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마음선원 어린이 지도법사 혜고스님.
뉴욕 한마음선원은 어린이 프로그램을 가장 활발하게 운영하는 미주한국불교 사찰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한국학교의 수업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시작하여 오후 3시에 마치게 된다. 올 여름 방학에는 놀자학교를 운영하였고 방학이 끝날 즈음에 포코노에서 1박2일간의 놀자캠프를 실시 하였다. 여름방학과 겨울 방학에는 2박 3일의 불교수련회가 있다. 이 어린이 프로그램의 정점에 지도법사로 혜고스님이 있다. 어린이들을 좋아하는 혜고스님은 1994년 2월에 뉴욕 한마음 선원으로 온 이후 1996년부터 약 2년간 버지니아 한마음선원에서 활동하기도 하였다. 미국에 오기 전에도 한국에서 약 10년간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을 하였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활동을 합하여 20년동안 어린이 포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혜고스님 으로부터 한마음선원 어린이프로그램 현황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질문: 한마음 선원의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 소개와 참가한 인원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혜고스님: 올해를 기준으로 저희 선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말씀 드리면 한국학교와 한국학교의 방학동안 실시한 놀자 학교, 1박 2일 동안의 놀자캠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실시한 2박3일간의 불교수련회 그리고 ‘Thanks Giving Day’를 맞이하여 어린이들이 미술시간에 그린 작품들을 모아 전시하는 작품전시회가 11월 23일~30에 있을 예정입니다. 현재 한국학교의 재적인원수는 45명이며 놀자캠프는 75명,놀자학교와 불교수련회는 45명~50명 정도의 어린이가 참가하였습니다.
질문: 학생들이 40명이 넘기 때문에 여러 선생님들이 필요할 텐데 선생님은 몇 명입니까?
혜고스님: 현재 라훌라반, 가섭존자반, 목련존자반, 아난존자반등 4개의 반으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4명의 한국어 담당교사를 포함하여 요가, 명상, 음악, 미술을 지도하는 8명의 선생님이 있습니다. 수업은 오전 10시에 시작하며 점심공양과 30분간의 자유놀이 시간을 포함하여 오후 3시가 되면 어린이들은 귀가 합니다.
학생의 변동률이 (유동 학생수) 적은 것이 학교발전에 첫걸음이라 생각됩니다. 1학기에 입학 한 어린이들이 2학기 그리고 그 다음 해에도 수업에 참여하여 교육이 지속적으로 연결 되어야 비로소 높은 학습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양적팽창과 질적향상이 함께 이루어 져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 한국학교에서는 한글교육 외에 불교교육에도 많은 역점을 둡니다. 미래의 새싹 불자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질문: 한국학교이니까 한글교육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야 하고 또 SAT2 에는 한국어 시험도 있으니까 한국어 문법이나 작문 등에 능통한 선생님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 문제는 어떠하나요?
혜고 스님: 국문학을 전공한 선생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로서의 자질 입니다. 신심이 있어야 하며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교사라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시켜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교수법 입니다. 그런 자격조건을 갖추는 것이 국문학을 전공한 것보다 더 중요 하다고 봅니다.
현재 불교아동학, 유아교육학을 전공하였으며 현장경험이 있는 선생님과 교육학 전공은 아니지만 대학에서 교육학을 수강한 선생님 그리고, 자신의 전공분야에 경험이 많은 교사들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질문: 한국학교 교과과정을 짤 때 어떻게 합니까?
혜고스님: 국제문예진흥원에서 한국영사관을 통해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를 각 학교에 배부 합니다. 그 교재를 참고하여 반별 교육안을 작성합니다. 물론 그 외의 보조 자료도 활용 합니다.
질문:한국학교의 어린이들을 지도할 때 직면하게 되는 어려운 문제는 무엇입니까?
혜고스님: 반 편성 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입니다. 처음에 아이들이 입학을 하면 반 편성을 위한 시험을 봅니다. 연령별, 능력별로 반을 편성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연령별로 세분화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성당이나 교회에서 운영하는 학교들도 반 편성이 어려운 문제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한글 초급반에 6살인 학생과 15살인 학생이 같이 공부를 해야 하는 경우 입니다.
질문: 제 아들도 이번 놀자 캠프에 다녀왔는데 어떻게 보냈는가 궁금하여 물어보았더니 "재미있었어" 라고 대답 하였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도 또 갈래"하고 물으니 "가겠다"고 합니다. 수련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다음에도 참가하는 비율이 높나요?
혜고스님: 놀자캠프와 불교수련회는 성격이 다릅니다. 놀자캠프는 어린이들의 사회성 발달과 정서발달을 돕기 위한 놀이 프로그램이고 불교수련회는 불성계발을 위한 프로그램으로서 어린이들의 불심을 키워주는 것이 수련회의 목적입니다. 그러므로 수련회가 결코 흥미 위주로만 흘러서는 안 됩니다. 수련회의 첫날은 비교적 엄격 합니다. 묵언 ,발우공양, 108배, 새벽예불 등... .
그러나 둘째 날부터는 어린이들의 흥미와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진행 합니다. 수련회가 너무 엄격하고 딱딱하면 아이들이 불교에 대해 흥미를 잃게 되며 바르지 못한 불교관이 형성 될 수 있기 때문에 재미도 있어야 합니다. 수련회를 마친 후 아이들에게 수련회의 느낌을 물으면 "힘들었어요. 특히 108배를 하루에 세번씩 하는 것이요. 하지만 재미있었어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또 미국에서의 수련회는 베에비시터의 역할도 합니다. 예를 들어 방학에 부모님이 바빠서 아이들과 함께 여행할 시간이 없는데 수련회를 보내게 되면 견학도 갈 수 있으니 일석이조죠
이와 같이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련회에 참석하는 인원이 해마나 조금씩 늘고 있으며 참석한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수련회를 재신청 합니다.
질문: 어린이들을 지도하면서 스님이 가지고 있는 원칙은 무엇입니까?
혜고 스님: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당당함 그리고, 불자로서의 자부심과 당당함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즉, 불성을 깨우쳐주고 불자로서 올바른 신심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제가 어린이포교를 시작한 지 20년이 되지만 아동의 흥미와 요구에 부합되는 불교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아직도 쉽지 않습니다. 얼마 전 본국에서 발행되는 현대불교신문에 어린이 불교포교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답보상태에 있다는 기사를 읽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어린이 포교에 기여하고 있는 '좋은 벗 풍경소리’와 ‘어린이 찬불동요’를 작사, 작곡하는 선생님들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질문: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낀 일이 있었다면?
혜고 스님: (처음 시작할 때와 현재를 비교하면 항상 타성에 젖지 말아야지 하면서 자신을 경책한다는 혜고 스님은 이 질문이 무척 어려운 질문이라고 한다.) 새싹 불자를 키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꼭 해야 하는 일이기에 그냥 합니다.
하지만, 굳이 대답을 하자면 불교를 모르던 부모님들이 어린이를 통해 불심이 생기거나 신심이 더욱 더 돈독해 지는 경우입니다. 학교 교훈이 나를 사랑하는 어린이, 남을 사랑 하는 어린이, 모두를 사랑하는 어린이 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자라서 일체를 둘로 보지 않는 평등한 지혜의 마음으로 미주불교의 미래를 여는 사람들이 된다면...
그 보다 더 큰 보람은 없겠지요.
2003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