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 5차, 낙동정맥 7구간
● 산행일시 : 2016년 1월 23일
● 산행코스 : 질고개 ~ 780봉~ 간장현~ 통점재~ 776.1봉~팔공기맥분기점
가사령~709봉~사관령~배실재~침곡산~태화산~먹재
● 산행거리 : 질고개~먹재 (32.5km)
● 산행시간 : 14시간 (입산 : 03시30분 하산: 16시30분)
대한大寒, 그 이름값 하느라 전국을 추위에 떨게 하는 며칠입니다.
며칠째 한파주의보가 내려지는 날에 정맥5차팀 낙동정맥 그 반지점을 진행코자 길을 나섭니다.
일을 진행함에 반지점은 마음을 다잡기 좋습니다.
살짝 주저앉은 힘, 허리에서 다시 시작하니... 시작하는 각오로 낙동정맥 7구간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번구간은 이름 조차 얻지 못한 그저 숫자로만 표기된 열서너개의 봉우리를 오르고내리고
뾰족한 이름을 얻은 한개의 봉우리, 침곡산을 오릅니다.
오르고내리는 산줄기, 출렁이는 산줄기 그 출렁거림 안에서
산객은 또 어찌 출렁일지 기대되고 걱정이 되는데... 출렁이는 몸도 마음도 길 위의 일이니
길 위에서 다스려 보면서 걷고자 합니다.

부남면은 아직도 한밤중입니다. 이미 하루가 시작 되었습니다만... 우리는 눈에 보여야 오늘이구나 생각합니다.
오늘은 언제나 늘 이렇게 밤에서 이미 시작되는 것이지요. 길도 걷기 전에 또 얄궂은 소리를 하고 있지요.^^

지난구간 날머리인 질고개, 이번구간의 들머리입니다. 길은 이렇게 이어지고 시작과 끝은 맞닿아 있으니
시작과 끝은 먼듯 가깝고 옆자리이며 이어지는 한자리 입니다.
질고개는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질어서 질고개입니다.
질척질척 진흙이 고갯마루을 덮고 있어서 질고개라고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포장도로가 생겨서 습지에서나 그 이름의 유래가 된 옛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숫자가 이름인 530봉입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습니다.
들여다 보기 좋은 투명한 창인지라...들여다 봐도 된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그래서
"누구 없습니까?" 잠시 들여다 봅니다. 산불도 밤에는 쉬나 봅니다??? 지키는 사람이 없습니다.^^

나무의 허리에 두줄의 페인트로 허리띠를 둘렀습니다. 곡점입니다.
간벌작업을 할때 경계를 정하는데...이 지점에서 방향이 바뀐다는 뜻입니다.

785봉입니다. 시경계구간이란 것을 보니 여기서 부터 포항시로 들어가는가 봅니다.
00시 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모두 시의 전형적인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
문뜩 생각하면서 00시를 걷습니다.

이번구간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805봉입니다. 유리산이란 이름을 붙여두었군요.
아마도 최근에 붙여진 것 같습니다. 혹여 유리운영자님이 붙인 것은 아니지요?^^

간장현으로... 약 삼백미터쯤 앞두었습니다.
간장마을에서 그 이름이 유래하는 간장현干長峴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긴 방패처럼 생겨서 붙여진 지명입니다.

통점재입니다. 청송군 부남면 중기리와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를 잇는 고갯마루입니다.
옛적에 난을 피해서 들어온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며 정착한 마을인 통점리를 넘나들던 고개로
통점이란 사기그릇을 만들던 곳이 있었다고 합니다.
울진삼척 무장공비가 침투한 사건 이후 정부에서 주민들을 아랫마을인 중기리로 이주 시켰다고 합니다.
마을은 이름을 잃었지만... 그 흔적은 마을을 넘나들던 고개에서 찾을수가 있습니다.

776.1봉입니다. 하루가 밝았습니다만... 하늘 회색으로 낮은 날입니다.

