PC 하드웨어에 관심있는
회원님들도 계실 것 같아
뻘글 한 번 남겨봅니다.
집에 있는 드라이버를 손 안 닫는 곳에
치워버렸습니다.
제발...
더 이상은 PC 뜯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래 봅니다...제발....
이 글에서는 간단하게 적었지만
각 종 부품과 케이스 팬들 교체하느라
수십번을 PC 열어서
뜯었다 붙였다...를 반복했습죠.
이제 그냥 자기만족하고
PC 안 따고 쓰렵니다.
개조도 더이상 없고,
부품교체도,
옆글, 업글도 더이상 없기를....
과연............
** 사족 : AMD의 젠2는 어떻게 출시가 되려나...................
첫댓글 와 잘 모르지만... 대단하네요.
잘모르는 얘기지만 대단하네요 64기가램이라니 ㅎㄷㄷ하네요
으아~~~대단하세요~~
와~컴퓨터 안에 식물이 살고있다니..그정도로 쾌적하다는건가요 ㄷㄷㄷ
뭔가 무섭.. ㄷㄷ
와 넘나 미려해서 장식품같아요.
글이 너무길어서 ㅜㅜ
아무리봐도 컴잘알의 자기만족 업그레이드. 풀뱅에 램오버클럭에 쿨러...엄청 손 많이 갔겠네요.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