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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내게 슬프고 쓸쓸한 달이 되었다.
16년을 기르던 '보보'를 떠나 보냈다.
우리 식구 모두 그 날 아침, 눈물 바다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신부전증 말기라 닷새 동안 꼬박 물도 안 마시고 링거 주사로
버티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 안락사 시켰다.
그 전날, 나는 군산 공연하러 가는 길에 차안에서
한바탕 대성통곡을 했다.
보보를 보낸 다름 날도 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운전하다가 어린아이 마냥 엉엉 울었다.
보보를 애견 센터에서 처음 만나 사오던 그날부터
16년 동안 구비구비 그 녀석의 어린 날, 청춘, 그리고
중년, 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눈으로 보이는 건 아닌데 마음의 눈에 보보가 그냥 허공에 가득하다.
'참... 세상에... 남들은 자식도 앞서 보내는 판에 무슨 개
떠나보내고 저 난리일까'도 싶겠지만
자식이 없는 내게 보보와 미미는 자식을 대신한 사랑이었다.
준 그 사랑 결코 배반당한 적이 없는...
어린 날 우리집은 거의 '개집'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많은 개를 길렀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애견가이셨기 때문이다.
잡종 발발이부터 사냥개에 이르기까지, 각종 개들이 우리 안에서
버글댔다. 내 동생 희경이는 젖 뗀 강아지 냄새가 너무 좋다고
방으로 들여 껴안고 자곤 했지만 난 덤덤한 편이었고,
그렇다고 개를 유별나게 꺼리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 어린 날 일상의 그림속에는 언제나 개와의 추억이
빠지지 않았다. <백구>라는 노래 속에 아직도 살아 있는 '백구',
그리고 몰락한 살림때문에 여기저기 이사 다니는 혼란과 가난의
와중엔 '린티'가 있었다. 똘똘하고 충직한 개들이었다.
80년대 중반, 잘 사는 친구가 자기 셰퍼드 한 마리 훈련소에서 훈련 시키는
비용으로 몇십만원씩 들어가고, 주 1회 날고기와 계란 사들고
면회 간다는 얘길 했을 때, '쳇, 그 돈을 어려운 아이에게 장학금으로
주면서 그 애 뒷바라지를 하는 게 낫지. 무슨 개 따위한테 그렇게... 참 나...'
하며 쩝쩝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그러다가 내 인생에도 개가 찾아왔다. 88년부터다.
바깥 일 안하고 집에만 있는 내게 외로울 거라며 나와 의논도
없이 남편은 퍼그 종 개 한 마리를 신이 나서 사들고 왔다.
개를 집안에 들여놓고 같이 살게 되면서 개라는 동물에 대한 내 관심이
비롯되기 시작했다.
보보는 'Good Dog(착한 개)'라는 칭찬을 좋아했다.
그 말 한마디 값으로 어떤 상황에서 건 착하고 점잖게
위업을 갖고 행동했다.
죽는 날 새벽, 혀가 빠져 나오고 동공이 풀린 중에도
"보보, 넌 참 착하지. 이젠 힘들어하지 말고 떠나.
잘가... 착하지..." 했더니 그 와중에도 눈 번쩍 뜨면서
표정을 바로 잡는 모습이 너무 애달파서 우리는 울었다.
죽는 순간까지도 주인을 위해 그 믿음에, 칭찬에 답하려고
쓰는 안간힘이 애처로웠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지나친 격려와 칭찬은 당사자에겐
엄청난 스트레스를 줄 것이란 안쓰러움이 생긴다.
우리 식구에게 많은 웃음과 기쁨과 추억을 준 그 녀석도
우리 곁에서 행복했었다. 글쓰는 후배가 어느 날,
"난 이 담에 죽은 후, 언니네 집 보보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라고
말할 정도로 보보는 우리에게 사랑을 받았다.
홀로 남은 미미는 날마다 운다.
미미 역시 16살인데다 눈도 안 보이고 귀도 안 들리고
뒷 다리에 힘이 없어 잘 못 걷고 허리는 굽었는데 아직은
우리 곁에 있다. 그렇게나 금술이 좋더니만...
