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밝았다.
산골의 아침공기가 밤새 피운 담배로 찌든 폐속을 정화시켜준다.
밤새 달린 현장을 정리하고....
더치 오뎅으로 속을 푼다.....쪽수가 많다 보니 오뎅을 끼우다 포기하고 그냥 부어 버린다....
디저트...
심은지 한달도 안되는 잔디위에서 발야구를 한다.....이러면 안되는 건데...
더치에 닭을 넣고 멍 모드로 들어간다.
가장 편안한 시간......다시 이슬을 한병 꺼낸다.
이러는 동안 인성이는 꼬마 초보 캠퍼들을 모아 놓고 요리 강습을 한다.
덕분에 난생 처음 맛보는 김치찌게를 먹어야 했다.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맛이다.
'바람과 여울' 사장님이 보내오신 옻 엑기스로 국물을 내어본다.
어제 산에서 캐온 장뇌삼도 넣었다.....
닭을 사오라 했더니 후배가 토막닭 네팩을 사왔다. 요리하기 편하게 나름 신경쓴 거라나....
헐~....쩝~
지나치게 배려심 깊은 후배 덕에 이상한 닭백숙을 먹게 된다.
이것이 그 장뇌삼....
사진 찍고 돌아 다니는 사이 사라져 버렸다....
마눌이 젤 많이 먹었다는 말에 그나마 위안을 삼아 본다...
옻닭죽......
어떻게 이런 맛이 있을 수 있을까....
처음 먹어보는 맛이다.
멀쩡한 의자 놔두고 쪼그려 뭣들 하는지....
IGT의 굴욕.......
타프의 그늘보다 햇살과 간들거리는 바람이 더 좋았나 보다.
나무에 기어 오르는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 둔다......
사실 많이 불안했지만.....
이것도 과정이다..
두 부류의 부모가 있다.
흙에서 뒹구는 아이들은 내비두는 부모와 하지 말라고 소리치는 부모.....
결국 대세는 '내버려둬'....
해적 룰렛.....재미있다.
이 느티나무는 몇해나 살았을까...
4학년 3총사들은 하룻밤 사이에 정이 푹 들어 버렸다.
이렇게 놀아도 내버려 둔다......끊어지기밖에 더 하겠는가.....??
이녀석은 멀쩡한 문 놔두고 꼭 창문으로 넘어 다닌다....
결국 커텐하나 해 먹었다는......
햇살이 너무 좋아서.....
음.....
음......
음.....
헐~
다들 표정이 좋아 보인다.
대부분 처음 같이 하룻밤을 보낸 사람들인데.....아주 오래도록 알아온 사람들 같다....
아이들도 마찬가지...
다들 두릅을 따러 간 사이 시즈닝을 한다.
늘 이렇게 할일이 많다.
더치와 그리들을 한꺼번에 태워본다....
다시 밤이 찾아오고......
반디랜드 천문과학관을 가기 위해 부지런히 고기를 구워 아이들 배를 채운다..
텐트에서 처음 자 본다는 아이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가......10시 프로그램에 맞춰 반디랜드로 향한다.
차로 20여분 거리.....그새 아이들은 다 골아 떨어졌다....
피곤할 만도 하지....발야구에, 야구에, 흙장난에.......
난민모드가 되어 버렸다...
멍~
멍~
잠시 후 아이들 눈에 생기가 돈다.
천문대......달 분화구와 손톱만한 토성을 보기 위해 한참 설명을 들어야 했다.
천체 망원경을 '천체 마낭경' 이라 발음 하는 청바지 차림의 가이드.....
설명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어쨋든 왔으니 토성의 띠는 봐야지....
너무.....너무 썰렁한 화성탐사 애니메이션......
재미없어 죽을뻔 했다는.....
전남 장흥의 천문대와 너무도 비교된다. 옥상의 레이져 봉과 돔 극장의 별자리 체험은 엄청 근사했는데....
그곳 생각하고 일행들에게 자랑했건만......
조그만 화면에 옛날 킹콩 입체영화 보는 수준의 영상.......
어쨋거나 달 분화구를 처음 보는 아이들은 신기했을 것이다....
밤 열두시가 다 되어 다시 정종 뎁혀놓고 불가에 둘러 앉는다...
