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老)스님을 찾아 노승山에서 가시밭길을 헤매다.
(전남 장흥군의 관산읍 하발里, 용산면 상발里, 풍길里에 걸쳐 있는 산)
다음 불 로그:- kims1102@
오늘은 장흥 노승山(老僧)을 산행하는 날이다.
어제는 햇살이 봄날처럼 맑아 기분이 좋았는데 오후가 되자
어디서 몰려왔는지 구름이 잔뜩 하늘을 가리고 있어 마음이 불안해졌다.
기상예보를 보니 남해안 일부지역에 비가 약간 내리겠다는 것이다.
또 금요일의 징크스가 시작 되려나 걱정도 했지만 오늘은 날씨는 매우 좋았다.
노승산은 전남 장흥군 관산읍 하발里와 용산면 상발里, 풍길里에 걸쳐 있는
나지막한(높이: 342m) 산이다.
작지만 고소함이 풍긴 멋진 산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산이다.
산 모양이 늙은 스님처럼 생겼다 하여 노승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두암 서남쪽으로 노승峰 밑에는 경자峰(磬子, 정재峰)이 있는데,
이는 노승봉의 늙은 스님이 경자를 흔들며 예불하는 모양이라 말한다.
호남정맥 사자산에서 뻗은 산줄기가 억불山, 광춘山, 괴 바위산, 부용山, 보록山,
승주峰에서 성 바위산과 노승山을 세우고 득량만으로 떨어지는 사자지맥이란다.
올해는 입춘대설(立春大雪)이었는데 올 들어 최대의 폭설이 내렸었다.
산과 강에 내린 눈은 아름다운 경치를 꾸미지만 도시에 내린 눈은 생활에
불편을 준다.
전국 도로가 얼어붙어 빙판길이 되거나 진흙탕이 되었다.
차량의 고립, 미끄러짐 사고가 잇따랐고 빙판길 낙상 사고를 당한 환자들로
병원 응급실이 붐볐다.
주요 간선도로의 제설은 지방자치단체 책임이라고 쳐도 자기 집 앞 눈도
안 치운 집들이 대부분이었다.
깨끗하게 눈이 치워진 곳을 보면 손님을 맞아야하는 점포나 건물관리인이 있는
빌딩인 경우다.
언제부터일까?
우리 사회가 눈 치우기에 시장원리만 작동하고 사회규범은 실종되었을까.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눈 치우기를 강제하는 조례제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눈을 안 치운 집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니 한심스러운 작태가 아닐 수 없다.
계사년 산신제(山神祭)를 지내는 시산제(始山祭)산행이다.
지난 1년간의 산행을 회고하고 올 한 해의 산행시작을 산신(山神)께 고하며
회원들의 안녕과 무사 무탈한 산행이 되도록 제를 올리며 기원하는 행사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다.
최고봉인 백두산을 위시하여 수없이 많은 산이 국토를 빽빽하게 메우고 있으니
이러한 산악 지형적 여건과 환경은
한국인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로 인해 한국역사와 문화는 자연스럽게 산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집에 집 지킴이가 있듯이 산에도 주인이 있다.
그가 바로 산신령(山神靈)이다.
산신령은 초능력적 영향력을 발휘하여 인간세상을 지배해왔으며 이런 이유로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산을 숭배하여 온 것이다.
시산제 산행에는 30명의 회원들이 참여를 했다.
장흥으로 가는 도로에 냉동 탑 차가 길 가운데 옆으로 누어있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경찰관들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으며
산행버스는 좁은 공간으로 겨우 빠져나가는 조심운전을 해야 했다.
하금里 야산에서 시산제를 모셨다.
돼지머리와 막걸리에 시루떡, 3실과(대추, 밤, 감), 배, 사과, 북어포, 3색 나물과
제단에 차려놓고 향과 양초피우고 제사를 지냈다.
(유세차 계사년 2월15일 광주금광산악회 회장은 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이곳 한반도
남쪽에서 여러 신령님들께 고(告) 하나이다. (중략하고)
조촐하나마 여기 술과 소박한 음식으로 정성을 담아 차렸사오니 맛있게 드시옵고
저희들의 소망을 흔쾌히 받아 주시옵소서.)
시산제가 끝나고 합동음복과 음식을 간단하게 먹었다.
회원들의 시산제헌금이 90만원이나 걷혔다.
오늘 시산제 제물을 조 정임여사가 자비로 마련했으며 하산酒까지 준비했다.
조 정임여사는 이번까지 세 번째 시산제제물을 완벽하게 마무리해주셨다.
