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몽압권(龍夢壓券)
龍 : 용 용
夢 : 꿈 몽
壓 : 누를 압
券 : 문서 권
용꿈이 압권이다.
즉 용꿈이 제일 좋아 과거시험에 합격한다는 말로,
어떤 일이 이루어지리라고 굳게 믿으면
실제로 이루어진다는 말이다.문헌: 매산집(梅山集)
조선 제21대 영조(英祖) 때 이진형(李鎭衡. 1723~1781)은
본관은 전주(全州)이고,
호는 남곡(南谷)이며, 시호는 충간(忠簡)이다.
1753년, 이진형이 정시
(庭試.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대궐에서 보던 과거시험)를 보게 되었다.
그는 꿈에 용(龍)을 보면 장원 급제한다는 말을 믿고
용꿈을 꾸고자 방문을 걸어 잠그고
자나깨나 오로지 용만을 상상했다.
사흘째 되던 날 밤, 마침내 황룡이 나타나
자기의 허리를 감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과거장에 나가니 출제된 문제가
평소에 자기가 열심히 공부했던 내용이었다.
그래서 쉽게 합격해 꿈에도 그리던 벼슬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과거는 경쟁률이 높은 만큼 채점에
공정을 기하기 위해 응시자들의 글을 직접 놓고
채점하지 않고 시험관 서리를 시켜 답안지를
붉은 글씨로 다시 옮겨 베끼게 한 후
그것을 가지고 채점했다.
이는 채점관들이 응시자의 필적을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응시자가 쓴 답안지를 본초(本草)라 하고,
옮겨 베낀 사본을 주초(朱草)라고 했는데,
역서가 끝나면 대조를 맡은 사동관(査同官)과
지동관(枝同官)이 엄밀히 대조한 다음
주초만 시험관에게 넘겨서 채점하게 했다.
이날 이진형의 답안은 그야말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훌륭한 문장으로 맨 위에 올려져 있었다.
그렇게 해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올린 자의
답권(答券. 답안지)을 다른 답권의
제일 위에 얹어 놓는 관습이 있었다.
이것은 다른 답권을 누를 만큼 우수하다는 뜻으로
여기에서 ‘압권(압권)’이란 말이 유래하게 되었다.
벼슬자리에 올라선 이진형은 1777년
좌부승지에 올랐다가 공조참판을
거쳐 대사헌을 역임했다.
그는 병법(兵法)에도 밝았으며,
해서, 초서도 잘 썼다.
-옮긴 글-
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학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