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설동녕 대학/학과/학년 : 건국대학교 중어중문학과 3
세계 최고(最高)를 향한 도전의 역사는 18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당시 프랑스는 만국박람회를 위해서 에펠탑을 세웠는데 이는 당시 최고 높이의 건축물로 자리잡았다. 이후로 각국은 세계 최고를 향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그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이 되었기 때문일까? 전세계 10대 마천루 중에서 8개가 아시아에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는 세계 속의 도시를 꿈꾸고 있다.
“이 빌딩으로 타이베이는 세계 속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타이베이 시장인 ‘마잉지우’의 말이다. 1999년 착공된 뒤 2조원의 경비를 들이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03년 11월 14일 대만은 높이 509m에 이르는 타이베이 101 빌딩(정식 명칭: 타이베이 금융센터)을 개장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타이베이 101 빌딩 업주, 타이베이 금융빌딩회사 사장, 천쑤웨빈 대통령, 왕진핑 국회의장, 타이베이 시장 마잉지우 등이 동반한 가운데 개막행사가 12시까지 이어졌다. 101 빌딩의 개장에서 도약을 꿈꾸는 대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대만의 도시 타이베이 시내의 작은 건물들 사이에 유난히 우뚝 솟아 있는 ‘타이베이 101 빌딩’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프르에 있는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452m)의 아성을 깨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마천루로 자리잡았다.
개장하는 날이라 그런지 퇴근시간 전인데도 세계 최고 빌딩을 관람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각 방송국의 취재진들 역시 취재하기에 분주했고 개장을 맞아 패션쇼 등을 하며 상품을 광고하는 매점들의 모습도 보였다.
넓고 고급스러운 내부전경. 이곳의 지배인은 상품을 파는 매장에 대해 2가지 경영방침을 내세웠다. 첫째는 무분별한 상품광고 금지이다. 상품을 광고하기 위해서는 규정된 범위 안에서 사전 허락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마이크, 확성기 등을 이용한 장사행위 금지이다. 이러한 것을 어겼을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등 엄중히 규제하겠다고 한다. 청결한 환경유지와 함께 세계적인 쇼핑몰로 경영해 나가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에 총 1백61개의 점포가 있는 타이베이 101 쇼핑몰은 세븐일레븐과 같은 편의점에서부터 각종 고급 브랜드의 물건 등을 갖추고 있다.
타이베이 금융빌딩 총지배인인 린홍밍은 91층의 전망대에서 타이베이시를 내려다 보며 약간은 흥분된 어조로 이렇게 말한다.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를 보면, 사람들은 바로 콸라룸프르를 생각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타이베이 101 빌딩’을 보면 바로 대만을 생각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대만의 101 빌딩이 비록 말레이시아의 쌍둥이 빌딩(92층)을 제치고 최고의 마천루로 자리잡기는 했지만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할 듯 하다. 이 빌딩의 개장으로 세계 각국의 최고의 마천루를 향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듯 하다. 중국은 상해에 오는 2007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세계 금융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며, 인도는 우리나라에서 설계한 높이 675m, 224층에 이르는 ‘인도중심센터’를 건설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이베이 101 빌딩은 아직 완공된 것이 아니다. 단지 지금은 지하1층에서 지상4층에 이르는 쇼핑몰만 개장했을 뿐이다.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그때쯤 되서야 일반인들도 91층에 마련되어 있는 전망대도 참관할 수 있을 듯 하다. 우뚝 솟은 건물 옆으로 아직은 정리되지 않은 모습이 조금은 불안하다. 세계 최고의 빌딩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반면 대만 방송국에서 일하는 어떤 이는 조심스레 이런 문제를 제기한다. “대만은 지진이 많은 나라이다. 만약 강도가 높은 지진이 일어날 경우 타이베이101빌딩은 자칫 그야말로 세기의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타이베이에서 글.사진 = 설동녕
<사진설명>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1 : 타이베이 331지진 당시 구조작업 중인 대원들, 사진2 : 지진 당시 타이베이 101 빌딩의 기중기가 떨어져 내린 모습, 기중기 사이에 인부 한명이 끼어 있다, 사진3 :지진 당시의 타이베이 101 빌딩 모습 , 사진4 : 지진 당시 피해상황)
실제로 2002년 3월 31일 14시 52분(북경표준시) 대만 동부해안(북위24.4도, 동경122.1도)에서 발생한 강도 7.5도의 지진이 일어난 적이 있다. 바로 ‘타이베이 331지진’이다. 4월1일 새벽 0시30분의 피해상황 기록에 의하면 사망5명, 사상자 272명에 달한다. 이 당시 피해상황을 보면 지진으로 기중기가 떨어지면서 타이베이 101 빌딩에서 공사하던 인부 5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진다.
아직은 시공 중… 지금은 단지 지하1층에서 지상4층에 이르는 쇼핑몰만 개장했을 따름이다… 내년이나 되어야 91층에 있는 전망대도 일반인에게 공개될 예정이고,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지진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할 듯 하다. 그래서 아직은 세계 최고의 빌딩을 지었다고 자부할 때가 아닌 듯 하다… 이제부터 최고의 마천루를 향한 경주는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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