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시교육청은 초중등 교육을 받지 못하고 학령기를 넘긴 장애가 있는 성인들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금년 3월부터 지체부자유 특수학교인 서울정민학교(서울 노원구 소재, 지체부자유 특수학교)에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신설, 3개 특수학급을 설치 운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과거 특수교육 기반이 취약하던 시절 여러 가지 사정으로 초중등 교육을 받지 못하고 학령기를 넘긴 장애 성인들에게 특수교육을 보장하기 위하여 취해진 조치라며 “금년 5월부터 시행하는 「장애인 등을 위한 특수교육법」시행을 앞두고 전국 최초로 장애 성인들에게 정규 과정의 특수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지원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지금까지 장애 성인들이 비정규교육을 통해 중입, 고입, 고졸 등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인정을 받고 있으나 앞으로는 장애 성인들도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고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노들장애인야간학교(이라 노들야학)가 임대해 있던 정립회관 측에서 2007년도 말일 자로 퇴거조치를 함에 따라 사실상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서울정민학교에 야간부로 초등, 중등, 고등 1학급씩 신설해 노들야학 학생들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노들야학은 정립회관의 퇴거조치 때문에 교실을 잃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노들야학은 지난 2일부터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 천막교실을 열고 수업을 하고 있다.
과연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대안이 길거리로 떠밀린 노들야학의 지원방안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노들야학의 박경석 교장은 “특수교육 정규과정에서 성인들 위한 학급을 설치해 운영하는 것은 처음인만큼 의미는 크다. 그러나 기회를 빼앗겨 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장애가 있는 성인들에게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정부가 인정해야 한다.”고 전제한 후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방안은 그 중 하나의 방편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장은 “검정고시를 보지 않아도 학력을 인정받게 됐지만, 대부분 30,40대를 훌쩍 넘긴 경우가 많은 성인들이 과연 초중고 정규과정 기간을 모두 거쳐야 할지는 현실적으로 고려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들야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편성을 했다지만, 노들야학은 야간 수업 외에도 자립생활교육, 컴퓨터 교실, 연극 소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주간에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노들야학과는 맞지 않는 방식.”이라며 “사실상 노들야학을 해체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서울시가 지원하는 예산은 교구비, 프로그램 운영비, 기자재비 등에 쓰도록 한정하고 있다. 야학이 현실적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건물 임대료나 인건비 지원이 없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성인 장애인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서는 교육을 정규과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 중인 대안교육 프로그램도 정부가 인정하고 지원해주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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