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6월 13일) 아침에 있었던 이야기다.
시골 집에 도착하면 바로 예초기를 사용할 참이었기에
들어가는 길 포항 어느 주유소에서 큰 생수통 가득 채워 1통을 샀다.(2,500원)
나름 준비를 잘했다 싶어 시골 집에 도착해서 예초기를 돌려볼 때까지는 내심 뿌듯했는데, 웬걸 엔진이 자꾸만 꺼졌다. 앞 마당 담벼락 가까은 곳에 무성한 풀들을 베어 눞히는데 열 번 이상이나 다운되지 않는가?
지난 여름 이맘 때 새로 샀던 새 예초기였고, 비록
미탁 태풍 때 물에 잠긴 사고가 있었지만 바로 십만원 들여서 고쳐놓았던 기계였기에 그 까닭을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
바로 기계를 차에 싣고는 구입하였던 가게(후포 계양공구)로 내달렸다. 오후에도 사용해야 할 곳이 많이 남았기에 마음이 바빴다.
도착해서 예초기를 보여주면서 나타낸 증상을 설명해주었더니, 자신은 지금 고치고 있는 기계만 수리해놓고는 어느 결혼식에 가야될 사정이라며, 사용하던 휘발유를 바꾸어서 작업해보던가? 아니면, 삼율 어느 수리센터에 가서 고장 사유를 알아보라는 것이었다.
일이 왜 꼬일까 내심 불편하였지만, 돌아가는 길에
들러보란 수리 집에 갔더니 일이 잔뜩 밀려 있어서 바로 우리집 예초기를 봐줄 수 없다는 것이 아닌가?
구입한 곳에서 AS 받는 것이 맞다면서, 휘발유 예초기에 휘발유 넣었으면 정상 작동되는 것이지 어느 주유소 휘발유에 따라 엔진이 끄지고 말고 할 일이 아니라고 크게 웃었다.
부끄러웠지만 다시 예초기를 차에 싣고, 집으로 출발했다. 담티고갯길 입구의 현대오일뱅크 주유소에 들러서
예초기를 내려 가득 들어있었던 기름을 빼고, 새로 2,000원어치를 사서 넣고는 엔진을 켜보았다. 다운되는 현상이 없자 기분좋게 집으로 돌아왔다.
부모님 산소 2상부 주위의 잡초를 말끔히 벌초하는데 한 번도 애를 먹이지 않았다. 오후 늦게 잿밭 감나무 밭 작업에서도, 이튿날 작업에서도...
일요일 포항 처형댁에 들리면서, 처음 예초기 휘발유를샀던 주유소에 가서 어제 있었던 일을 설명해주고는 남은 2/3 생수통 기름을 돌려주며, 1천원을 제하고, 1천5백원을 돌려받고 싶다고 말했더니, 그런 법은 없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현금 판매한 기름을 되물리는 경우는 자신의 여지껏 경험상 없었다면서....
대단한 주유소를 기념으로 사진 찍으면서 발길을 돌렸다. 천오백원에 화 낼 가치가 없다고 마음을 재빨리 다스렸다.
앞으로는 삼율에서 평해로 가는 길 담티고개 현대오일뱅크에서 사면 실수 없다는 교훈이 그 값을 대신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이번 소동을 겪으면서 뒤늦게 생각나는 점은 몇년 전에도 금천 주유소에서 구입했던 휘발유가 이번 처럼 말썽을 피워서 곤혹을 치루었던 적이 있었다는 ...
그넘의 나이가 뭐길래 불과 몇해 전의 일을 교훈삼지 못하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