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8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다두)) 사도 축일
두 사도는 열두 사도 중의 두 사도로서, 시몬은 사도들의 이름 목록에서 열한 번째에 놓인 사도이고, 가나 출신으로서 유다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혁명당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성 유다는 타대오라고도 하며 최후 만찬 때 주님께 “주님, 저희에게는 주님 자신을 드러내시고 세상에는 드러내지 않으시겠다니 무슨 까닭입니까?”(요한 14,22) 여쭈어본 사도였다.
성서에서는 유다를 가리옷 사람 유다와 구별하고 있다. 오늘 복음을 보면, 교회의 사도적 전통의 토대가 될 열두 제자를 뽑아 사도로 이름 지어 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 주님께서 먼저 하신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신 것입니다.
부족하고 나약한 제자들의 모습입니다. 세속적인 기준으로는 ‘왜 이런 사람을 뽑았을까?’ 싶은 사람들입니다. 당시에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들은 왜 제외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 하나는, 이런 선택을 위해 산에 가시어 밤을 새워 하느님께 기도하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일을 계속할 제자들을 선택하신다. 제자들을 선택하셨다는 것은 주님께서 항상 사람들과 사귀시며 함께 일하시고 하시는 일에 사람들을 필요로 하신다는 뜻이다.
마르 3,14에 보면, 예수께서 제자들을 택하신 이유 중의 하나가 ‘당신과 함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셨다. 즉 제자의 신분은 그분의 도구나 심부름꾼이나 종이 아니라, 당신의 일을 함께 생각하고 염려하고 기쁨을 나누는 친구의 신분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죄 많고 부족한 사람을 부르시고 택하시고 친구로서 대하시는 것을 볼 때 참으로 큰 은총이다. 주님도 기도하셨습니다. 이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와 하나를 이룰 수 있었고, 하느님 뜻에 맞게 당신의 일을 하실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잘 기도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섣부른 판단을 하게 되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보다는 자기 뜻을 내세우는 데 더 집중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기도는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어렵고 힘들기만 한 기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어떻게 기도하고 계십니까? 먼저 많이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의심도 들었을 것 같습니다. 놀라운 기적을 볼 수 있었지만, 예수님께서는 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셨고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빴기 때문입니다. 바쁘고, 배고프고, 그리고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이시니 분명히 풍요로움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부족함 투성입니다. 이 부족함 안에 계속 머물라고, 전교 여행을 보내실 때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부족함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부족했을 때 행복의 이유를 더 많이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모범을 직접 보여주신 예수님이십니다. 그렇다면 예수님 삶은 풍요로움이 가득했을까요? 아닙니다. 그 삶도 부족함 그 자체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부족함으로 이 땅에 오셨던 것입니다. 이런 모범을 보여주시는 예수님을 따른다는 우리는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하려고 할까요? 부족함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길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었습니다. 아멘.
☆오늘 본명축일을 맞이하는 시몬과 타대오(다두)형제님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진심으로 축일을 축하드립니다. 대구성당성당 이종윤시몬형제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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