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 봉주7회에 박은정 검사라는 실명이 나왔습니다. 박은정 검사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10.26 재보궐선거 당시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였던 시사IN 주진우 기자와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기나긴 진실 찾기가 종결됩니다.
도대체 박은정 검사는 누구이고, 어떤 이유로 박은정 검사라는 한 명의 여검사 때문에 진실이 밝혀졌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박은정 검사를 알기 위해서는 나경원 후보와 주진우 기자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먼저 되짚어봐야 합니다.
2005년 나경원 의원 보좌관은 2004년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건에 대해 '나경원은 친일파'라는 글을 블로그에 게재한 네티즌 김모씨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합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에 주진우 기자는 나경원 의원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한 네티즌 김모씨에 대한 '기소청탁'을 나 후보 남편이었던 김재호 판사가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사실 나 의원 보좌관에게 고발당한 김모씨의 수사는 개인을 비방할 목적인지 명확하지 않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김재호 판사가 직접 검찰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 고소사건의 피고소인을 기소만 해달라,그러면 검찰에서 처리하겠다'며 압력을 행사했고,이에 따라 네티즌 김모씨는 2006년 4월13일 공소제기된 뒤 한 달만인 5월17일 1심이 열려 징역1년 구형과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습니다. (10월:2심 벌금 확정,12월:대법원 벌금 700만원 확정)
주진우 기자는 '나는꼼수다'에서 "사건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불과 7개월 만에 3심이 종료됐다.1.2심 판사 모두 김재호 판사의 동료였으며, 이는 관할 법원 판사가 수사 중인 검사에게 기소를 운운하며 판사의 직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것이다"라고 낱낱이 밝혔습니다.
주진우 기자에 대한 한나라당 논평
이런 사실이 널리 퍼지자 한나라당은 즉각 논평을 통해 주진우 기자의 주장은 '인터넷 악성 흑색선전'이며 즉각 고소고발 조치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며 난리를 쳤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주진우 기자는 나경원 선대위 측에 의해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당했으며,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 있는 극한 상황까지 나왔습니다.
모든 상황이 주진우 기자에게 불리한 상황이었고, 혹시 정봉주 전 의원처럼 구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때, 한 명의 여검사가 등장하는데 그녀의 이름은 박은정 검사였습니다.
인천지방검찰청부천지청 박은정 검사
박은정 검사는 주진우 기자의 허위 사실 유포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검찰청 공안부에 직접 '김재호 판사에게 기소 청탁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나는꼼수다 팀에는 말도 하지 않고 양심선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약 사전에 나꼼수팀에 알리면 박은정 검사를 보호하기 위해 나꼼수팀이 말릴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박은정 검사의 양심선언으로 나경원 후보 측이 고발한 네티즌 사건이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으로 이루어졌고, 한나라당이 그토록 자신 있게 주장했던 '인터넷 악성 흑색선전'은 '진실'로 밝혀졌습니다.
이 모든 일을 밝힐 수 있었던 것은 박은정 검사의 양심선언 때문인데, 도대체 박은정 검사는 누구인지 살펴봤습니다.
박은정 검사 프로필 출처:로앤비 아래 박은정 검사에 대한 일부 내용은 대검찰청 블로그에서 인용했습니다.
박은정 검사는 이화여대를 조업하고 사법시험 39회와 연수원 29기를 거쳐 2000년 임관되었습니다. 박 검사는 임관 때부터 대한민국 검찰에서 '주변부'라고 불리는 여성,아동 관련 업무,특히 성폭력 업무를 맡아왔으며, 2006년엔 국가청소년 위원회에 파견 근무를 나가 지금의 청소년 보호 관련 법률과 제도 정비사업에 주력했습니다.
그녀가 제대로 된 검사라는 것을 입증했던 사건이 '장모양 사건'으로 불리는 여가수 '성상납' 사건이었습니다.
여성인권보장 디딤돌 수상자였던 박은정 검사
박은정 검사는 대한민국 검찰에서 '주변부'라고 불리는 여성,아동 관련 업무,특히 성폭력 업무를 맡아왔던 베테랑 검사였습니다. 그녀가 제대로된 검사라는 것을 입증했던 사건이 '장모양 사건'으로 불리는 여가수 '성상납' 사건이었습니다.
장양 사건은 일반적인 연예인 지망생 성폭력 사건이나 연예기획사 대표의 물리적 강간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주류회사 오너의 아들이자 지방 유지였던 연예기획사 대표 K는 장양에 대한 10년간의 노예계약을 악용해 2년 넘게 그녀에게 변태 성행위를 요구했고, 이때문에 장양은 자궁암 초기까지 갔습니다.
말기암 환자였던 아버지 때문에 가장역할을 했던 장양은 공연 수익금 착취는 물론이고, 오로지 K를 위해 성노리개의 역할을 해내며 살았습니다.
박은정 검사의 치밀한 수사와 노력으로 상당액의 보상금을 받는 선에서 합의,공소가 기각됐지만, 이번 사례는 여성 연예인의 성폭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법적 사례이자, 좋은 검찰 수사 관행을 남겼습니다.
'박은정 검사를 왜 지켜줘야 하는가'
나는 꼼수다팀은 이번 박은정 검사의 양심선언으로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이 구속되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자신들을 살리기 위해 진실을 밝혔던 박은정 검사가 이제 해임 또는 불이익을 당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박은정 검사와 동기였던 백혜련 전 검사는 물론이고 많은 네티즌들이 박은정 검사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그들은 왜 겨우 이름만 나왔던 한 명의 여검사를 지지하고 응원하고 걱정하고 있을까요?
세상에는 지켜야 할 법이 있지만 그런 모든 법 이전에 사람이고 양심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박은정 검사는 홀로 모든 것을 안고 가려는 이유에 대해 "내가 저항하고 싶은 이유는 사람이고 싶어서"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양심이 살아있는 사람을 인간의 탈을 쓰고 살아가는 박쥐와 하이에나들로부터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같은 사람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