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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호보(鷹視虎步)
매의 눈빛과 범의 걸음걸이라는 뜻으로, 흉악한 사람의 외모를 일컫는 말이다.
鷹 : 매 응(鳥/13)
視 : 볼 시(見/5)
虎 : 범 호(虍/2)
步 : 걸음 보(止/3)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인관계다. 처음 만났을 때 느끼게 되는 얼굴의 생김새 인상(人相)은 3초 만에 인식이 완료돼 오랫동안 간다고 해서 콘크리트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첫 인상(印象)을 결정짓는 중요 요인은 아무래도 외모가 첫손으로 꼽히고 목소리와 어휘 등이 뒤따른다고 한다.
사람은 얼굴보다 마음이 고와야 한다고 말들 하지만 처음 만나면서 마음을 볼 수 없으니 아무래도 첫 인상은 먼저 보이는 용모일 수밖에 없다.
처음 만났을 때 상대방이 용의 얼굴과 호랑이의 눈썹을 가진 용안호미(龍顔虎眉)로 느낀다면 엄숙함에 위압을 느낀다. 용처럼 날뛰고 범처럼 걷는다는 (龍驤虎步)의 인상을 주었다면 용맹스런 영웅의 모습을 연상한다.
그런데 상상의 용은 보지 못했으니 상상이겠고, 매와 같은 눈빛(鷹視)에 호랑이 같은 걸음걸이(虎步)라면 날카로운 매가 연상되니 흉악한 사람의 외모를 형용하는 말이 된다. 매 눈초리에 이리의 걸음 응시낭보(鷹視狼步)라 해도 같은 뜻이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초(楚)나라의 간신 비무기(費無忌)의 모함으로 부친을 잃은 오자서(伍子胥)는 오(吳)나라 합려(闔閭)의 휘하로 망명했다. 얼마 뒤 같은 처지의 백비(伯嚭)도 귀순해 오자 오자서는 연회를 베풀고 환대했다.
연회에 참석하고 있던 피리(被離)라는 대부가 오자서에게 말했다. '백비는 눈길이 매와 같고 범과 같이 걸으니, 필시 살인을 저지를 나쁜 상(鷹視虎步 專功擅殺之性)'이라며 가까이 하지 말라고 했다.
오자서는 백비와 같은 원한을 지녔기 때문이라며 충고를 듣지 않았다. 결국 월(越)나라와 내통한 백비에 의해 오자서는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 후한(後漢)의 조엽(趙曄)이 쓴 오월춘추(吳越春秋)에 나온다.
외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첫 인상을 위해 들이는 노력은 눈물겹다. 처음 각인된 잘못된 인상을 바로 잡는 데는 200배의 정보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취업을 할 때 남녀를 불문하고 성형을 한다고 하고, 정치인들이 출마를 할 때 유권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사람의 얼굴은 열두 번 변한다고 하니 변하지 않게 마음을 닦는 것이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 鷹(매 응)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새 조(鳥;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鷹(응)은 ①매(맷과의 새) ②송골매(매) ③해동청(海東靑: 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매를 달리 이르는 말을 응자(鷹子), 사냥 때 부리는 매와 개를 응견(鷹犬), 사냥하는 매의 꼬리에 다는 방울을 응령(鷹鈴), 매와 같이 눈을 부릅뜨고 봄을 응시(鷹視), 매가 하늘을 날 듯 위엄이나 무력을 떨침을 응양(鷹揚), 물수리를 달리 이르는 말을 어응(魚鷹), 매로 사냥을 함을 사응(使鷹), 개인이 사사로이 기르는 매를 사응(私鷹), 둥지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 매를 소응(巢鷹), 길 들인 매를 진응(陳鷹), 매를 놓아 사냥하던 일을 방응(放鷹), 아직 사냥에 길들어지 않은 매를 신응(新鷹), 매를 가꾸어 기름 또는 그 매를 양응(養鷹), 매처럼 노려 보고 독수리처럼 서 있다는 뜻으로 위엄이 있는 자태를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응린악립(鷹瞵鶚立), 제비턱에 매의 눈이라는 뜻으로 장수의 상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연함응시(燕頷鷹視), 소리개를 매로 보았다는 뜻으로 못 쓸 것을 쓸 것으로 잘못 보았다는 말을 시치유응(視鴟猶鷹), 스산한 가을에 매가 알을 깐다는 뜻으로 매가 가을에 알을 까면 그 새끼가 추운 겨울을 무사히 넘기기가 어렵다는 것에 비유하여 우매한 것을 비유하는 말을 응부냉추(鷹孵冷秋) 등에 쓰인다.
