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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마산국민학교 33회 원문보기 글쓴이: 정재복
▼지리적으로 서유럽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태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도 알프스의 나라 스위스는 유럽연합에 속하지 않은 나라이다.
여는 서유럽 국가와는 다르게 알프스의 최고봉 몽블랑(4807m)
그리고 우리에게는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로고로 더 잘 알려진 알프스 봉우리의 백미
마터호른(4478m)과 유럽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4158m)같은
명봉들과 짙은 에메랄드빛의 아름다운 호수 그리고 수천만 년 전의 웅대한 빙하등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나라이다.
해발 4천 미터 이상의 고산지대답게 수시로 변하는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다섯 번 오르면
한 번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알프스의 영봉 융프라우다!
가이드의 설명으로는 수시로 이곳을 오르는 자신들도 이렇게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융프라우의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며 3대가 덕을 쌓아야만 이런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고 감탄했을 정도로 정말 날씨가 좋아 아름답고 경이로운 알프스의 풍광을
원 없이 만끽하고 돌아오는 행운을 얻었다.
▼에메랄드빛 호수를 양쪽에 끼고 있는 스위스의 작은 도시 인터라겐에 도착하여
산중턱에 위치한 시골마을 벵겐역까지 열차를 타고 이동을 했다.
예전 수인선 열차처럼 세량짜리 협궤열차에 의자도 나무로 되어 있어 승차감은
그리 좋지 않지만 덜커덩 덜커덩 소리를 내며 굽이굽이 산간 마을을 끼고 오르는
열차여행은 도시여행에선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과 또 다른 낭만에 젖어들기에 충분했다.
런던, 파리, 로마 현기증이 날 정도로 화려한 인간의 문화를 품고 있는 도시를 벗어나
태초의 대자연 알프스의 풍경을 마주하며 잠시나마 숨가쁜 여행의 피로를 달래본다.
융프라우 정상을 바로 밑에서 올려다 볼 수 있는 해발 3454m에 위치한 융프라우요흐에
오르는 산악열차가 출발하는 벵겐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 일찍 융프라우로 출발을했다.
▼일행이 출발하기 전 미리 나와 잠시 마을을 둘러보았다.
봄의 새벽을 포근해 좋고 여름의 새벽은 선선해 좋고 가을의 새벽은 싸늘해 좋고
눈 떠보면 흰 눈이 소복하게 쌓인 겨울의 새벽은 또 얼마나 좋은가!
그래서 난 새벽을 참 좋아한다. 난생 처음 알프스에서 맞는 새벽은 창자 속까지 스며드는
신선한 기운에 정신이 번쩍 들어 그 상쾌함이 이를 데 없이 좋았다!
▼원래 양치기들의 집을 일컫는 샬레라고 하는 스위스의 전통 목조가옥이다.
금방이라도 하얀 앞치마를 두른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반갑게 뛰쳐나와
인사라고 건넬 것 같아 집안을 기웃기웃 훔쳐보았다.
▼드디어 융프라우를 향해 열차가 힘차게 출발한다.
알프스 산악열차는 지금으로부터 약 120여 년 전 스위스 철도의 왕이라고 불렸던
아돌프 구에르 첼러라는 엔지니어가 아이거 묀히의 암벽을 통과하는 터널을 뚫고
융프라우 정상까지 터널을 뚫어 철도를 건설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보통사람들이라면 평생 밟아 보지도 못할 만년설을 편하게 열차를 타고 올라
밟아 볼 수 있는 것은 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도에서 점선으로 표기된 부분이 터널구간이다.
▼열차가 가파른 산을 오르고 안정된 속도로 내려올 수 있는 비법은 바로 레일 가운데
동력을 전달하고 속도를 제어하는 톱니바퀴 모양의 레일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터널 구간에 진입하기 전 그리고 터널 구간에 진입하면 두 군데 간이역에서 정차를 한다.
그 이유는 갑자기 높은 고도에 오르면 고산증세를 느낄 수 있어 역에 정차하여 10분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고도 적응을 한다. 두 군데 터널안 간이역에는 암벽을 뚫어 바깥 풍경을
내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알프스 자락이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간이역에서 마주한 알프스 구조견 세인트 버나드다. 예전에는 알프스 등반 조난자를
구조하는 구조견으로 널리 알려진 개인데 지금은 관광객을 상대로 기념촬영을 하는 게
본업이 됐다. 목에 메고 있는 술통에 뜨거운 포도주를 담아 추위에 견뎌가며
구조 활동을 했다고 하는데
어째 식전 댓바람부터 한잔 걸친 모양이다. 버나드 눈이 풀려있다 ㅋ ㅋ
어릴적 즐겨보았던 플란다스의 개라는 만화에서 우유통을 싣고 다니던 작은 수레를 끌던
파트라슈가 생각이 난다.
▼융프라우요흐역에 도착하면 스위스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핑크스
전망대에 올라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유럽최대의 알레치 빙하를 내려다보며 만년설을
직접 밟아 볼 수 있다.
정말 전망대 밖으로 나가보니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에 가시거리는 더없이 좋았고
선글라스를 끼지 않으면 눈이 부셔서 알레치 빙하와 만년설을 제대로 볼 수 없을 만큼
빛이 강렬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큰 기대를 갖고 융프라우를 찾지만 정작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융프라우를 전망대 전시 사진으로만 보고 기대만큼이나 큰 아쉬움을 갖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오늘은 참 운수 좋은 날이었다.