와인을 세워서 보관했던지....코르크가 말라서 따는 동안 부숴져 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름 고민끝에 모아진 의견....
내일 아침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 준비한 식빵을 필터로 써본다.
효과 만점........헌데 빵이 너무 헤프다....
다시 브리카 필터를 꺼낸다.
진작 이럴껄.....
아까운 식빵만 버렸다.....
그렇다고 식빵을 버릴 수야 없다...
남은 부분을 먹기로 한다.....
식빵으로 삼겹살을 싸서 먹어 본다.....
와우~
독일 여행때 먹어본 바로 그 오리지날 햄버거 맛이다......
담 캠핑때 식빵을 많이 가져가기로 한다...
생전 처음으로 휘파람새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너무도 신비롭다.
휘파람새, 소쩍새, 개구리소리, 물소리, 불 소리.....
이 천상의 오케스트라를 들으러 꼭 다시 올것이다...
휘파람새 울음 소리는 새벽에 닭이 울고서야 그쳤다....
새소리에 취해서 밤을 꼴딱 새었다...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아침이 밝아올때 까지 바이프럭스는 그대로 제 빛을 내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아지매들에게 트라메지노 사용법을 알려주고 슬쩍 빠진다....
스크램블 에그, 칠리 새우 볶음에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얹어 구워낸 샌드위치...
우리 안지기가 엄청 자랑하는 요리중의 하나...
엄마들이 먼저 행복해야 하는겨~.....요즘 엄마들이 이렇다.
아지매들 앉아서 식빵 두봉을 다 해 치운다.....
그나마 운좋은 몇 녀석들만 샌드위치를 얻어 먹었다....
어제 천문대 탐방 관계로 막내 생일파티를 제대로 하지 못한 관계로.. 아침에 촛불을 밝힌다.
이런~ 바람때문에 도무지 촛불을 켤 수가 없다...
해서 유니프레임 스틱 라이터 불을 끈다.....
'바람과 여울'은 산촌체험과 농산물 가공품을 만드는 곳이다.
아이들 된장 독 뚜겅을 열어보고 싶어 한다...
이번 여행때 아이들의 후각이 많이 깨어났으리라....
이렇게 2박 3일간의 산촌여행이 끝났다.
폐속 깊숙이.....코끝에 잔잔히.....풀냄새, 된장냄새, 흙냄새가 남아있다....
밤새 울어대던 휘파람새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다....
아이들은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할까....
계절마다 다시 오고 싶은 곳입니다. 문제는 캠핑장이 아니라는거...
이곳을 오려면 팬션을 예약해야 합니다.
외부 화장실은 있지만 개수대는 팬션 내부의 것을 이용해야 하고
잔디를 심어 놓아서 사이트 구축하기가 약간 부담스럽습니다.
팬션 예약하고 밖에다가 텐트 두개 설치한다고 애기 했을땐 담당자가 문제없다고
애기 했었는데 막상 두 사이트가 설치되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크진 않더라도 사이트 열개 정도 구축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보라고
관계자에게 애기해 보려 합니다.
캠핑이 아니더라도 숲체험 프로그램은 한번 이용해 볼만 하겠습니다.
반디랜드에 사이트를 구축하고 이곳으로 체험코스를 잡아도 되겠군요.
실제 반디랜드에선 반딧불이를 구경하기 힘듭니다.
이렇게 깊숙이 들어와야 지요...
다음카페 '바람과 여울' 을 검색하시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겁니다.
첫댓글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하는 모습이 많아 참 보기 좋으네요^^
보기는 좋겠습니다만.......다들 골병들었습니다...
조금만 더 나이들면 하고싶어도 못합니다. 할수 있을때 골병 들더라도 해야합니다~ 제 생각 꽝꽝꽝~ㅎㅎ
근데 매주 출정하시는 분들 보면 그저~ 고개가 숙여집니다.....
캬.. 혹시 저.. 장뇌삼 삼계탕 아닙니까요? ... 아..요즘 힘도 딸리는데..급땡기네요..꿀꺽~
옻닭.....이거 장난 아니던데요.....담 캠핑때 다시 시도합니다...
직원이 며칠전 공장 뒷산에서 산삼을? 땡땡이치고 감정받아온 가격이 300이랍니다.이후 그거 판다고 붕떠서 일도 않합니다. 내가 미쳐...
