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열심히 올렸는데 갑자기 daum이 먹통이 되는 바람에 다 날라갔어요.
요새 논문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느라 읽어야 할 자료가 많아서 좀 천천히 올릴께요.
그래도 열심히 봐주세요..^^
다음날 아침 일찍 핑야오 고성에 가기 위해서 호텔을 나섰습니다.
핑야오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명,청대의 금융도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표호(票号)를 발행한 곳이지요.
晋商의 돈이 마를 수가 없다는...바로 그 도시입니다.
그러나 청나라 말기 서양의 자본이 몰려들어오면서 맥없이 무너진..그 이후로 잊혀진 도시이지요.
지금은 그 옛모습이 그대로 남아서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성문을 닫으면 완벽히 외부와 차단된....마치 시간이 정지 되어버린듯한..그런 느낌입니다.
저희는 중국여행을 하면서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국경절을 맞이해서 여행객들이 엄청나게 많아진 바람에 핑야오로 가는 버스를 타기도 힘드네요.
참고로 타이위엔에는 5개의 버스터미널이 있는데 핑야오로 가는 버스는 "건남(建南)치처잔"에서 출발합니다.
버스로 2시간 쯤 달리면 핑야오역입니다.
역앞에서 이런 인력거를 타고 핑야오 고성으로 갑니다. 한 5~6분정도? 5원주고 갔습니다.
핑야오 고성의 문표는 120원입니다. 고성 안에는 아주 많은 박물관이 있는데 이 표 한장으로 입장이 가능하니까
절대 표를 버리시면 안됩니다. 각 박물관 입구에서 펀치로 구멍을 냅니다..
따로 돈을 내는 몇군데는 표 뒤에 적혀있습니다.
저희는 신랑도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받고 있고 저는 본과생이고..아들도 학생..
덕분에 모두 60원의 학생표를 구입했습니다..^^
옛날 어음(?)이라고 할 수 있는 표호를 써주시는 할아버지입니다.
다른 분들도 좀 계시지만 이분이 진짜 이 고대 은행에 근무했던 분의 5대손이라고 해서
다른 분보다 비싸게 받더군요..ㅋㅋ (표호 한장 써주시는데 10원., 다른 분들은 5원)
역시...뭐든지 정통이 인정받는군요..
아들의 표호에는 번자체로 "산동성 청도현에 사는 안강현 도련님(少爷)에게 은6만냥을 지불하라"라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우리 아들 부자되었네요..ㅋ
어디를 가든지 모두 명,청대 건물입니다.
여기는 호텔도 이런 옛건물이고 커피샵도 이런 사합원 건물입니다.
서양관광객이 많은 곳이어서 영어가 되는 곳도 제법 있고 이런 명나라 건물 정원에서
에스프레소도 팝니다.
너무 분위기 있었지만....사람이 너무 너무 많아서 이런 사치는 누리지 못했습니다.
돈이 도는 곳이어서...옛날 은냥..그러니까 모자처럼 생긴거..혹시 보셨는지.
그런 부피있는 돈을 운반하기도 해야해서 무술인들도 많이 모였다네요.
무공이 높은 당시 인물들의 자료를 모아놓은 박물관도 있습니다.
저 도끼가 생각보다 너무 무거워서 깜짝 놀랐어요.
손으로 직접 신발을 만드는 가게도 있구요.
어떤 은행건물의 지하 비밀 금고 입니다.
엄청 크더군요.
현재 값어치로 한국돈 약 40억원어치의 은냥이 보관되었답니다.
한 5시간정도면 실컷 보겠지...하고 생각했는데 정말 너무 넓었습니다.
박물관도 엄청 많구요.
게다가 아들놈이 박물관을 너무 너무 사랑하는지라 일단 박물관에 한번 들어가면
참으로 꼼꼼히 봅니다..덕분에 6시간 정도 돌아다녔는데 40%정도 둘러봤답니다.
평소에는 사람들이 드문 드문...자전거를 빌려서 성을 한바퀴 돌수도 있는데..
이 날은 사람이 너무 많았어요.
이 핑야오의 금융가들이 얼마나 부자였냐면 이 고성에서 좀 떨어진곳에 "진씨대가"라는 진씨 가문의 집이 있습니다.
방이...자그마치347칸이던가요? 하나의 성이더군요. 공리 주연, 장이모 감독의 "홍등"이라는 영화를 이곳에 찍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북방의 전통적인 난방방식인 "캉"이라는 것입니다. 밑에 불 피우는 아궁이가 보이시죠?
뭐니 뭐니 해도 온돌만한 건 없습니다..^^
산시성은 "면"의 도시이기도 하고 "식초"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산시식초는 중국 전역에서 유명하지요.
이 핑야오 고성 안에는 아직도 3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옥수수를 말리는 풍경이 정겹지요?
걷다 걷다...지쳐서 고성 성벽위를 걸었습니다..사람들을 피해서..
좀 편안하더군요..^^
중국여행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하루에 다 보기에는 너무 시간이 모자랍니다.
핑야오 고성은...시간이 정지된..그런 느낌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중국 근대사의 아픔이 있는 곳입니다...
명, 청대에 엄청난 부를 자랑하던 곳이지만, 서양 자본에 의해 몰락했고, 중국이 근대화되던 시기에 옌시샨(阎锡山, yan xi shan)이란 독자적인 軍閥의 강력한 지배를 받으며 일본제국주의 침략군과의 전투를 벌이고 국공내전을 거치면서도 현재의 성벽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그리고 지하수가 고갈되면서 물이 부족해 현대적인 산업시설이 들어올 수가 없었고, 이로 인해 도시의 발전이 정체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방(1949년) 이후 지방정부가 재정적으로 너무 가난해서 발전을 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인구는 많고, 경제력은 약하고, 재정은 가난한’ 지방 정부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성벽을 철거하고 도로 개설, 주택 재개발 등의 현대화를 전혀 진행시키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오늘날의 핑야오 고성이 존재하게 된 것이지요.
이렇게 짧은 핑야오 여행을 끝이 났습니다.
저희는 다시 타이위엔으로 돌아와서 쉬고 다음날 정말 멋진 석탄박물관에 갑니다..^^
석탄 박물관도 기대해주세요.
첫댓글 체리샘~~설명도 맛나게 잘해 주셔서 감사~~ 홍등 영화를 봤는데...그곳에서 촬영 했다니...핑야오고성 접수 햇습니다..ㅎㅎ
꼭 한번 가보세요. 사람 별로 없을 때 가시면 더 좋을 듯 해요. 이번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분위기에 젖어 보지도 못했답니다.
늧은 밤에 넘 즐거운 중국여행...감사드립니다...정말 좋은 글솜씨의 부연 설명도....선생님이랑 강현이 보고싶네요....ㅎㅎ
사진을 잘 못 찍어서 글이라도 길게 남겨야해요..ㅋㅋ
샘은 욕심이 너무 많아요. 이런 글솜씨에 바로 정리해서 올리는 부지런함과 사진은 또 얼마나 좋은 것인데.. 고마워요. 구경 잘 했습니다.
강현이는 부자 되었네요....은 팔만냥이면 지금돈으로 얼마나 되는지 감이 안가네요잉....진씨네 대가엔 347칸이라니 입이 벌어지네요....우린 기껏해야 아흔 아홉칸을 가지고 자랑이 늘어졌는데...........좋은구경 잘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