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1일 (금)
사회 ; 이재필
기록 ; 권경옥
참가 ; 박다혜, 임미영, 박혜경, 이영미, 정혜인
먼저 읽은 소감부터 말해주세요.
경옥 ; 마음 아픈 이야기가 많았지만 세월호 관련 단원고 아이들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이 났다.
재필 : 예전에 자원봉사시설에서 봉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내가 무슨 생각으로 했던 건지, 철없이 멋모르고 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다. 안다는 것과 배운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혜경 ; 이 작가가 여러 군데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구나 생각했다. 노들야학 경험만 적혀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외에 세월호 관련, 평택 대추리, 장애인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했으니 책을 냈겠다, 생각했다. 노들야학 이야기를 읽으니 <장애학의 도전>을 함께 공부했던 김도현 선생이 생각났는데, 그 책보다는 잘 읽혔고, 이 책은 꼭 장애인 이야기만 쓴 게 아니고 우리 주변의 그냥, 사람 이야기를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앎은 배움에서 시작된다” “아름다움이 앎이고, 앎은 앓음이다”(104쪽)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 “안산 쓰레기 동네, 어차피 쓰레기 될 아이들” 어떻게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영미 ; 이 책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모르고 보게 되었는데, 좋은 책이었다. 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책을 읽는 것은 가장 안전하게 읽는 방법이고, 위험하게 읽는 방법은?
다혜 ; 도서관에서 집에 오면서 버스에서 읽는데 눈물이 나와서 읽다가 덮고, 읽다가 덮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저자가 무언가에 흠뻑 빠져서, 뛰어들어서 활동하고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34쪽 <당신들의 평화>가 가장 와닿았다. 장애인의 탈시설화가 여성의 노동이 되는 현실, 요양병원이 없으면 이혼율이 엄청 늘어날 거다 생각했는데, 그런 현실을 짚어주는 글들이 좋았다.
재필 : 장애인의 시설이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서 문제라고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
미영 ; 삶이라는 게 과연 뭔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작가가 예민한 감각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탈시설과 삶을 연결 지어 생각해보게 된다. 탈시설 10년 만에 2천만 원을 모아 활동비를 지원하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데리고 나오라고 한 것에서 보듯, 삶은 단순히 목숨을 이어가는 것과 다른 듯하다. 탈시설 후 사람들이 서울로 올라가서 생활하는 것도 생각해보게 하는 지점이었다. ‘시뻘게진 눈알’ 부분을 읽으면서는 몸이 말하는 거에 대해 무심하고, 말로 표현하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혜인 ; 무겁게 읽었습니다.^^
세 가지가 주제가 나한테 남았는데, 중증장애인, 세월호, 동물권이다.
중증장애인 부분에서 엄마가 탈시설 거부하는 이야기를 읽고 그럴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나가면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시실이 맞지 않나 생각했다.
세월호 부분에서는, 제가 느끼는 세월호는 다중적인 느낌이 있다. 선원 가족으로서 느끼는 점도 있어서 세월호는 저한테 좀 힘든 부분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동물권에 대해서는, 이제 고기는 좀 덜 먹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실천은 어떻게 될지...
구체적인 실 예를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인데, 나한테는 무겁게 다가왔다.
재필 ; 이 책의 구성이 앞에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더 소환해서 연장하는 느낌이 들어 그 이야기들이 끝나지 않고 지속되는 듯해 색다르고 좋았던 것 같다.
경옥 ; 나도 그런 생각이 들어 책을 살펴보니, 책을 만들 때 보통 주제별로 장분류를 하는데 이 책은 글이 쓰인 시점을 따라가면서 그대로 기술했더라.
