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박사]
미국이 자본주의 나라라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그래서 오랜 세월 서구의 전통을 이어받아 민주 진영의 맹주 노룻을 해왔다. 그러나 중국을 자본주의 나라라고 부르는 것은 다소 어색한 느낌이 있다. 이 두 나라가 모두 세계 최강국을 꿈꾸며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중국은 '차이나 퍼스트'를 주장하고 있다.
모택동의 중국은 물론 국호는 중화 인민 공화국이지만 내용은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 나라로 출발하였다. 그러나 모택동이 떠나고 등소평이 들어서고 실용주의적 노선을 택하면서 미국과의 국교를 정상화시켰고, 그러는 사이에 대대적으로 자본주의를 도입한 경우이다. 언뜻 보면 중국도 민주화의 길로 나아가는 것 같지만 정치는 공산당이 꽉 잡고는 일사불란하게 끌고 나가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정치는 돈이 들지 않는다.
반면 미국은 정치에 너무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늘날 트럼프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고, 따라서 민주주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가 아니라 '트럼프 퍼스트'인 미국적 자본주의가 과연 돈 안 쓰는 정치로 일관하는 시진핑의 중국을 이길 수 있겠는가, 의심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