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김승옥 문학상 공모
KBS가 6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감수성의 혁명’이라 불리며,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연 김승옥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역량있는 작가를 발굴해 한국문학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김승옥 문학상을 제정해 작품을 공모합니다.
❚모집부문 및 자격
▯김승옥문학상 본상 : 1명 (상금 2,000만원)
• 등단 15년 이내 기성 작가의 작품 중 시상일 1년 이내 발간한 중.단편 소설집
• 김승옥 문학상 운영위원회에서 위촉한 전문가 및 심사위원 추천작가
▯미래작가상/일반 부문: 대상 1명(상금 300만원), 추천우수작 6명(상금 각 70만원)
• 부문 : 소설(원고지 70장 내외 1편) /시(3편 이상)
• 자격 : 일반인 (대학생 포함)
▯미래작가상/청소년부문: 대상 1명(상금 100만원), 추천우수작 10명(상금 각 30만원)
• 부문 : 소설(원고지 50장 내외 1편) /시(3편 이상)
• 자격 : 전국 고등학교 재학생
▯단체상(상금 100만원)
• 참가 우수 학교 및 대상 수상자 재학교 중 심사
❚응모기간
• 2013년 8월 05일-10월 31일
❚작품 제출처
▯E-mail : munhaksang@kbs.co.kr
▯우편발송 : KBS순천방송국 (전남 순천시 중앙로 250 /김승옥문학상 담당자 앞)
▯기타 자세한 사항은 KBS순천방송국 홈페이지 참조
❚주최: KBS순천방송국
❚주관: 김승옥 문학상 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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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
외 2편)
박소민
가쁜 숨을 뿜으며 산처럼 버티는 황소 두 마리
차돌이 뒷발을 움쩍거리자
박돌이 밀고 들어온다
뿔과 뿔이 엉키고
온 힘이 뿔 끝으로 몰린다
워워
함성은 박돌의 공격성에 더 힘을 보탰다
승부는 찰나에 가려졌다
오늘도 일터에 나가는 차 과장
먼저 온 박 부장이 팔짱을 낀 채 쏘아보고 있다
큰 눈을 끔벅, 머리를 조아리며 앉는다
습한 바람이 휘모리장단으로 지나던 날
구멍가게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소주를 마신다
명태를 징겅징겅 씹고 있다
명퇴를 당했다
차 과장의 몸이 이상해졌다
무언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말랑하던 뿔이 치솟더니 단단해졌다
그리고 무엇이든 들이받기 시작했다
아내와 자고 있는 자식들까지 뿔에 받히는 일이 잦아졌다
뿔은 뿔을 낳고
웃자란 뿔을 어찌하지 못하고 고등학생인 아들이 가출했다
걷잡을 수 없는 뿔
황소로 변한 아들은 축사에 갇혔다
자를 것인가, 뽑을 것인가
뿔이 뽑힌 아버지는 하늘공원에 누워 있다
바닥의 문자들
그녀의 촉수가 갯바닥의 깊이를 재자
제 살을 감추느라 바쁜 뻘의 자식들
갯벌이 소란하다
온몸으로 그려놓은 짱뚱어의 문자
고개 내밀어 문장을 만들려는 순간
그녀의 걸개낚시*에 걸려들고 말았다
바닥에 파도의 무늬를 그리며 사는 하루
물살이 그들의 무늬를 거둬가도 그리고, 또 그린다
새끼가 새끼를 낳고, 새끼가 새끼를 낳았을 때
푸른 그녀가 누렇게 익어갔다
안산 시민시장 입구
갯벌에서 밀려난 그녀가 하루를 팔고 있다
조개, 바지락, 꼬막, 홍합을 실은
낡은 유모차를 밀며 좌판을 펼쳐놓는다
네 발로 기어 다니며 쟁반에 또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
반나절이 지루한 조개가 혀를 내밀어
공기의 간을 보고 있는 시간
좌판 옆 한 귀퉁이 밀어놓고 대형마트 전단지를 깔고
식은 밥 한 덩이 훌렁 말아
전단지 속, 맛난 반찬을 눈으로 집어 먹는다
허리가 ㄱ자로 굽은 그녀
한글은 모르는데 돈은 안다
열 개의 손가락 연필을 접었다 펴며
바닥에 무언가를 그리며 사는 생
그녀의 머리 위
소금꽃이 군데군데 피어있다
* 걸개낚시 : 미끼를 사용하지 않고 바늘만으로 물고기를 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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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김승옥문학상 미래작가상/ 일반부 시 추천 우수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