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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마을
 
 
 
카페 게시글
길있는시 스크랩 비 오는 날의 백사마을
운파(이종호) 추천 0 조회 12 11.04.28 11:0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비 오는 날의 백사마을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

공릉산 길을 걷다가 내친김에

백사마을로 돌아서 집에 왔다

서울에서 남은 마지막 달동네

노원구 중계동 산 104번지

 

생명의 계절 사월답게 새로 돋은

나뭇잎은 생기 있고 고아한데 

먼저 핀 봄꽃은 꽃비되어 내린다

조악한 시멘트 불록 담장위로

담쟁이넝쿨이 기어오른다.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길 한켠에

지난겨울 버려진 연탄재가 비를 맞고

천막으로 덮고 밧줄로 묶고 돌까지 얹은

낡은 지붕 너머로 불암산이 솟아 있다.

그 위로 운무가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오늘따라 개 짖는 소리도 멈추고

비 오는 날 백사마을은 산사처럼 고요하다 

재개발을 앞두고 하나 둘씩 떠난 주민들

이 곳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서울 속의 고향 마을 눈뜨고는 볼 수 없다.


          2011. 4. 27. 아침에 이 종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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