팔공기맥, 보현기맥 분기점입니다.
가사령으로 내려서기 전에 가사봉(고라산)에서 남서쪽과 북서쪽으로 두갈래의 산줄기가 갈라지는데
분기봉에서 석심삼을 거쳐서 남서쪽으로 약 160km의 산줄기를 팔공기맥이라 하고
석심산을 거쳐서 북서쪽으로 분기한 166,8km의 산줄기를 보현기맥이라고 합니다.
이 두 기맥은 경북 북부내륙지역과 중남부지역을 구분하는데... 금호강의 북쪽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팔공기맥을 금호북기맥이라고 새로이 명명하고자 하시는 방장님의 견해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금호강을 두고 북쪽은 금호북기맥, 남쪽은 금호남기맥(지금의 비슬지맥과 청룡지맥)으로 명명하는기
합당하다는 말씀이 설득력을 얻는 근거입니다.
산줄기가 물줄기를 떠나 있는 것이 아니며 그 은밀한 조화를 생각한 우리 조상들의 사상에 의해
정맥의 이름이 강의 이름을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사람은 물줄기에 의지를 합니다.
금호강의 길이로 봐도 그리고 그 강에 의지한 지역을 보더라도 방장님의 견해에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지역주민의 한사람으로서 결코 양보하고 싶지 않은 '이름'입니다.^^

산아래 마을입니다. 상옥리입니다.
고산분지에 형성된 마을로서 신라때 부터 전란을 피해 온 사람들이, 화전민들이 정착한 마을로
흔히들 이곳을 오강지두 팔령지하五江支頭 八領支下라 할 만큼 산간오지라고 합니다.
오십천, 형산강, 낙동강, 금호강, 곡강 분수령이 시작되며 오전령, 통점령, 천장령,승암령, 천령, 괘령, 생란령
갈전령이 있어서 이 준령을 넘어야 타지로 통하는 요지였는데... 그런 연유로 예전부터 피란지처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이런 이유로 군사상 중요한 지역이었으며..6.25때는 인민군의 주력부대가 머물던 요새였다고 합니다.

벌목지역입니다. 나무나 사람이나 기우러진 방향으로 넘어지고, 자빠집니다.^^
진정한 기술자는 나무가 넘어질 방향을 알고 자빠뜨리고, 길을 막아서게 하지는 않아야겠지요.
나무나 사람이나 자빠뜨릴때는 방향을 봐야 합니다. 실없는 소리 해 봅니다.^^

의식은, 의식 그자체 보다는 마음가짐을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안전을 기원했었나 봅니다.

가사령입니다. 경북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에 있는 고개입니다.

비학지맥, 내연지맥의 분기점입니다.
낙동정맥 709.1(성법령)에서 분기하여 비학산, 도음산을 지나 천마산을 봉화산을 지나
포항시 우목리 영일만에서 그 맥을 다 하는 45.3km의 산줄기를 말합니다.
최고봉이 비학산의 이름을 따서 비학지맥입니다.
내연지맥은 마북산, 삿갓봉, 내연산, 동대산, 바에산을 거쳐 영덕의 강구항에서 그 맥을 다 하는
42.8km의 산줄기로 화림지맥과 마주합니다.
"그쪽은 아닙니다. 다시 올라오세요." 유나님 잠시 알바 하십니다.
목적에서 벗어난 길은 잠시만 걸어도 헛발질 한 것 같고
길은 같은 길인데도 못 걸을 길 걸은 것 같고.. 그렇지요.^^

성법봉(709.1봉)
법을 반성하란 뜻에서 성법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고 합니다.
신라시대부터 조선말까지 집단 수용지였던 부곡이 있었던 지역으로 천민이나 노예 그리고
역모죄로 몰린 사람들을 수용하여 출입을 통제한 상태에서 무기, 농기구, 유기, 자기, 토기등을
생산했던 일종의 공업단지였다고 합니다.

