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
이 영화를 처음 보게 된 계기를 이야기하자면 사실 "비"라는 신인가수의 노래제목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나쁜 남자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는걸 알고 얼마나 나쁜 남자이길래 제목이 이럴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영화가 나쁜 남자라는 노래와 내용이 비슷한 걸까? 영화 나쁜 남자를 바탕으로 노래를 만들었나? 하는 궁금증과 함께 어느날 우연히 비디오를 빌리러 갔다가 그 궁금증을 한번 풀어보고싶은 생각에 빌려보게 되었다.
그게 작년이었는데, 그 내용이 머릿속에서 어렴풋이 사라질려고 하는 찰나 이 수업의 레포트로 영화를 봐야하는데 그 목록 중 나쁜 남자가 있어서 이번엔 집에서 컴퓨터로 다운 받아서 보게 되었다.(집에 비디오만 정상적으로 되었더라면 이렇게 인내심 테스트를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첨으로 영화를 컴퓨터로 봤는데 힘든 일이었다.)
예전에 비디오를 봤을 때에는 단순히 어떤 내용 인지만 생각하고 봤던 터라 이번처럼 주제를 (도덕적 역겨움) 생각하며 다시 한번 더 감상해 보았다.
도덕적 역겨움이란? 과연 도덕적 역겨움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조금은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주제여서 한참을 고민하였다.
도덕적 역겨움. 비도덕적인 것을 보거나 겪게 될 때 느끼게 되는 도덕적인 것에 어긋날 때 느끼는 그것이 도덕적 역겨움 일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나쁜 남자.
이 영화는 나쁜 남자 한기와 그로 인해 대학생에서 사창가에 접대부로 하루아침에 바뀌어버린 선화의 이야기이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한기는 처음 본 선화에게 시선을 뺏기게 되고, 그런 한기의 시선이 선화에게는 역겨움으로 다가온다.
경멸에 찬 눈빛으로 한기의 시선을 외면해 버리고, 한기는 선화의 그런 모습에 분노를 느낀다.
그리고 길 한복판에서 남자친구와 함게 있는 선화의 입술을 훔치게 되는데, 이 장면에서 나쁜남자라는 영화제목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고,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해졌다.
선화의 입장에서 보면 한기의 그런 행동에서 정말 속이 메스꺼울 정도로 역겨웠을 것이고, 수치스러웠을 것이다.
그 표현을 현기의 얼굴에 침을 뱉으므로 해서 나타낸 것 같다.
사람들은 기분이 나쁘거나, 안 좋은 것을 볼때면 침을 뱉곤 한다.
침을 입밖으로 뱉는 행위는 도덕적이지 못하다.
그런 행동을 보이므로 해서 선화는 한기에게서 받은 모욕감과 역겨움을 조금은 해소했을 것이다.
운이 나쁘고 재수가 없어 미친놈한테 당했다는 생각과 함께.
그것이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게 되는 운명의 예고인 것을 모른채
한기는 보복감에 그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철저한 덫을 준비한다.
그 덫은 바로 돈지갑이었다.
선화는 대학생에 예쁜외모, 멋진 남자친구도 있지만 그녀에게는 사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았고 그 욕구를 다 채우지 못한다는 걸 알고는 한기가 그녀에게 덫을 놓게 된다.
서점에서 책을 보다 한 페이지를 찢어 몰래 챙기는 선화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도 도덕적으로 그리 착한 여자는 아닌 것 같았다.
아무리 가지고 싶다지만 사지도 않은 책을 찢어 버리다니.
그 행위도 도둑질과 다를 것이 없다.
선화에게서도 도덕적 역겨움이 조금 씩 느껴졌다.
책 옆에 놓여있는 돈지갑을 주인 찾아 줄 생각을 못했으면 그냥 놔두고 지나 갈 수도 있었을 텐데 선화는 그 지갑을 몰래 챙겨 화장실로 가서 돈만 가질려고 했으나, 덫이었던 지갑이 그녀를 그렇게 가만히 놓아둘 리가 없었고, 선화는 한기의 덫에 제대로 걸려 들게 된 것이다.
한기의 덫, 돈지갑.
선화가 만약 조금이라도 양심을 가진 도덕적인 사람이었다면, 한기의 덫에 그렇게 쉽게 걸려 들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었다면 더 이상 영화가 진행 되지도 않았겠지만 말이다.
