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노회 동지들
장황하게 글을 적어 편지를 보내고 나니, <구속노동자> 회보가 도착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회보가 참 반가웠습니다.
구속노동자 현황부터 펼쳐보니 2008년 들어 구속된 노동자의 숫자와 현실이 한 눈에 들어오는 군요.
지난 편지에 적었듯이 이랜드 투쟁 울산 건으로 구속된 세 명(하부영,김학근,배문석) 모두 부산구치소에 옮겨와 항소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월 8일로 항소심이 잡혔습니다. 빠르면 1월말, 늦어지면 2월초에 항소심 선고가 날 것 같습니다. 이랜드 투쟁이 정리되어 노사 합의가 이루어졌다지만, 이랜드 조합 외에는 고소고발이 취하되지 않았고...최근 정권의 공안 탄압을 감안하면 좋은 결과는 예상하기 어렵지요.
그제 편지쓰고 다시 이렇게 보내는 것은 다름 아니라 ‘구속동지 난방비 후원’ (때문)입니다. 제 아내가 면회를 와서 구속노동자후원회에서 많은 금액을 보내와 놀랐고, 어떻게 쓸까 고민을 털어 놓더군요. 짧은 면회시간(부산은 7분)에 깊게 이야기 나누지 못해서 그런 금액이 어떤 내용인지 짐작도 제대로 못했군요.
결론부터 말하면 구노회에서 보내준 ‘난방비’는 울산 미포조선 투쟁 농성장과 현대차 비정규직 가족의 수술비(안기호 초대위원장 딸 수술비)에 전액 배분하여 보냈습니다. 구노회에 보내준 돈임을 밝혔구요. 고마운 동지들의 정성이지요.
그런데 금액이 너무 많았고, 선정에 제가 걸려서 놀랐습니다. 회보를 보니 12명이던데 금액을 낮추었다면 조금 더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저처럼 받는 이가 부담스러웠던 것도 덜했을 듯...
여하간 저는, 저희 가족은 그 정성도 받고, 고이 안아서 지역투쟁에도 함께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렇게 편지를 적어 보내겠습니다.
구노회 동지들의 헌신과 따스한 동지애를 잊지 않겠습니다. 이후 계속 될 옥살이에 함께 견뎌낼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동지의 건투와 새해 복을 기원합니다.
2008. 12. 23(화) 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