미영 ; 이 책이 5년 동안 쓴 칼럼인데, 작가가 이 주제들을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생활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주제별로 모아놓았더라면 읽기가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영미 ; 이 책이 와닿았던 게 우리가 ‘아는 것’은 내 처지에서 생각하고 알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어서이다. 우리는 장애인을 위한 버튼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정도밖에 생각 못한다. 그것조차 누를 수 없는 장애인이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휠체어가 움직여 누를 수 있는 정도의 커다란 버튼이나 구조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재필 ; 예전에 멋모르고 장애시설에 자원봉사를 갔을 때는 그냥 해봄직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갔다. 다양한 장애인들이 있었는데 일요일 대여섯 시간을 같이 보냈다. 그러면서도 그분들의 ‘인권’은 생각조차 못 해봤다. 이분들이 뭔가를 판단하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때는 못 해봤다. 이제야 그걸 알게 되다니... 후회되는 지점이 많다.
혜경 ; 김도현 선생 강의를 들으면서도 ‘탈시설’ 이야기를 할 때 ‘좀 현실성이 없지 않나’, ‘국가가 좀 돌봐주면 좋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자립과 연립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그게 가능한가, 의문이 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장애인 개개인의 절박함을 알게 되니 시설에 수용하는 문제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미 ; 요양시설은 의사만 돈을 많이 버는 구조. 실제로 돌봄을 하는 사람은 임금이 제일 작다.
재필 ; 중증인데도 불구하고 3등급을 받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를 보면서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미 ; 장애 등급 정도를 떠나 사람이 사람답게 살게 환경을 만드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다.
재필 ; 이 책을 읽어보니 장애인의 인구의 10%를 차지한다고 하는데, 내 주위에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
혜인 ; 복지관을 다니기 전에는 못 봤다. 근데, 복지관을 다니면서부터는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이 장애가 있다면 인지가 된다. 우리가 길에서 만나도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알게 되니까 조금 더 보이더라. 지적 장애인은 겉으론 표가 잘 안 난다. ‘신장 투석’을 하는 분들도 장애인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알고 있다.
다혜 ; 유럽 같은 데는 거리는 엄청 더럽지만 장애인들이 살기는 좋다더라.
미영 ;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이 거리에 나오면 정말 불편하고 힘들다. 우리나라는 효율성을 많이 따진다. 너무나 손쉽게 무언가를 처리하려고 하는 생각들이 지배적인 것 같다.
혜인 ; 같이 어울려서 사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사는 게 좀 편해지지 않을까.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생각, 그런 인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미영 ; 제도화가 이루어지고, 장애인들이 우리 일상에서 많이 보여야 인식의 전환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재필 ; 김도현 선생 강의도 듣고 탈시설화 이야기도 많이 들어 그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장애인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혜인 ; 시설을 유지하고 지원하는 데 엄청난 예산이 든다고 하는데, 그 예산이 마을을 만드는 데 들어가면 좋지 않을까.
재필 ; 4월이 또 다가오는데, 일상에 매몰되다 보니 잊고 있는 부분이 많다. 기억할 것은 기억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팽목항에 한번 다녀올까요?
그리고 이 책에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이야기는 이다음에 따로 날을 정해서 책을 읽고 토론해봅시다.
미영 ; <짐을 끄는 짐승들>이라는 책 추천합니다.
마무리 발언
재필 ; 내 일이 아니라서 자주 잊어버려 자세히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잊어버리고 있다는 걸 인식해야겠다.
혜경 ; 다수의 사람들, 비장애인 중심으로 얼마나 살아왔는지 느꼈다. 예전엔 무거운 책은 읽기 싫었는데 이제는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영미 ; 삶은 껴안는 것. 내 삶도 버거운 현실인데, 나도 껴안고, 너도 껴안는 삶이 여운을 남긴다.
혜인 ; 다시 인식 문제로 돌아가서, 법제화를 하려고 하면 법을 만드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니 더 막막해지는 느낌이 있다.
경옥 ; 인식의 변화는 힘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장애인 당사자들의 투쟁이 그걸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다헤 ; 많은 사람들이 힘이 있고 화려한 데 관심을 가지고 그렇게 살아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장애인, 성소수자 등 조그맣고 관심을 주지 않으면 보지 못하는 것들에 관심을 주면서 간극을 좁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영 ; 이 책은 개인의 삶을 통해 전체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후수시마 사건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2만 명의 개인에게 닥쳐온 일이라고 한다. 뭉뚱그려 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개별화, 구체화시켜서 보면 보인다. 우리의 생각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