지금은 배가 부릅니다...그런데 먹거리 염장은 받네요...어찌할까 고민입니다..라면이라도 하나 끓여 먹어야 할까요? ㅠ.ㅠ;;;;
염장 받는다고 배도 안고픈데 라면을 끓이신 다니요..... 참으셔야 합니다...
전 지금 포카칩 와삭와삭 씹으며 행복해 하고 있슴돠~ 애는 생태학교 캠핑에서 마시멜로와 고구마를 구워먹고 있더군요..해서 저는 애 안주고 몰래 먹는 과자를 실컷~~ㅎㅎ
마시멜로를 구우면 어떤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애들도 꼭 마시멜로 타령을 하네요....이거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건가요?
저..코스코에서 산 마시멜로..아직 많습니다.. 담캠핑떄좀 나눠드릴께요 ㅎ
음..우리딸은 "마시멜로'라는 책을 읽은후에 사달라고 조르더군요^^;;; "마시멜로"책과 함께 마시멜로 선물하는것도 좋은것 같아요~그 책 참 좋아요~^^
좋은 책이죠....우리 가족도 다 읽었습니다. 다음 캠핑땐 한번 준비해 볼까 합니다.
ㅎㅎㅎㅎㅎㅎ누구엉덩이?? 한가롭고 느긋한 캠핑 같아보입니다..만! 사실은 다 챙기신다고 엄청 힘드셨을거 같습니다 여기도 일단은 접수합니다 ^^ 마음은 콩밭인데 몸은 ? ㅋㅋ
발야구만 안했어도 좀 나았을 겁니다.... 식사와 설겆이 몰빵이었거든요.....결국 졌습니다...
아, 저도 삼겹살을 식빵에 싸서 먹을 생각을 못해봤네요...한번해봐야겠습니다...후기 잘 봤습니다~
목살이 더 나을것 같네요....ㅎㅎ
체험 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없겠죠. 덕분에 좋은 곳을 알게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글이 첨가 되니 이해가 잘 되는군요.. ㅎㅎ.. 더치와 그릴시즈닝은 효과가 있으셨세여?..꼭 가보고싶어 집니다.. 알아봐 주셔유~^^
소수 정예 모집해서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비밀 결사대 조직하세요...
아.. 정종 떙깁니다.. 주전자 꼭지가 플라스틱이라 불이랑 좀 여유있게 올리셔야 겠네요..ㅋㅋ 유니 스틱라이터가 여러모로 쓸모가 있네요..정말 엄청난 정보가 집약된 후기라 몇번 더 봐야 겠습니다..ㅎㅎ
아이콘님 사무실 옥상에서 좀 더 많은 애기 풀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를 듣고 흙냄새 바람냄새 풀냄새 꽃냄새를 맡고 싶어 캠핑을 시작했건만....요번 캠핑에 너무 이기적인 사람들과 배려를 모르는 사람들로 찝찝한 참에 이런 후기를 보니 못내 아쉽습니다. 조금씩만 배려하면 사람이 많아도 어디서든 이런 행복을 얻을수 있을텐데하는...까칠한 바다닮기 생각..^^
그냥 새소리가 아니라 휘파람새 소리입니다......평생 이 소리를 못 들어보고 가는 사람들도 있네요....
이런 캠핑 컨셉좋타~~~~~~~~~~~
좋습니다......~~~~~~~~~~~~
대략 난감인 사진 두어장 빼면 나머지는 멋지네요. 언제 함 뵙죠?
조만간.....
몇년은 알고지낸 사이같아 보입니다. 즐거우셨겠어요....해먹 담에 또 쓸수 있을까요?...많은 사람의 후기를 보지만 다 각자의 색깔이 있는 것 같아요 팀버랜드님표 후기 내스탈이야~~~
스탈은 늘 변합니다.....이슬님...좀 더 멀리 오실수 있을때 뵙겠습니다.....우리 안지기 씨알 안간대요....ㅎㅎㅎ
씨알 좋은데......................그리고 바이플럭스 케이스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근데 잘 들어가든가요? 전 애좀 썻는데.....
아래부분에 튀어나온 부분 다 잘라내니 꼭 맞게 들어가더라구요....근데 그건 어떻게 아셨어요?...꼭 맞더라구요
저도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