부디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십시오.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시산제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 1팀은 금곡里 마을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 1팀은 범 바위 -영천바위 -성 바위산 -가제 재 -328봉 -암릉 -노승山
-상발里로 하산하는(약11km, 5시간소요) 코스를,
산행 2팀은 산행 1팀의 중간지점(약 3시간소요)인 가제 재에서 내렸으며,
산행버스는 잔류인원을 태우고 하산지점인 상발里로 떠났다.
나는 9명이 한 조인 산행 2팀에 합류했다.
겨울 날씨치고는 포근하고 햇살도 좋았으며 산행하는 중에는 찬바람이 불어도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으며 등산잠바를 입고 있어도 부담이 없는 날씨다.
산은 관리되지 않았으며 이정표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 간 흔적이 이정표 역할을 해주었는데
나뭇가지에 걸린 수많은 산악회리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사람들이 다닌 발자국으로 생긴 산행路는 잡풀과 가시넝쿨이 제멋대로다.
조금만 관리된다면
작지만 고소함이 풍긴 조망이 멋지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산이었다.
비록 낮은 산이지만 중간 중간에 암릉지대가 잘 발달되어있고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라 조망 또한 훌륭하고 섬 산행 같은 매력을 갖춘 산 이었다.
이정표가 없어서 328봉, 325봉을 지날 때마다 거기가 노승山인 줄 알았는데
정작 정상에 오르니 노승山이라 새겨진 조그만 합판조각이 나뭇가지에 걸려있다.
도로변에 산행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산행을 하지 않은 여성회원들은
논이나 밭둑에서 일찍 나온 봄나물을 캐고 있다.
산행1팀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 노승山 아래쪽에 있는 작은 어촌마을인 남포로
갔다.
이곳이 특별히 유명해진 것은,
남도의 장례풍습을 담아낸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촬영 장소였고,
400년 가까이 정월 대보름이면 당제와 갯제를 지내는 마을의 수호신 같은
소등 섬이 있기 때문이다.
소등을 닮았다는 뜻에서, 혹은 작은 등(燈)이란 의미로 소등(小燈)섬이라 부른다.
밀물과 썰물 때 하루 두 번 섬으로 걸어 갈 수 있다.
바위와 소나무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이 무척 아름다운 해돋이 명소란다.
남포입구에는 정남진이라는 새겨진 커다란 바윗돌 표지석이 서 있었다.
서울 광화문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정동진이 있으며,
정북으로는 중강진이 위치하고, 남으로는 정남진이 자리하고 있다.
거북이 등짝만한 소등 섬을 건너갔다 왔다.
바위 밑에 기도하는 할머니 동상이 서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간절하고 애절하여
보는 사람의 가슴이 뭉클해진다.
바위위에 올라가 회원들과 단체사진을 찍기도 했다.
남포에는 생굴을 까서 파는 상가가 몇 곳 있었는데 생굴을 구어서 주기도 한단다.
술 좋아하는 부회장과 두 어 사람이 어울려 술안주로 생굴을 먹는다고 한다.
사람 좋은 부회장이 집에가서 부인과 함께 먹는다고 생굴 1kg을 사서 포장해왔다.
보기 좋은 모습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된 순간 당첨자들은 이 기뿐 소식을 누구에게 알렸을까?
나눔 로또는 지난해 로또 1등 당첨자 161명에게 당첨금을 지급하면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기혼자 중 40%만 당첨 사실을 배우자에게 알렸고 나머지 60%는 아내나
남편에게도 당첨 사실을 숨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37%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설문에 답했다 한다.
1등 당첨자들의 로또 구매동기는 “재미삼아”라는 응답이 47%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꿈을 꿔서” 산 사람도 23%였다.
좋은 꿈을 꿨다는 사람 중에는 “동물이 나오는 꿈”, “물, 불 관련 꿈”을
꾼 사람의 비중이 높았고 다음은 “조상 관련 꿈”이었다 한다.
당첨자의 75%는 남성이었고 연령대는 40대가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로또 당첨 남자의 60%가 아내에겐 비밀로 했다니 부부일심동체 란 말이
무색하다.
남포에서 조 정임여사가 준비한 하산酒를 먹었다.
생태조개탕에다 홍어회무침, 맛있는 김치, 삶은 돼지머리고기, 각종 나물류,
음식이 너무 풍족해 회원들은 아우성이다.
다시 한 번 시산제제물과 하산酒를 풍족하게 마련해주신 조 정임여사께
감사하다는 인사드립니다.
(2013년 2월 15일)
첫댓글 바보 바보 daum blog 2013. 2. 17. 11.42
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로또 이야기는 인간 본연의 심상을 단편적으로 표현한 현상이겠지요.
임권택감독의 영화 축제에서 본 조그만 소등섬이 생각나네요. 작은 어촌마을 남포도---
시산제를 잘 지냈으니 올 한해도 금광의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