제 짝이 옆에 없는 걸 아나 보다.
모든 일이 일어나는 중에 나는 새삼 남편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었다. 가슴이 정말 아프다면서 걸핏하면
멍하니 허공을 보다가 눈가가 벌개진다.
"이 세상에 너처럼 착한 개는 다신 없을 거야.
그렇게나 멋지던 자식이..."
마지막으로 보보에게 건넨 남편의 말이었다.
<2004년 양희은님께서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올리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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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보보가 하늘로 가기전에 쓰신글입니다)
나는 퍼그종 개 두 마리를 16년 째 기르고 있다.
미미(암)와 보보(수).
1989년 5월에 샀으니까, 만 15년을 넘겼다.
미미와 보보는 나의 미국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말벗이 되어 주었다.
우리 부부가 서울로 돌아와 살기로 결정하고 이삿짐을 싸서 부치고,
말 그대로 수저 두벌과 밥그릇, 국그릇. 찻잔, 접시. 옷 몇 벌에 타올 몇 개 남겨놓고,
떠날 날을 기다리면서도, 이 두 마리의 개를 어찌 안전하게 싣고 이사를 할 수 있느냐가
중대과제였다.
결국 내 냄새가 밴 옷가지들과 지 놈들이 좋아하는 보드라운 장난감,
그리고 벼개 등을 같이 넣어 짐 싣는 칸에 실었다.
(짐칸의 온도가 쌀랑하다던데…무슨 일이 생김 어쩌지?)
15시간여의 비행시간 동안 배설은 어떻게 할까? 걱정이 늘어졌다.
김포에 내리니 미미가 곡을 하는 소리가 공항 전체를 뒤흔드는 듯 싶었다.
공항주변에서 15시간 동안 참았던 볼 일을 보게 하고,
곧바로 화곡동 그 당시 동물 검역소로 옮겨져 3주를 갇혀 있었다.
난 매일 3번씩 그곳을 찾아가 밥 먹이고, 물주고,볼 일 보게끔 산책을 시켰다.
그러면서 “ 내가 만일 병든 엄마께 이렇게 한다면 효부 감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남편은 늘 “어떤 사람이 미미가 당신을 바라보듯 당신을 볼 것이며,
믿고, 사랑하고. 기다리며. 그리워 할까?” 한다.
개나 사람이나 결국은 시간이다.
함께 보낸 시간 속에서 올바른 소통이 우리 추억의 전부이다.
나는 두 마리 개의 표정을 읽으면서 걔네 얘길 듣는다.
걔네들도 내 마음을 읽는다.
이론으로는 설명할 길이 없는 잔잔한 강물이 서로의 사이에 흘러간다.
이제 미미는 눈도 안 뵈고, 귀도 안 들리고, 등이 굽고, 뒷다리 힘이 없어
계단을 꼭 안아서 오르내리지만….
난 미미가 젊었을 때, 뉴저지 우리집 동네에 가득 날아다니던
반딧불이를 좇던 활기차던 때의 미미, 새를 좇던 미미,
그리고 흰눈 쌓인 날 좋아라 날뛰던 모습이 선하다.
요즘 유기된 개들이 너무 많단다.
모든 생명을 기르는 데엔 책임이 따른다.
이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단지 나쁜 개 주인만 있을 뿐!
우리 부부도 얘네들과의 이별을 준비한다.
긴 세월 동안 내가 개를 기른 게 아니라,
걔네 들이 나를 보살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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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님 블로그에서 스크랩해온 글입니다.
두번째글의 마지막문구가 마음에 들어 글씨를 굵게 해봤어요
개를 키우면서 개가 예쁘기만 하는건 아닙니다
주인으로 희생해야하는부분도 많이 생기지요..
단지 그 작은 희생이 싫어서
주인하나 바라보고 사는 개를 버려서는 안되겠죠...
사람보다 백배 천배 나아요.. 누가 개새끼.. 개만도 못한.. 이런말 처음 만들었냐규...
