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회장님께서 연대 운영위 때문에 창원 가시는 날.
제가 대신 책을 읽어주러 가기로 했지요.
책을 고르는 과정부터 힘듭니다.(원서 땜시... 제가 좋아하는 책만 고름)
겨우 타협을 보고 세 권을 골랐습니다.
시작하는 과정에 약간의 소란이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가로 심통이 난 원서,
엄마가 있으니 백을 믿고선지 친구들한테 한껏 심통을 부리다가
수헌이 형아가 한소리 하자 대놓고 울어버립니다.
보라샘이 겨우 상황을 정리하고,
그 와중에 아이들은 '저러다가 원서 엄마 화나서 책 안읽어주고 가버리면 어떡하지?' 불안한 눈빛.
"걱정 마라 얘들아, 오늘 가져온 책 세 권 다 읽어주고 갈 거야"
<나한테 동생이 생겼어요>를 먼저 꺼내 들었습니다.
오늘은 6-7세 아이들이 8명이나 모여 앉아 까만 눈을 반짝입니다.
아이 호랑이한테 동생이 생길 건데, 숲속 친구들의 동생들 모습을 보니 대책이 없습니다.
밤새 울어 형아 잠 못자게 하지를 않나, 형아 옷에 토하지를 않나...
호랑이는 새로 태어날 동생이 걱정입니다.
말썽부리는 동생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깔깔거리고 웃습니다.
"동생 있는 사람?" 하고 물어보니 수인이가 손을 번쩍 들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난 세 명이나 있어요. 지금 있는 동생 둘하고, 엄마 뱃속에 하나 더"
정말? 그럼 형제가 네 명이나 되는 건가? ㅎㅎ
<양초귀신>은 양초에 얽힌 옛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은 확실히 스토리가 있는 옛이야기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언제나 딴짓하기 일쑤이던 현빈, 수헌, 시훈 7세 남자아이들까지 진지하게 듣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건 내 조끼야>를 꺼내자 초현이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저번에 봤다 이거죠.
사실 저도 처음부터 이 책을 가져올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저번에 한 번 읽어주기도 했고 그래서 생각도 안 했는데, 원서가 이 책을 고른 겁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고, 그림 위주의 책이라 부담 없이 보기에도 좋겠다 싶어 그냥 넣어 왔지요.
"예후는 못 봤으니까 한 번 더보자" 하고 펼쳐드니
여기저기서 "이 책 재밌는데"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데 정작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자 초현이 제일 먼저 킬킬거립니다.~~
첫댓글 아, 나도 책읽어주는 아줌마가 있음 좋겠타~~ 소란스러운 가운데 시작하셨지만, 돌아가는 발걸음은 뿌듯했으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