▶️ 視(볼 시)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볼 견(見;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示(시)는 신이 사람에게 보이다, 見(견)은 눈에 보이는 일이라는 뜻으로 視(시)는 똑똑히 보이다, 가만히 계속하여 보다, 자세히 조사함으 말한다. 見(견)은 저쪽에서 보여오는 일, 視(시)는 이쪽에서 가만히 보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視자는 '보다'나 '보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視자는 示(보일 시)자와 見(볼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示자와 目(눈 목)자가 합한 형태였다. 여기서 示자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을 그린 것으로 '보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보이다'라는 뜻을 가진 示자에 目자가 결합한 視자는 '신이 보이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한 의미에서의 '보다'나 '~로 여기다', '간주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視(볼 시)는 ①보다 ②엿보다 ③보이다 ④간주하다 ⑤맡아보다 ⑥본받다 ⑦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살필 찰(察), 살필 심(審), 조사할 사(査), 검사할 검(檢), 볼 감(監), 벼슬 감(監), 바라볼 조(眺), 보일 시(示), 볼 견(見), 볼 람(覽), 볼 관(觀), 볼 열(閱), 나타날 현(顯)이다. 용례로는 빛의 자극을 받아 눈으로 느끼는 것을 시각(視覺), 눈이 가는 방향을 시선(視線), 눈으로 봄과 귀로 들음을 시청(視聽), 눈의 보는 힘이 미치는 범위를 시야(視野), 눈이 보는 힘이 미치는 범위를 시계(視界), 돌아다니며 실지 사정을 살펴 봄을 시찰(視察), 물체의 존재나 형상을 인식하는 눈의 능력을 시력(視力),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거리를 시정(視程), 사무를 봄을 시무(視務), 존재나 있는 값어치를 알아주지 아니함을 무시(無視), 경계하기 위하여 미리 감독하고 살피어 봄을 감시(監視), 주의해서 봄이나 자세히 눈여겨 봄을 주시(注視), 가볍게 봄이나 가볍게 여김을 경시(輕視), 착각으로 잘못 봄을 착시(錯視), 가까운 데 것은 잘 보아도 먼 데 것은 잘못 보는 눈을 근시(近視), 먼 데 것은 잘 보이고 가까운 데 것은 잘 보이지 않는 시력을 원시(遠視), 눈을 돌리지 않고 똑바로 내쏘아 봄을 직시(直視), 간섭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음을 좌시(坐視), 눈길을 주어 한동안 바라보는 것을 응시(凝視), 돌아다니며 보살핌을 순시(巡視), 업신여기거나 냉대하여 흘겨봄을 이르는 말을 백안시(白眼視), 안중에 두지 아니하고 무시한다는 말을 도외시(度外視), 따뜻하고 친밀한 마음으로 본다는 말을 청안시(靑眼視), 백성을 제 자식처럼 여긴다는 말을 시민여자(視民如子), 죽음을 삶같이 여기고 두려워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사여생(視死如生), 죽는 것을 고향에 돌아가는 것과 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사여귀(視死如歸), 보고도 보지 못한 체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시약불견(視若不見), 보기는 하되 보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시이불시(視而不視), 우물 속에서 별을 본다는 뜻으로 우물 안에서는 겨우 몇 개의 별밖에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이 사사로운 마음에 가리우면 견해가 한 편에 치우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정중시성(井中視星), 열 사람의 눈이 보고 있다는 뜻으로 세상 사람을 속일 수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십목소시(十目所視), 범이 먹이를 노린다는 뜻으로 기회를 노리며 형세를 살핌을 비유하는 말을 호시탐탐(虎視眈眈), 눈으로 먹고 귀로 본다는 뜻으로 맛있는 것보다 보기에 아름다운 음식을 좋아하고 몸에 맞는 것보다 귀로 들은 유행하는 의복을 입음을 이르는 말을 목식이시(目食耳視) 등에 쓰인다.
▶️ 虎(범 호)는 ❶상형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갑골문의 호(虎)자는 머리는 위로 향하고 꼬리는 아래로 향하며 몸에는 무늬가 있다. 중국인들은 호랑이의 머리에 왕(王)자가 크게 쓰여 있어서 호랑이가 바로 동물의 왕이라고 생각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虎자는 '호랑이'나 '용맹스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호랑이는 예나 지금이나 용맹함을 상징한다. 그러나 고대인들에게 호랑이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신비의 영물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문자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虎자가 쓰인 글자 대부분은 '용맹함'이나 '두려움'이 반영되어 있다. 