아.. 눈물나. 사정때문에 집에 8년동안 키우던 내 강아지를 지금 이모댁에 보내서 다른 개랑 같이 지내게 하고 있어요. 집에선 집안에서 길러졌지만 혼자 많이 외로워했었는데, 지금은 야외에서 지내게되서 추울까 어디 아플까 걱정되지만, 다른 개들이랑 어울려서 잘 지내고 있어요. 더건강해지고.... 다시 데려오고 싶지만, 그럴 상황도 아니기도하고, 친구도 생기고 건강해졌다고 하니 잘 된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오랜만에 보러갔을때 날 못알아봐서 너무 슬프고 미안했다.ㅠㅠ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자! 딸기야..
ㅠㅠㅠㅠㅠㅠㅠ지금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지만...... 예전에 키우던 죽은 강아지가 생각나네요....아 정말 눈물나요........
우리집 강아지 지금 5살인데 앞으로 이 애와 이별할 날을 생각하면 눈물부터 나온다는..ㅠㅠㅠㅠㅠㅠㅠ
“어떤 사람이 미미가 당신을 바라보듯 당신을 볼 것이며, 믿고, 사랑하고. 기다리며. 그리워 할까?”
아지야 ㅠㅠㅠㅠㅠㅠㅠ깜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어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개 키우면서 행복한 만큼 때때로 마음이 싸한 건 얘네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거예요..왜 개의 수명은 20년도 채 못되는지..ㅠㅠ
17년,11년 키우다 천국보낸 우리 강아지들 생각나서 읽는내내 많이 울었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살구를 또 생각나게 하는구나. 살구야 어제 꿈에도 누나가 너 봤어. 깡총깡총 토끼처럼 뛰어다니는 이쁜 우리 애기. 너무 보고싶은데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게 슬프구나
눈물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언니가미안하다 울애기 이제 잘해줄께 야단안치구 ㅠ.ㅠ 건강하게 오래오래살아라
어릴때 키우던 흰둥이 새끼 낳은지 얼마 안된 새벽 아빠 일가시는거 따라가다 교통사고로 하늘갔는데..ㅠㅠㅠㅠ 그땐 뒤따라오는지도 몰랐었다고 아빠가 그러셨음ㅠㅠ 흰둥아 우리 아롱이도 하늘에서 잘 지내고 있나ㅠㅠ
아이씨..ㅠㅠㅠ 눈물 펑펑.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올해 1월 6일 16년 키운 해피가 하늘나라도 떠났어요. 그래서 그런지 이 얘기가 더 가슴에 박히네요. 얼마나 울었던지ㅜ_ㅜ 온 가족이 며칠을 울며 지냈던 거 같네요.
눈물나려고 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렇게 해야 해요 생명이예요 무슨 사정이있건 사람이 죽고사는문제가 아니라면 남의집으로 버리듯 버리는건 절대 아니라고 봐요 잘지낸다고 생각하고 싶겠죠. 그러나 그렇식으로 얼마나 많은 유기견들이 생기는지..책임지지못할 생명 선물하지도 말고 무작정 센터에 가서 사지도 마세요. 양희은님 전부터 좋아했지만 더 호감이 갑니다.. 마치 제마음같은 구절이 많네요.
아..넘 슬프다ㅠㅠㅠ 전 따로 기르지는 않고 주인집 할머니댁 강아지를 마당에서 같이 돌봐주는데 정말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착하고 예쁘고.. 정말 주는만큼 절대 배신하지 않는 우리 강아지ㅠㅠㅠ 너도 건강히 오래오래 살아야해~
죽는 날 새벽, 혀가 빠져 나오고 동공이 풀린 중에도 "보보, 넌 참 착하지. 이젠 힘들어하지 말고 떠나. 잘가... 착하지..." 했더니 그 와중에도 눈 번쩍 뜨면서 표정을 바로 잡는 모습이 너무 애달파서 우리는 울었다. ,,,,,,,,이부분에서 울었어요 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22222222 회사인데 코,눈빨개지게 질질 짜고 있어요 ㅠㅠㅠㅠ
개를 키우지도 않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눈물이나네요..ㅠㅠㅠ생각만으로도 넘 슬프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눈물나네요, 우리강아지 올해로 8년째,인데 지금까지 산 만큼 더 살수있는데도 많이 늙은 모습보면 언젠간 이별을해야한다는생각이 들어요,,, 더욱더 잘해줘야겠어요 강아지한테 우리가족이 전부일텐데,,,
눈물나네요 정말, 준 그 사랑 결코 배반당한 적이 없는...
