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재개발 시장은 도심재개발 활성화를 내세웠던 이명박 대통령 당선으로 상승 기조 속에 출발했다.
△정부의 4차뉴타운 언급 △4~5월 총선 당시 후보자들의 뉴타운, 재개발 공략으로 2008년 상반기 재개발시장은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뉴타운 및 재개발 구역 외에도 4차뉴타운 후보지와 주변 지역의 단독, 다가구 밀집지역까지 가격이 많이 올랐다.
하지만 가격은 급등한 데 반해 서울시 4차뉴타운이 철회되고 전반적인 사업 진행 및 규제 완화는 더디게 진행됐고 과도한 지분쪼개기에 거래허가 규제까지 맞물려 투자수요가 위축되면서 가격도 조정국면으로 돌아섰다.
하반기 접어들면서는 경기 침체와 함께 주요 재개발시장도 하향세를 보였다. 단기간 급등한 가격 부담과 지분쪼개기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분양가상한제 규제로 일반분양가와 조합원분양가 차이가 적은 단지도 나타나면서 재개발 상품의 투자성이 낮아져 지분값은 급락하고 거래는 실종됐다.
[2008년 수도권 주요 재개발 사업 추진 현황]
■ 재정비촉진지구 사업진행 활발, 상반기 관리처분인가 집중 = 2008년 재정비촉진지구의 사업진행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2008년 한해 개발계획이 확정된 사업장은 총 7개 구역으로 △관악 신림 △금천 시흥 △동대문 이문,휘경 △동작 흑석 △서대문 북아현 △성북 장위 △송파 거여 △은평 수색 등이다.
그 외 중랑 망우는 8구역, 길음은 길음역세권 구역이 재정비촉진계획안이 확정됐다. 또한 강북구 미아와 동대문구 전농답십리 뉴타운 사업이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어 재정비촉진계획을 위한 사업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 밖에 2008년 서울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사업장은 총 27곳으로 이중 23곳이 상반기에 집중됐다. 지역도 은평, 동대문, 마포, 성동 등 강북권에 집중됐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작년 11월 30일 이전에 관리처분인가 신청 구역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재개발 이주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인근 지역 다세대, 주택 등 전세 물량 부족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 경기 추가 재촉지구 예정지 발표, 서울시 4차뉴타운 지정은 취소 = 한편 서울시 4차뉴타운 지정은 후보지로 거론된 강서, 용산, 구로 등 다세대, 연립주택 집값이 폭등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기 중엔 추가 발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후속 거래가 끊기고 지분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시와 달리 경기도는 9.23일 경기 뉴타운 추가 예정 지역을 발표했다. 김포, 양곡, 남양주 퇴계원, 시흥 대야, 오산 등 7곳이다. 1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부천, 고양 등도 주민설명회를 거치면서 사업추진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08년 수도권 재개발 시장 가격 동향]
■ 하반기 재개발 지분가격 하락폭 커져 = 재개발 지분가격은 상반기 고점을 찍은 후 하반기 들어 크게 떨어졌다. 상반기 단기간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재개발 투자 메리트가 떨어져 사업진척을 보인 사업장에서는 실망 매물이 속출했다.
또한 경기 침체 등으로 초기 사업장에서도 추가부담금에 대한 자금 부담이 커져 조합원 물건이 늘었다. 지분 투자 문의도 사라져 이주 중인 사업장에서는 프리미엄이 크게 낮아진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2008년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왕십리뉴타운1,2구역 109㎡는 상반기에 프리미엄이 1억8000만원~2억2000만원 선이었으나 하반기에는 1억7000만원~2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거래가 없어 가격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는 왕십리뉴타운3구역 99㎡도 프리미엄이 2억~2억3000만원 선에 형성됐지만 현재는 1억7000만원~1억8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상반기 관리처분인가를 집중적으로 받은 마포, 서대문구 일대도 프리미엄이 1억 미만으로 크게 떨어졌다.
5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아현제3구역 82㎡는 상반기에 프리미엄이 1억3000만원, 105㎡는 1억8500만원까지 올랐으나 4분기 들어서는 중소형 모두 프리미엄이 1억원대로 내렸다.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3구역 109㎡는 1억6000만원~1억7000만원 선에 거래됐으나 4분기에는 프리미엄이 8000만원~9000만원까지 떨어졌다.