한기의 덫에 걸려든 선화는 사창가로 팔려가게 된다.
한기의 생활 터전인 그곳에 선화를 데려가 접대부를 시키게 되는걸 보면서 정말 나쁜 놈이란 생각이 들었다.
선화가 그렇게 그곳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거울 뒷면에서 몰래 쳐다보고 있던 한기의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
처음에 한기가 선화의 입술을 훔칠 때까지만 해도 사실 조금은 한기에게 동정심이 들었었다.
선화를 보고 한 눈 에 들어 왔을 만큼 그녀에게 반했다는 건데, 그런 마음을 그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한기의 모습이 마치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불쌍한 인간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자는 사랑을 주는 방법도 모른다는 말처럼 한기가 그런 사람인 것 같아서 동정심이 조금 들었다.
그러나, 사창가에서 한기의 모습에는 비열하고 정말 그야말로 나쁜 놈이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그렇게 까지 해야 했을까?
자신도 그런 선화를 보면서 괴로운 마음이 들었을 텐데 그곳에서 도망치려는 선화를 끝까지 잡아와서 그렇게 망가뜨려야 했을까?
정말 이해 할 수 없었다.
하루아침에 대학생에서 접대부로 변해버린 선화.
그녀도 처음에는 그런 자신의 모습에 견딜 수 없을 만큼 괴로워했지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자포자기로 자기 자신을 버린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만 봐주는 한기.
선화는 경멸했던, 역겨움만 가득했던 그의 시선이 사랑인가 혼란스러워 한다.
사랑한다면 선화를 그곳에서 놓아주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보편적으로 생각하는)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한기의 비정상적인 모습은 우리에게 도덕적 역겨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과연 선화는 그런 한기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걸까?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망쳐놓은 나쁜 남자에게서 사랑이란 감정이 생길 수 있을까?
한기와 같이 일하는 부하중 한명이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그 죄값을 한기가 대신 치르려고 했던 장면에서 선화의 감정이 드러나게 된다.
그것이 동정심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기를 위하게 된 점에서 선화도 어느정도 그에게 마음을 주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둘이 서로에게 연민의 정이 싹튼 것인지, 사랑인지 모를 감정이 생기게 되고, 선화를 그 사창가에서 빠져 나오게 할 줄 알았다.
그곳을 떠날 때 까지는..
그런데 이해를 하지 못할 장면이 또 펼쳐졌다.
마지막 장면.
어촌으로 떠난 한기와 선화, 트럭의 짐칸에 천막을 치고 그곳을 떠돌아 다니며 선화의 몸을 팔게 하는 장면.
영화는 끝까지 역겨움을 주었다.
나쁜 남자.
이 영화에서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일 나쁜 남자를 만날 수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몸을 팔게 하는 정말 나쁜 남자.
그런 그녀를 보면서 물론 그도 아픔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그 나쁜 남자가 아주 역겹기도 하면서, 아주 조금은 불쌍하기도 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대부분의 관객이 느끼는 도덕적 역겨움, 불쾌감은 비도덕적인 것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나쁜 남자 한기.
그 한 인간이 역겨운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사람들과는 달리 비도덕적으로 한 여자의 인생을 짓밟는 그의 행동과, 남의 것을 탐내는 비양심적인 선화의 모습에서 불쾌감과 도덕적 역겨움을 느낀다.
솔직히 주제가 좀 많이 낯설고 어려워서 많은 고민을 하였다.
도덕적 행위 주체라..
도덕적 행동을 하는 주체로 이해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서 한기나 선화는 둘 다
비도덕적인 행위의 주체로써 그들의 그런 비 도덕적 행위에서 우리는 도덕적 역겨움을 느끼게 되지 않았나 싶다.
⇒교수님~ 한학기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처음 접해보는 유형(?)의 과제라 정말 어려웠습니다...ㅠ.ㅠ
그냥 감상문은 많이 써봤지만..
이번처럼 주제가 있는..그것두 철학적인 내용의 주제는 처음 이었답니다.
그래도 저의 생각만으로 작성한 것이라 내용이 다소 부족하고 엉성하여도 너그러이 읽어주
시길 바랄께용~~^^;
정말 수고 마니 하셨구요~~~
기말 셤 열심히 준비 할께용~~~~~~~그럼 안녕히 계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