오늘 올라야 할 이름 있는 봉우리 침곡산이 보입니다. 멉니다. 아득합니다.
더 아득하게 보이는 것은 다리병이 났기 때문입니다. 갈 길이 먼데...마음이 회색빛으로 아득한 저 하늘 같습니다.^^

사관령은 고개 이름인 령을 얻었습니다만...고개가 아니라 봉우리에 가깝습니다.
사관령이란 이름의 유래는 임진왜란 때 이 곳에 무기고가 있었는데...
이 곳을 관리하던 '사관'이라는 벼슬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합니다.

배실재로... 하늘 회색인날, 길까지 회색인데... 무거운 다리는 더 회색입니다.^^

배실재입니다. 낙동정맥 중간지점입니다.
조선시대 제철과 관련된 각종 철물과 무기를 생산하던 곳이 있어서 그 관리들외에는 이곳을
넘지를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벼슬이 있는자만이 넘었던 고개라 벼슬재라 불렀다고 합니다.
벼슬재가 배실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반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마음 다 잡는 지점입니다.

침곡산 정상입니다. 포항시 기북면 용기리에 있는 산입니다.
마음 이름인 침곡리에서 그 이름이 유래합니다. 바늘 같이 뾰족한 골짜기에 형성 된 자연마을이라고 합니다.
산 정상은 뾰족하지는 않습니다만...오르는 길은 참으로 뾰족합니다.
정상석이 있습니다.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했습니다만... 사진을 불러오는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못 올립니다.
이번구간에서 유일하게 정상석이 있는 산인데...아쉽습니다.

서당골재, 이정표에 적힌 "한티재 1시간40분"이란 숫자만 눈에 들어옵니다.
한파주의보 내려졌다기에 각오를 단디 했는데.. 그 각오 때문인지 그리 못 견딜 추위는 아닙니다만..
지지난 구간 부터 시원찮은 다리가 굽혀지지를 않습니다.

태화산입니다. 조망이 좋은데... 산을 봐도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머리 속은 그저 한티재, 한티재, 한티재를 부르고 있습니다.^^
큰재라서 한티재인데...이 날은 그저 한스러운 한티재입니다. 에고..^^
웃는기 웃는기 아니고 대장님 보기 미안하고...

태화산정상입니다. 이번구간에서 조망이 가장 좋은 봉우리입니다.

산그림자 길어집니다. 근심도 길어집니다. 한티재가 이사를 갔는지....

