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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명- 뭉게뭉게 피어난 세월
저-곽선희 시집
출- 한비
독정-2024년 11월 20일
『뭉게뭉게 피어난 세월』이라는 시집을 읽었다. 『별을 톱다』라는 수필집을 낸 곽선희 수필가가 시집을 내어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우수 작품’에 선정되었다니 시인으로서도 명예로운 수상이다. 내 책 두 권이 2002년과 2003년에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우수 작품’으로 선정되었을 때는, 출판사가 상금으로 받은 돈으로 책을 천 권씩 찍어 여러 도서관에 보낸다고 했다. 지금도 그렇다면, 평소 천사 마음으로 살아온 시인의 첫 시집도 널리 읽히게 될 것이라 우선 반갑다. 시인은 남편의 병간호를 하면서 간이침대에서도 시를 빚었고 재활 활동을 시키면서도 강물을 바라보며 시를 빚었단다. 그렇게 시를 쓰면서, 존재 이유와 보람을 찾아온 시인의 정신력에 경애를 보낸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가장 감동받은 것은 은유와 상상, 기교를 살려 멋 부리려는 형식적 시어가 아닌, 작고 보잘것없는 생명들에 머물러있는 시인의 따스한 마음 바탕과 그 눈이 창의적 생각과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찾아내어 진솔한 표현으로 시에 고이 담아내고 있는 점이었다. 세상에 진솔한 말보다 더 빛나는 말이 있을까?
<참새> 욕심내지 말라/ 일어날 수 있어/ 자 날자/ 할 수 있다 힘내/ 가벼이 인사하고 가네- 참새를 보면서도 스스로를 위로하는 의지의 시인이 보이고,
<빨간 마후라>
재활 치료실/ 남은 밥 덩이 데워/서로를 챙기는 보호자/ 흠흠 코 자극하는 갈비찜/ 눈치코치 챈 개인 요양사/아무도 몰래 몇 점 건넨다- 남편 덕에 재활 치료실에서도 정다운 사람들을 만나는 시인이 보이고,
<모두가 다 그렇게> 이 모래 좀 얻을 수 있을까요/ 내일이 아버지 제삿날/ 향 피우는데 담으려구요.- 모래 한 점 얻으면서도 젊은이의 복을 비는 밝은 마음이 보이고,
<요술 방망이 감자>
이 추운 날/ 맨얼굴의 감자/ 푸르뎅뎅 쪼그라든 몸/ 무시하잖아 모두 모두/ 아니 아니야/ 너와 함께 할 거야/ 할 수 있어/ 비바람 태양 모두 모두/ 네 편이다-
푸르뎅뎅 쪼그라든 감자 한 알에서도도 ‘할 수 있다’며 기운을 북돋워 주며 자신을 믿어가는 의지를 투영시키는 시인이 보인다.
<사는 게 좋은 날>
한 그루 앵두나무/ 호미로 /찍어내려 한다//안 돼요 나 주세요/별 따뜻 똑똑 추억의 앵두//
자매님 파가세요/서툰 호미질/ 가느다란 실 가닥 하나(중략) / 무성히 나온 초록/다시 봄/ 사는 게 좋은 날-
여리고 작은 생명에 더 눈길이 가는 시인의 심성을 따라가며, 이 시집 한 권을 다 읽다 보면
작은 생명의 고귀한 외침이 들려와서, 우리 자신을 더 순화시키는 자양분을 얻어 가지게 된다.
<흰 구름만 보아도> (중략 ) 파란 하늘 흰 구름/ 유리창 부딪혀 새 떨어지듯/ 아 왜 몰랐을까/흰 구름 바라보는 것/ 안 가듯 가는 저 흰 구름/ 나도 흰 구름처럼 흐른다/ 그리 급할 것도 없지/오늘 내 목표를 흰 구름처럼.-
구름 보며 삶을 관조하는 시인의 고요한 마음이 독자들에게로 전해져 와서, 저절로 힐링이 된다. 작은 생명들과 교감하는 영혼이 되게 하고, 위안을 얻게 해 주는 시집 『뭉게뭉게 피어난 세월』이 사람들 마음에 빛으로 사랑받게 될 것을 믿는다. (1400자)
첫댓글 문학기행 갈 때 짝궁님, 축하축하 드립니다.
곽선희 작가님,
귀한 시집 [뭉게뭉게 피어난 세월]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윤창도 선생님 감사합니다.
신노우 선생님 고맙습니다~🥰
시집 출간을 축하합니다.
곽선희 시인님,
귀한 시집 [뭉게뭉게 피어난 세월] 출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