▼융프라우요흐역에 도착하면 환영 입간판이 눈에 띤다.
스위스는 한반도의 5분의 1정도 되는 면적에 인구는 약 700만 명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독일, 프랑스, 이태리 사람이 주요 민족을 이루고
주요언어도 독일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불어 이태리어도 사용된다고 하니
맨 위가 독일어 그다음이 불어 그리고 이태리어가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우리 한국어가 일본어 중국어 보다 먼저 표기되어 있는 것이 기분이 썩 괜찮았다.
그만큼 많은 한국인들이 융프라우를 찾는다는 반증이 아닌가!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원래 인스턴트 라면의 원조는 일본이 아닌가.
근데 유럽 가장 높은 곳에서 우리의 신 라면을 팔고 있었다. 그만큼 입맛 까다로운
유럽피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얘기다. 여행을 계획하고 가끔 여행지 정보를
검색하다 융프라우 정상에 가면 신 라면을 판다는 체험 수기를 접한 적이 있다.
가격은 보통 15000원 정도에 판매하는데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신 라면을 사가지고
가서 뜨거운 물만 5000원 주고 사서 부어 먹으면 된다고 나름대로 여행비 절감하는
방법을 포스팅한 블로거들도 있고 또 신라면 먹고 온 것을 자랑삼아 댓글로 남긴
사람들도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한국 가이드의 필수품은 커피포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물론 해외여행을 하다보면 한국 음식이 그립고 생각난다. 이틀에 한두 번 정도 한식당을 찾아
밥을 먹지만 뭔가 맛이 2% 부족한 게 사실이다. 나도 여행 내내 먹고 싶었던 음식이
샤브샤브였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단골 식당에 가서 밥부터 먹자고 했다.
실제로 우리가 묵었던 호텔 침대에 객실 내에서 절대 담배 피우지 마시고 취사금지라는
안내문이 코팅되어 놓여있었다. 담배연기에 화재경보기가 울린 적도 있었고
2억 만 리 날아온 김치 냄새는 또 얼마나 대단한가.
세계 언어학자들이 가장 훌륭한 문자라고 칭찬했다는 한글이
그렇게 부끄럽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었다.
▼기온도 낮고 고산증세도 염려되어 여행객들은 융프라우 정상에서 보통 한 시간 정도
머물다 내려온다. 내려올 때는 출발지까지 무정차로 내려오는데 올라오는 길과
다른 노선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미쳐 보지 못했던 알프스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얼마나 행복한 소들인가 비록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식탁에 오를 가축이지만
살아가는 동안은 울타리도 없고 좀 더 많은 풀을 뜯기 위해 경쟁할 필요도 없이
너무도 한가로이 소들이 풀을 뜯는다.
스위스 사람들은 본업이 따로 있고 목축은 부업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좀 더 많은 우유를 짜내야하고 빨리 살찌워야 하는 인간의 탐욕스러움은
알프스 자락의 소들에게는 듣도 보도 못한 먼나라 이야기일 뿐인것 같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동물복지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언젠가 EBS에서 하늘에서 바라본 한반도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는데
헬리캠을 띄어 한반도 이곳저곳을 촬영하여 내레이션과 함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한 번은 화성시 편이 방송된 적이 있는데 궁평항과 전곡항도 보이고 공장 많기로 유명한
내 고향도 하늘에서 바라보니 옹기종기 모여 있는 파란 공장의 지붕들마저도 제법 예쁘게
보여 새롭고 놀라웠던 기억이 나는데 이렇게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알프스의 자연을 하늘에서 맨눈으로 바라보는 패러글라이더를 한없는 부러움으로 바라본다.
유럽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찬란한 문화유산을 품고 살아가는 그네들이 부럽고 때론 문화적
열등감도 느꼈지만 그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어디 빈 샬레라도 한 채 있으면
세를 얻어 한 일 년만 이곳에 살다 돌아갔으면 하는 부질없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래서 도시로 떠난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밤마다 알프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몽유병을 얻어 병든 몸으로 다시 알프스로 돌아온 하이디의 마음이 느껴진다.
▼알프스와 함께 스위스를 대표하는 또 하나 바로 시계이다.
소위 명품시계로 불리는 시계매장은 거의 대부분 중국인과 한국인들로 가득하다.
들어가 보지 않아도 거침없이 가격을 묻는 사람은 중국인이고 시계만 만지작거리는 사람은
한국인이라고 보면 거의 맞다.
중국인들의 씀씀이는 참 놀랍다. 파리 여행을 할 때 백화점을 잠시 들러 구경을
했는데 점원들은 한국 여행객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대부분 중국인들을 상대한다.
한국인들은 간만보다 가고 중국인들은 간도 보지 않고 먹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곳저곳 대접도 못 받으며 두리번거리는 갑순이 뒤를 따라 다니며 느낀 것인데
그렇다고 백화점 점원들이 중국인들을 정중하게 고객으로 대하지는 않는 태도였다.
그저 바쁘게 계산기 두드려서 보여주고 카드나 받아 긁는 그네들의 모습에서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엿보였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유럽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여행객이
아이러니 하게도 팁 잘 주는 중국인이라고 한다.
시끄럽고 차에서 먹지 못하게 되어있는 음식을 먹고 쓰레기는 아무데나 버리고
잘 씻지 않는 중국인 관광객을 가장 싫어한다고 한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규모의 힘만 휘두르는 막강한 후진국이 중국이 아닐까 싶다.
첫댓글 스위스도 두번 갔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