갑골문에 나온 虎자를 보면 호랑이의 몸집과 얼룩무늬가 그대로 표현되어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획이 변형되면서 지금의 虎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참고로 虎자는 폰트에 따라 다리 부분이 儿자나 几자가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虎(호)는 虍(범호 엄)부수로 ①범, 호랑이 ②용맹스럽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범의 꼬리를 호미(虎尾), 용맹스러운 장수를 호장(虎將), 호랑이와 이리를 호랑(虎狼), 털이 붙은 범의 가죽이라는 호피(虎皮), 범에게 당하는 재앙을 호환(虎患), 범의 위세란 뜻으로 권세 있는 사람의 위력을 호위(虎威), 매우 용맹스러운 병사를 호병(虎兵), 범과 같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사방을 둘러 봄을 호시(虎視), 사나운 범을 맹호(猛虎), 큰 호랑이를 대호(大虎), 엎드려 앉은 범을 복호(伏虎), 다른 산에서 온 호랑이를 객호(客虎), 용맹스럽고 날래다는 비유를 비호(飛虎), 소금처럼 흰 눈으로 만든 호랑이를 염호(鹽虎), 범이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도 죽은 뒤에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말을 호사유피(虎死留皮), 범이 먹이를 노린다는 뜻으로 기회를 노리며 형세를 살핌을 비유하는 말을 호시탐탐(虎視眈眈), 용이 도사리고 범이 웅크리고 앉았다는 뜻으로 웅장한 산세를 이르는 말을 호거용반(虎踞龍盤), 범과 용이 맞잡고 친다는 뜻으로 영웅끼리 다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척용나(虎擲龍拏), 범에게 고기 달라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림도 없는 일을 하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호전걸육(虎前乞肉), 구사 일생으로 살아 남은 목숨을 일컫는 말을 호구여생(虎口餘生), 잡았던 범의 꼬리를 놓기가 어렵다는 뜻에서 위험성이 있는 일을 비롯한 바에 그대로 나가기도 어렵고 그만두기도 어려움을 가리키는 말을 호미난방(虎尾難放), 범의 꼬리와 봄에 어는 얼음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한 지경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미춘빙(虎尾春氷), 범의 굴에 들어가야 범의 새끼를 잡는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큰 위험을 각오하지 않으면 큰 수확을 얻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혈호자(虎穴虎子), 호랑이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함을 이르는 말을 호시우보(虎視牛步), 매우 위험한 참언이라는 뜻으로 남을 궁지에 몰아넣는 고자질이나 헐뜯는 말을 이르는 말을 호구참언(虎口讒言),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비슷한 상대끼리 맹렬히 다투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양호박(龍攘虎搏) 등에 쓰인다.
▶️ 步(걸음 보)는 ❶회의문자로 歩(걸음 보)의 통자(通字)이고, 歨(걸음 보)는 동자(同字)이다. 止(지)는 발의 모양으로, 옛 자형(字形)은 오른쪽을 향한 것이나 왼쪽을 향한 것이 같았다. 步(보)는 止(지)를 포갠 것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것을 말한다. 옛날엔 큰 길을 나타내는 行(행)을 붙여서 쓰는 자체도 있었다. ❷회의문자로 步자는 ‘걸음’이나 ‘걸어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步자는 두 개의 止(발 지)자가 위아래로 결합한 모습이다. 지금의 步자는 마치 止자와 小(적을 소)자를 결합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래에 있는 획은 止자가 변형된 것이다. 步자의 갑골문을 보면 길게 삐져나온 엄지발가락이 좌우로 함께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 걷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步자는 ‘걸음’이나 ‘걸음걸이’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步(보)는 (1)거리를 재는 단위의 하나로, 주척(周尺)으로 여섯 자 (2)평(坪) (3)거리를 발걸음으로 재는 단위로 한 발짝 뛰어 놓을 때 발과 발 사이. 걸음 등의 뜻으로 ①걸음, 걸음걸이 ②보(거리의 한 단위) ③행위(行爲) ④운수(運數), 시운(時運) ⑤보병(步兵) ⑥처하다 ⑦나루터 ⑧걷다, 걸어가다 ⑨뒤따르다 ⑩천문을 재다, 헤아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도보로 전투하는 병정을 보병(步兵), 힘차고 씩씩하게 걷는 걸음을 보무(步武), 걸음걸이의 모양을 보태(步態),걸음의 발자국과 발자국 사이의 거리를 보폭(步幅), 걸음을 걷는 법을 보법(步法), 사람이 두 다리로 걸어가거나 걸어오는 것을 보행(步行), 사람이 다니는 길을 보도(步道), 걸음걸이의 속도나 모양을 보조(步調), 남에게 좌석이나 길이나 물건 따위를 사양하여 물러나는 것을 양보(讓步), 더욱 발달함 또는 차차 더 좋게 되어 나아감을 진보(進步), 보행의 첫걸음 또는 학문이나 기술 등의 첫걸음을 초보(初步), 제자리에 서서 하는 걸음을 답보(踏步), 활개를 치고 거드럭거리며 걷는 걸음을 활보(闊步), 뒤로 물러감으로 후퇴를 퇴보(退步), 바람을 쐬기 위하여 이리저리 거닒을 산보(散步), 어떤 목적지까지 걸어서 가거나 다녀옴을 행보(行步), 타지 아니하고 걸어감을 도보(徒步), 걸음걸이가 씩씩하고 버젓하다는 말을 보무당당(步武堂堂), 한단에서 걸음걸이를 배운다는 뜻으로 제 분수를 잊고 무턱대고 남을 흉내내다가 이것저것 다 잃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한단지보(邯鄲之步), 날로 달로 끊임없이 진보 발전함을 이르는 말을 일진월보(日進月步), 일곱 걸음에 시를 짓는 재주라는 뜻으로 시를 빨리 잘 짓는 재주를 이르는 말을 칠보지재(七步之才), 상대방 또는 남에게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일보불양(一步不讓),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천천히 거님을 이르는 말을 미음완보(微吟緩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