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디아 코마네치, Nadia's theme]
1976년 7월 18일,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 내 체조 경기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은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전이 열리는 날이었고, 전 세계의 이목은 미국도, 소련도 아닌, 루마니아의 15세 소녀에게 쏠려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나디아 코마네치(Nadia Comăneci). 말수 적고 차분한 표정의 이 소녀는 이날 체조 역사상 가장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160cm의 키, 가느다란 팔다리, 그리고 무엇보다 흠 잡을 데 없는 기교와 유연성. 그녀는 이른 아침, 평균대에 올랐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이어지는 회전과 도약,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완급조절, 그리고 마지막 착지. 경기가 끝나자 관중석은 숨을 죽였다. 조용한 정적을 깨고 일제히 쏟아지는 박수. 모두가 기대한 눈길은, 점수판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 순간, 점수판에 뜬 숫자는 '1.00'. 모두가 의아해했지만 곧 진실이 드러났다. 당시 점수판은 최대 9.99까지 밖에 표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최 측은 10점 만점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디아 코마네치는 체조 역사상 최초로 '10.00'이라는 점수를 받은 선수가 되었고, 그날만 해도 세 번의 만점을 받으며 세계 스포츠사의 전설로 떠올랐다.
이후 나흘간, 코마네치는 총 7번의 10점 만점을 기록하며 여자 개인종합 금메달, 평균대와 마루운동 금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포함한 5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이 전설을 더욱 감성적으로 각인시킨 것이 바로 'Nadia’s Theme'라는 음악이다. 많은 이들이 이 음악이 그녀가 경기에서 사용한 곡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체조에서 유일하게 음악을 사용하는 마루운동에서 코마네치는 로맘 라스칼리노프(Roman Vlad)의 음악을 편곡한 작품을 사용했으며, 'Nadia’s Theme'는 코마네치의 실제 경기 음악이 아니었다.
'Nadia’s Theme'의 원곡은 1971년에 개봉된 미국 영화 Bless the Beasts and Children의 OST로 작곡된 곡이다. 하지만 올림픽 직후 미국의 TV 스포츠 프로그램이 코마네치의 연기 장면을 편집해 방송하면서 이 음악을 삽입했고, 그 연기와 음악이 만들어낸 영상미가 워낙 인상 깊었던 탓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이 음악을
Nadia's theme로 부르게 됐으며 후에 그녀를 위해 정식 헌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