2008년 재정비촉진계획안이 확정된 구역도 가격 하락은 비켜가지 못했다. 송파구 거여동 거여마천재정비촉진지구는 올해 개발계획안이 확정됐지만 지분가격이 3.3㎡당 최고 5000만원에서 40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여전히 지분가격은 높지만 2006년 초반 수준으로 돌아간 가격이다.
지하철 9호선과 한강변에 위치해 투자 관심이 높았던 흑석재정비촉진지구도 프리미엄이 떨어졌다. 흑석5,6구역은 2008년 9월 추석까지 109㎡ 프리미엄이 2억2000만원~2억5000만원까지 형성됐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프리미엄은 최근 1억4000만원 선까지 하락했다. 82㎡는 프리미엄이 1억원 아래로 나오지만 매수문의가 없어 거래가 뜸한 실정이다.
■ 과도한 지분쪼개기와 상한제, 집값 하락으로 조합원 수익성 악화 = 하반기 재개발 지분시세 하락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내외 불황과 금융 위기는 물론 과도한 지분쪼개기와 분양가 상한제 분담, 주변 집값 하락에 따른 추가 부담 증가 등이다. 하락 우려에 비해 급등한 지분가격 부담과 거래 규제 영향으로 수요도 크게 위축된 상태여서 하반기 가격 하락이 가속됐다.
성동구 행당제5구역은 무분별한 지분쪼개기로 소위 1대 1 재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총 551가구 중 임대가구수 94가구를 제외한 457가구 모두 조합원들에게 돌아갔다. 일반분양이 없다.
이러한 사업장은 2009년에도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마포 용강3구역, 성동구 금호동, 북아현구역 등 재개발 구역에선 건립가구수보다 조합원수가 많아 일반분양 물량이 없는 사업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 첫 적용대상인 답십리16구역은 일반분양가와 조합원분양가격 차이가 3.3㎡당 100만원에 불과해 조합원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 총 1334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이 50%를 차지해 사업성이 좋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조합원분양가와 일반분양가 격차가 크지 않았다.
이처럼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중 지분쪼개기가 많았던 사업장의 조합원 수익성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한 사업장들도 사정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서둘렀던 사업장 곳곳에선 잡음이 나타났다.
조합원 동의를 쉽게 받기 위해서 조합원들에게 감정평가액과 추가부담금 규모를 알려주지 않은 채 통과시킨 재개발 관리처분계획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작년 11월 무리하게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은평7구역 등에서는 관리처분계획 무효소송이 잇따랐다.
무리하게 관리처분계획을 신청한 사업장의 조합원 소송이 2009년까지 이어져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높다.
마지막으로 올 상반기 재개발 지분 시세가 급등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몰렸지만 하반기 재개발 시장도 거래시장 분위기가 역전되면서 약세를 이어갔다. 또한 주변 집값도 하락해 매입시세보다 낮은 감정평가를 받는 조합원들이 늘어났고 추가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수익성이 낮아졌다.
[2009년 재개발 시장 전망]
재개발 규제 완화 기대 = 2008년 재개발 시장은 지분쪼개기와 고점투자 및 금융위기에 따른 대출 이자비용 증가 등으로 조합원들의 투자 부담이 컸던 한 해였다. 대대적인 정부의 규제 완화 중 재개발 부분은 비중이 높지 않았고 오히려 토지거래허가기간을 연장하면서 실망감으로 인한 재개발 시장의 가격 약세 및 거래 부진이 이어졌다.
또한 일부 재개발 사업장은 각종 규제 및 비리로 사업 자체 지연도 많았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사업장에서 행정소송으로 인해 사업이 대부분 지연됐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사업장도 조합원 부담이 늘면서 조합원들간의 마찰이 빚어져 사업이 지연되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9년에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주택공급 확대의 일환으로 재개발시장의 규제도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많다. 도심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서울시가 뉴타운 역세권 용적률 완화를 검토 하는 등 인센티브가 기대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요건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도 고려되고 있어 크게 위축됐던 재개발 거래 시장도 내년에는 조금씩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지분가격이 높은 사업장이 많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지만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은 유망 구역의 경우에는 싸게 출시되는 급처분 매물을 중심으로 신중한 투자 검토가 가능하다.
자료원:매일경제 2009.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