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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에서 수시로, 2주전에서 1주일전으로, 전화에서 다중 통신으로…
“용인지역 전화가 불통이 되었습니다. 제발 골프장들은 부킹데이를 월요일이나 수요일로 옮겨주시면 어떻겠습니까. 화요일만 되면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칩니다.”
불과 6~7년 전만해도 골프장이 밀집돼 있는 경기도 지역 전화국에서는 종종 이러한 내용으로 골프장업계에 하소연하곤 했었다. 골프장 부킹데이가 화요일에 몰려 있어 전화선이 마비, 인근 주민들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되어 전화국까지 곤혹을 치른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당시 골프장업계는 ‘부킹데이=화요일’이라는 관행을 깨뜨리지 못했다. 아니 두려워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한국 골프장 역사와 함께 하는 화요일 부킹데이는 골퍼들에게는 물론 업계도 오래된 관행을 넘어선 ‘룰’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아주 소수의 골프장만이 월·수요일 예약으로 조심스럽게 전환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90년대 말 정보화 혁명에 의한 PC보급이 확산되고, 2000년 이후 인터넷이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골프장업계의 예약문화에도 일대 변화의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전화 팩스에 의존했던 예약도 인터넷이라는 초고속 통신망 속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에따라 자연히 화요일 부킹데이라는 고정관념도 서서히 무너지면서 인터넷을 통한 ‘수시로’ 예약이 신(新)예약문화로 자리를 잡아갔다. 골프의 평균 연령층이 40대 이후이다 보니 새로운 신문화 시도에 혼선도 많았지만 인터넷 부킹은 공정성, 투명성에서 신뢰를 얻어가며 신설 골프장에서 기존 골프장으로 확산, 최근에는 운영중인 골프장 절반 정도가 인터넷 예약(병행 포함)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예약방법과 예약일, 다양화 분산화
초원회원권거래소가 국내 운영중인 전국 골프장 142곳의 ‘골프장별 예약방법’을 조사한 결과, 여전히 화요일에 예약을 받는 골프장들이 상당수에 달했으며 예약기간은 보통 1주일 전부터, 예약 수단은 전화(병행 및 ARS포함)가 가장 많았다. 단순한 통계 수치에 의한 수위(首位)의 예약방법과 요일은 예전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그 방법과 요일 모두 다양해지고 분산되어져 있음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서울 경기 74곳, 강원 10곳, 충청 13곳, 경상 21곳, 전라 12곳, 제주 12곳의 예약방법을 통해 이뤄졌다.
여전히 ‘화요일=부킹데이’ 등식 성립
신 예약문화에 밀려 예약일의 분산효과는 두드러졌지만 여전히 화요일 예약을 고수하는 골프장들이 전체 142곳 중 57곳으로 40.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월요일과 수요일에도 각각 15곳(10.6%), 7곳(4.9%)으로 화요일 예약방침을 고수하는 골프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월·수요일에도 총 22곳이 예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토요일을 제외한 목(2곳), 금(2곳)요일까지, 심지어 일요일(1곳)에도 예약을 받는 골프장이 생길 정도로 골프장 예약일은 분산됐다. 특히 인터넷에 의해 특정 지정일 없이 수시로 받는 골프장들이 47곳이나 돼 눈길을 끈다. 전체 골프장의 33.1%가 특정일 없이 수시로 받으면서 화요일 부킹데이의 고정관념은 서서히 추억 속으로 묻혀져 가고 있는 분위기다.
오픈 시기 늦춰 영업손실·불이익 최소화
예약 오픈시기는 주로 1주일전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대상 골프장의 37.3%인 53곳이 1주일전 예약을 오픈해 종전 2주전 화요일 부킹데이는 1주일 전 화요일로 그 기간이 늦춰졌다. 관행 그대로 2~3주전부터 오픈하는 골프장도 여전히 33곳(23.2%)으로 높게 나타났다. 1개월 전부터 받는 골프장도 21곳이나 돼 전체의 14.8%를 차지했다.
이 외에 3~4주전부터 예약을 받는 골프장이 7곳, 2개월 전부터도 6곳, 3개월 전부터 받는 골프장도 1곳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약 일정표나 월별 일정표에 의해 예약이 이뤄지는 곳도 각각 7곳이 됐다.
최근의 추세는 이와 같이 예약 오픈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에 있다. 골프장은 예약 취소에 따른 영업상 손실을, 골퍼들에게는 위약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합리적인 운영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전 연령층 흡수 위해 병행안 인기
예약수단으로는 앞서 언급했듯이 인터넷 예약이 활성화되었지만 골퍼들의 연령층을 고려, 골프장업계는 전화나 팩스예약의 끈을 과감하게 단절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전화나 팩스와 함께 인터넷을 동시에 오픈하는 병행안을 마련한 골프장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우선 전화로 예약을 받는 골프장은 전체 36곳으로 가장 많다. 이어 인터넷이 29곳, 팩스가 26곳, ARS가 10곳, 도착순이 4곳 순으로 팩스보다는 인터넷 예약을 이용하는 골프장이 많았다.
단일 방법이 아닌 병행안을 내놓은 골프장은 37곳으로 예약 방법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과 ARS를 같이 오픈하는 골프장이 13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인터넷+팩스’는 10곳, ‘인터넷+전화’는 7곳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전화+팩스 등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해 골퍼들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하는 골프장도 7곳이나 됐다.
多골프장 시대, 예약이 골프장 평가 잣대
골프장의 예약 방법은 여전히 많은 불씨를 안고 있다. 때문에 골프장업계는 앞다퉈 부킹의 투명화를 천명하고 있다. 회원수 대비 주말 부킹 이용횟수가 골프장 평가의 잣대가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회원들이 호평하는 예약이 잘되는 골프장은 어디일까. 초원회원권 거래소 이정석 주임은 예약이 잘되는 골프장으로 남부, 이스트밸리, 렉스필드, 남촌CC의 초고가 황제회원권을 우선적으로 꼽는다. “회원수가 적어 이들 골프장들은 굳이 공정한 부킹이라는 표현에 무게를 싣는 것조차 무색할 정도”라고 말한다. 아시아나CC도 대표적인 인기 골프장이다.
중저가대에서는 뉴스프링빌, 스카이밸리, BA비스타, 태영, 강남300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예약 신뢰를 바탕으로 이들 골프장들은 회원권 시장에서도 미인주로 통한다. 골프장수가 증가하면서 골프장의 양극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예약 신뢰도는 앞으로 더욱 골프장을 평가하는 최고의 잣대가 될 것”이라고 이 주임은 충고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