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목사 이전에 성도로서의 참된 삶이 있게 하시고
지도자라 자처하기 전에 진실한 인간이 되어지게 하소서.
말로는 항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겠다고
입술에 기름을 바른 듯 앵무새 되어 조잘대지만
삶의 현장에서는 언제나 내 영광을 구하고 있나이다.
큰 교회를 이루지 못한 배 아픔에
소화제가 떨어질 날이 없고
좋은 차, 더 큰집에서 살지 못한 현실을 자학하고
주님 뜻대로가 아닌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을 한탄하며
어떻게 하면 저 장로, 저 집사를 굴복시킬까
불면의 밤도 수 없이 있더이다.
교계 신문을 볼 때마다
대문짝만하게 나온 인사들의 사진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나는 언제쯤 저런 어깨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를
곱씹느라 이빨 성할 날이 없고
한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노회와 총회로 진출하여
내 이름을 알려야겠다는 조바심이 꿀떡 같이 일어나고
주님 오실 날을 사모함보다
이런 내 날이 속히 오기를 학수고대하는
호기로움이 내 친구 되어 나를 구슬리고 있나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않고
능력에 있사오며 외모를 보지 않고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 신전의식을 갖게 하시고
화려한 건축물과 숫자에 민감하여
비교의식에서 오는 열등감으로 살아가기보다는
점이 모여 선을 이루듯
주어진 하루하루를 최선으로 살게 하소서.
하나님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내 실리를 채우지 않게 하시고
희생과 헌신을 외치면서
나를 살찌우는 모순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독선과 아집으로 양들의 소리를 외면하고
털 내놔라, 젖 짜내라, 고기 내놔라
양을 잡아먹는 이리의 잔혹성을 버리게 하시고
자기우상 자기도취에서 헤어나게 하소서.
피 값으로 세우신 주님의 교회와
양들을 위한 헌신과 손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뻐하게 하시고
피 한 방울, 물 한 방울까지도
남김없이 우리 위하여 흘리시고
‘내가 다 이루었다’고 고백하시던
주님의 심장을 갖게 하소서.
안수를 언제 받았느냐
서열이 어떻게 되느냐를 뒤로하고
여전히 목사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음을 알아
교육시키는 목사가 아니라
교육받는 목사로 서게 하시고
말 많고 가르치려고만 하는 목사가 아니라
더 많이 듣고 보고 깨닫는 목사 되어
주님의 향기로 살게 하소서.
죄의 자리에 서게 됨을
부끄럽고 고통스럽게 여기며
축복과 교회성장을 가장한 사단의 달콤한 음성을
단호하게 거절하는 용기를 가지며
내게 대한 정당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여
발전과 성숙의 기회로 삼게 하시고
포즈만을 취하는 삶이 아니라 한번 신실하게
살 수 있는 능력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어떤 여학교에 가니
이런 말이 학교의 교훈으로 있더이다.
“人, 人, 人, 人, 人”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 사람이라’로 이해되었나이다.
진정 도의를 알고 실천하는 인격자로,
주님을 사랑하는 신실한 신자로,
여름철 추수하는 날의 얼음냉수와 같이
주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충성스런 일꾼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진정 목사가 되고 싶은 목사 elca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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