먹재입니다. 한티재를 800m를 두고 중탈을 합니다. 걸음이 걸어지지를 않습니다.
걸을때 마다 무릎이 죽겠다고 소리소리를 칩니다.^^
체면에 울지는 못하겠는데.. 이럴때는 누군가가 억울한 소리 한소리 해 주면 핑계대고 소리내서
울지 싶습니다.^^
오늘 산행에서 계획된 날머리 한티재를 800m 남겨두고 중탈을 해야만 했던
아픈길을 걸었습니다.
이름없는 봉우리들 파도처럼 출렁이는 산줄기를 출렁이면서 걸었습니다.
출렁이는 산줄기 바다 위의 파도 같은데..산객 파도 위에 흔들리는 조각배처럼 흔들리면서 걸었습니다.
파도에 어지럽고 멀미 나는 길을 길었습니다.
갈잎 쌓인 길, 눈 쌓인 길 열듯이 열면서 걷는데...걷는 길 위에 고통이 함께 걷는 길이었습니다.
후미의 고통에 말없이 기다려주고, 함께 걸어주신 추산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많이 죄송합니다.
통점재 내리막 길에서 이쁜 얼굴에 상처를 남긴 오스칼혜린님 상처 잘 아물기 바랍니다.
낙동정맥반지점, 이런저런 사연 많은 길이었습니다.
800m를 남겨두었다는 소리에...많은 생각이 오고가더군요.
그런데 800m를 남겨두고 중탈을 할 용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꼭 짚어서 뭐라 하기는 힘듭니다만...
정한 틀에 자신을 꾸역꾸역 구겨서 집어넣는 오랜습을 잠시 내려놓는 듯 한...말이 됩니까? ^^
이래저래 많은 생각을 한 구간이었습니다.
맘고생 몸고생 많으셨네요....
옛 어른들 말씀에 고생을 해봐야 철이 든다고 하지요.^^
고생은 더러 좋은 스승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번구간에서는 여러가지도 생각이 많았고, 그 생각 끝에서 깨달은 것이 많습니다.
날머리를 800m를 남겨둔 중탈의 아쉬움을 위로하기에 충분한 '얻음'이 있었던 구간이었습니다.
수행중언니 다리 다친걸 몰랐어요. 몸 관리 잘 하시어 빠른 쾌유를 빕니다. 가다가 힘들면 다음에 가시는게 나중을 위해 더 좋을것 같네요. 날도 추운데 따뜻하게 관리하시고 치료해서 빨리낳도록 기도드립니다. 이번 시산제때 언니 반가웠어요. 다음에 또 뵈어요.~^^
대성행님 저도 시산제 때 뵈어서 반가웠고, 건강 서서히 회복 되는 모습이라 보기 좋았습니다.
찬바람, 찬날씨 앞에 무릎병이 났는 것이니... 그리 큰일은 아니네요.
대성행님께서도 건강 관리에 유념하세요.
어쩜 이렇게 이어지는 산자락을 해박하게
꿰고 계신지 대단 하시네요.
얼마 남지않은 지점에서 하산이 얼마나 힘든
결정 이었을까요.
그래도 건강이 우선이니 잘하신듯 하고 ㅡㅡ
무릎관리 잘 하셔서 정맥길 좋은산행 멋지게 이어 가시길!
산행실력이 시원찮으니... 그 부족을 산공부로 채우는 것이지요.^^
산공부가 생각보다 재미가 솔솔합니다. 산줄기와 물줄기의 조화로움과 그 줄기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
그 길위에 새겨진 사연들을 알아간다는 것이 재미가 납니다.
모르고 지나쳤던 것들인데... 안면 알수록 길이 잘 보이고 아름답게 보이더군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운 날씨에 힘들었지만 낙동정맥 반을 지나셨네요
수고 많으셨고 무릎 관리 잘하셔서 남은 정맥길도 잘 이어가세요 ^~^
옛 말씀에 천리길도 한걸음에서 시작된다고 하셨는데..
한걸음한걸음이 쌓이니 어느덧 낙동정맥 반지점을 지났네요.
이렇게 걸음 쌓이다 보면... 걸어갈 길보다 걸어온 길이 아득해질 날이 오겠지요.
시산제 때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솔별대장님께서도 정맥6차팀 잘 이끌어 가시길 바랍니다.
수행중님 산행기를 보다보면 지맥갈때 한번씩 봐도 좋을듯 합니다
아픈몸 잘 다스려 산행에 부담없이 이어가세요 수고하셨습니다
정명대장님 시산제 때 뵈어서 반가웠네요.
정이 깊어지는 것이 말 보다는 함께 걷는 걸음에서 더 깊어지나 봅니다.
워커라인 때 잠시 함께 걸었을 뿐인데.. 친밀감이 듭니다.^^
대장님께서도 정맥 안전하게 잘 이어가세요.
정성 가득한 산행기 잘보았읍니다..
개인적 경험으로~
몸이 보내는 신호는 무시하면 후한이
남더라구요...날머리 800미터전 결정
잘하셨읍니다. 몸관리 잘하셔서 빠른
쾌유를 빕니다.~~
날머리 800m 남겨두고 중탈, 여러가지 생각이 오고갔는지라...
나름 많은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맥 무사히 졸업하려면...몸 관리에 한치도 소홀함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산개미님께서도 정맥 안전하게 이어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