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5일
소백산 3자락길 동무삼기
소백문화연구회
동생과 함께
모처럼 직장을 갖게 되었다.
70이 되었는데 일 할 수 있겠는냐고 묻는데...
만 69세라고 어필하였다.
용기가 가상했는지 입사하게 되어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백수일 때는 남는 것이 시간이라... 구애받지 않았지만,
쉬는 날이 일정치 않아 좋은 모임에 참석하기도 쉽지 않다.
오늘 자락길 걷기도 신청할 수 없었다.
마침 일정 변경이 되어 25일이 휴무일로 바뀌어 부랴부랴 취소된 자리를 얻으니...
오늘 또 한 번 힐링해 보려고 한다.
내 목적은 소백산 자락길 일주하는 것이다.
이것이 언제 이루어질 지는 모르겠다.
각설하고....
우리 버스는 3자락길 출발지 희방사역에 내렸다.
희방사역은 중앙선 복선화로 폐역이 되었다.
그냥 수철리 무쇠달 마을로 남아서 우리를 반긴다.
역앞 넓은 곳에서 건강체조를 마치고...
출발한다.
지난 달. 2코스 걷기에서는 앞에 보이는 데크를 따라 내려가 철길 밑으로 지나갔지만,
오늘은 철길(구. 철길)을 따라 오르막을 오른다.
아래 쪽으로는 희방사 쪽에서 내려오는 개천이 보인다.
전에 없던 쉼터도 보이고...
중앙고속도로 교각 밑으로 지나가고 있다.
음... 싱그러운 초... 여름 아니고,
5월 하순. 녹색의 어느 날.
이제 본격적으로 죽령 옛길로 들어섭니다.
오늘 맴버들은 매우 활발한 분들입니다.
정낭. 해우소, 변소... 우리 동네에서는 통새라고 불렸답니다.
죽령 길 개척자는 신라시대 '죽죽'이라는 분이셨다고 합니다.
상원사 동종이야기
다자구 할머니 이야기.
여러 이야기가 전해지는 듯 합니다.
죽령주막터.
어즈버... 돌맹이만 세월을 알리고 있구나.
낙엽송을 감고 올라가는 것도 송담이 맞을 지 모르겠다.
퇴계선생의 흔적.
어릴 적. 노루라는 소리는 들어봤으나, 고라니라는 동물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었는데...
언제부터인지, 고라니만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드디어 죽령에 도착합니다.
영남제1루 누각에 올라섰다.
건너편에서는 풍악놀이가 한창일 제.
오늘은 죽령장승제와 죽죽제의가 있는 날입니다.
죽령 장승제는 장승을 세워 영주의 안녕을 비는 행사이고,
죽죽제의는 죽령옛길을 개척하신 죽죽이라는 옛어른의 제사를 모시는 행사입니다.
장승에게 눈을 그려 주고 치장을 하여 줍니다.
장승에게 이름을 지어줍니다.
다복대장군, 다산여장군.
고령회시대로 인구가 자꾸 줄어들고 있어서 인구가 늘어나기를 염원합니다.
합방식이랍니다.
인구가 불어나게 하소서.
이제 장승이 세워졌습니다.
영남을 내려다 보며 영주의 안녕을 염원할 것입니다.
죽죽제의.
파란 옷을 입은 이 분이 누구신고 하니...
이렇게 추는 춤은...? 승무인가요?
잠깐 동영상을 넣어보겠습니다.
승무(僧舞)
- 조지훈(1920~1968, 경북 영양)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여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合掌)이냥 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조지훈 시선」(조지훈 지음, 오형엽 해설, 지식을만드는지식, 2011) 중에서
이 시와 분위기가 맞지 않네요. 승무가 아닐지도....
제례 진행.
부복...
명승 제30호. 죽령 옛길.
점심 식사후.
죽령을 넘어 단양쪽으로 들어섭니다.
지은지 오래되지 않은 집들이어서 깔끔합니다.
명품마을입니다.
저기서 무엇을 할까요?
숨쉬는 땅, 습지.
습지. 매우 거창해 보일 것 같지만, 소박합니다.
지리산에도 습지가 있지만 규모는 소박합니다.
산신당.
보국사지.
불상만 1기 있지만, 그마저도 머리는 없습니다.
이 데크를 따라 내려가면,
죽령폭포가 보입니다.
예전에는 죽령폭포를 보려면 좌측으로 올라가야 했었다.
지금은 어쩐 일인지 우측으로 올라가게 되어있다.
그리고 폭포에서 물장구치고 놀지도 못한다.
폭포 밑에는 꽤 넓은 물웅덩이가 있었는데...
그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이 흐른다.
모두 과거가 되어 지나간다.
닥친 이 순간. 후회없이 살자.
좋은 구경 많이 했습니다.
옛 기억을 살려보기도 했습니다.
앞장 서서 일하시는 분들 덕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