양희은씨 맘 정말 공감합니다. 저희가족도 애견센터서 새끼 강아지를 데리고와서 15년이나 가족처럼 키우다가 그동안 큰수술도 몇차례나 견뎌내고 삶에 끈을 놓지 않았는데 끝내 노환으로 힘들어하는 우리 담비 보다못해 안락사 시켰어요.병원 수의사 선생님이 너무 사랑을 많이 받아서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거라고 사람으로치면 100세 장수 한거라고 그러더군요 .그리고 이른 초봄 꽁꽁언 땅에 묻어주고 올땐 어찌나 울었었던지 정말 우리집에서 저희랑 온갖추억을 다 지니고 떠난 우리 담비 보고싶어요 ㅠㅠ
이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단지 나쁜 개 주인만 있을 뿐! 이말 백번 공감 되네요ㅜㅜ
저도 개한마리 키우고 있는데, 벌써부터 걱정되거든요... 아직5살이긴하지만, 정이 너무많이 들은지라.... 에휴~ 죽으면, 진짜 우울증걸릴지도 모르겠네요... 그만큼이나 정이 들었단 사실이죠..ㅠ
우리 강아지는 이제 2살인데도 이글 보니깐 마음이 아파요 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세상에 나쁜 강아지는 없다는 말이 마음에 다아요 ㅠㅠㅠㅠㅠㅠㅠ
양희은님 미니홈피 주소도 bobomimi ㅠㅠ
회사인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울컥.............
아이고 ㅠㅠㅠㅠㅠ 우리강아지 지금생리중이라 거실에 묶여있는데 아픈데 묶어나서 미안하다고 엄마랑 강아지한테 사과하거든요 .. 진짜 우리집막내딸에 .엄마아빠 싸우다가도 밍이보면 웃으시고.. 개는 동물이아니라 가족인데. 가족을 버리는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만약 4살정도 넘었으면 수술 시켜주세요. 안그럼 자궁질환 생깁니다. 출산 안하는 개는 늙으면 자궁질환생긴데요.
지금 키우는 아가 하늘나라로 갈꺼 생각만해도 가슴이 철렁..넘 무섭긔...글 너무 공감..
아 눈물나ㅠㅠ
분위기깨서 죄송하지만 적어도 여기에 리플 쓰신 분들이라도 아고라에서 청원중인 유기견 안락사 10일로 개정중인 법안에 반대하는 서명 꼭 좀 부탁드려요!!! ㅠㅠㅠㅠ
에궁....저도 2년전 떠나보낸 울 애기 생각나서 눈물이 나네요 ㅜㅜㅜㅜ 토로야...하늘나라에선 행복하게 뛰어놀아 ㅜㅜ
우리 한솔아. 엊그제 10살 넘었구나. 너 데려올 때 고등학생이었던 언니도 이제 서른을 바라봐, 언니 자리 잡을 때까지 건강하게 살아야해!
저도..두달전에 떠나보낸 강아지가 생각나네요...보고싶다...
이말이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합니다. 우리는 인생의 일부를 그들에게 주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인생의 전부를 바칩니다...제발 외롭다고 기를생각마시고 끝까지 함께할 생각없으면 절대로 기를 생각 조차 하지 맙시다......
아 눈물난다 진짜..
눈물나요 ㅜㅜ 아 ㅠㅠ
아.. 진짜 펑펑 울었다긔ㅠㅠ
역시 양희은씨 참 인간적이고 따뜻한 분이시네요... 날이 갈수록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가 더욱 깊어지는 까닭은 이런 소중한 경험과 추억이 쌓인 덕분이겠죠!
콩아 잘지내고있지 끝까지지켜주지못해서미안해.....정말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