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백사마을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 공릉산 길을 걷다가 내친김에 백사마을로 돌아서 집에 왔다 서울에서 남은 마지막 달동네 노원구 중계동 산 104번지
생명의 계절 사월답게 새로 돋은 나뭇잎은 생기 있고 고아한데 먼저 핀 봄꽃은 꽃비되어 내린다 조악한 시멘트 불록 담장위로 담쟁이넝쿨이 기어오른다.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길 한켠에 지난겨울 버려진 연탄재가 비를 맞고 천막으로 덮고 밧줄로 묶고 돌까지 얹은 낡은 지붕 너머로 불암산이 솟아 있다. 그 위로 운무가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오늘따라 개 짖는 소리도 멈추고 비 오는 날 백사마을은 산사처럼 고요하다 재개발을 앞두고 하나 둘씩 떠난 주민들 이 곳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서울 속의 고향 마을 눈뜨고는 볼 수 없다. 2011. 4. 27. 아침에 이 종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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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ewoonpa 원문보기 글쓴이: 운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