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거리 : 9.6km
산행시간 : 6시간 10분 (휴식 50분)
의상능선은 북한산 다른 코스에 비해 사람은
적은 편이지만 북한산의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을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며
특히 노적봉의 대단애를 의상봉에서
바라보면 그 웅대함에 기가 질린다.
백운대,만경대,노적봉 그리고 의상능선의
바위그림은 찾는 사람들을 압도하며, 설악산
월출산 그리고 월악산에 비해 손색이 없다.
우람하면서도 미끈하게 뻗은 의상능선의
자태는 산객을 유혹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진녹색 우거진 숲 사이로 지능선 암반지대의
시리도록 하얀 바위는 아리따운 여인의
속살을 연상케하여 황홀지경에 빠지게 한다.
전국 명산을 돌아다니다 수년 만에
돌아온 산꾼이 북한산을 보니 조강지처가
미인인 줄 모르고 엉뚱한 외도만 했다는
옛말이 허언이 아님을 생각하게 해준다.
대중교통 편을 이용
갈 때
8:00 구성농협 독정지점(용인시 보정동) 8100버스 탑승 -
을지로 입구 하차, 길을 건너 우리은행 종로지점 704 버스 환승 -
10:00 백화사 입구(은평구 진관동) 하차
올 때
16: 20 제각말 푸르지오 5단지(은평구 진관동) 702 버스 탑승 -
서울역 환승센터 하차, 8100 버스 환승 -
18:10 구성농협 독정지점(용인시 보정동) 하차
버스에서 하차하여 백화사를 지나 북한산
둘레길 10구간 내시묘역길로 들어가 의상봉
등로를 따라 오르면 삼거리에 도착한다.
삼거리에서 의상봉까지 1.4km의 된비알
험로로 한 시간 이상 소요되는데,
완만한 경사의 등로 1.0km를 지나면
시야가 탁 트인 의상능선에 이른다.
급경사의 암반 위에 로프와 쇠 난간이
이어지는 위험한 암릉 구간이 시작되며
토끼바위를 지나면 의상봉에 이르게 된다.
의상봉에 서면 좌측면으로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이 조망되며 능선에는 용출봉,용혈봉,
증취봉,나월봉,나한봉 등 거암 준봉이
줄지어 펼쳐지며 우측으로는 응봉능선이
뻗어 올라 북한산 주능선에 이어진다.
의상봉에서 능선을 따라 용출봉,용혈봉,
증취봉을 지나 부왕동암문 사거리에서
좌측은 부왕사지로, 우측은 삼천사로,
직진은 나월봉을 경유하여 대남문에 이른다.
부왕동암문에서 대남문까지는 1.5km의
깎아지는 듯한 기암절벽 코스로 웬만한
베테랑이 아니면 대부분 부왕사지나
삼천사 쪽으로 발길을 돌려 하산한다.
직진하여 100여m 올라가 승가봉으로 가는
(시간 단축을 위해 나월봉,나한봉은 패스)
우측 산허리 지름길(비법정탐방로)로 들어가
500여m 이동하였으나, 급경사의 위험한
바위슬랩 구간을 만나 안전을 위해 후퇴하여
부왕동암문으로 돌아 나왔다.
부암동암문에서 삼천사 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의 등로 2.8km로 한 시간이
소요되며 삼천사에서 북한산 둘레길
9구간 (마실길) 종점까지는 평지로
30분이 소요된다.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는 태풍 영향으로 비가
내려 우산을 쓰고 나왔는데 버스를 타고
오는 도중에 비가 그쳐 백화사에 도착하니
비구름이 서서히 동쪽으로 물러나 . . . .
우중 산행이 예상되어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며 산행을 할 수 있겠
다는 기대에 발걸음이 무척 가벼워진다.
10시 정각에 산행을 시작하여 백화사를
지나 10여 분 후 북한산 둘레길 10구간
내시묘역길을 따라 산길에 들어섰다.
내시묘역길
"무리를 지어 있어도 남에게 기대지 않고
홀로 서서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며
군신의 예를 목숨처럼 여기며 왕을 그림자
보좌하던 내시들의 묘역이 있었던 곳이다.
지금은 그 자취를 발견하기 어렵지만 . . .
잠시 후 내시묘역길을 벗어나 등산로로
진입하여 삼거리에서 우측 의상봉으로
. . .
완만한 경사의 등로를 따라 1km 정도
오르니 잡목이 우거진 숲을 벗어나
시원하게 시야가 툭 터진 능선에 올랐다.
어느새 비구름은 완전히 물러나고 맑고
푸른 전형적인 가을 하늘 아래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서울 시내 뷰가 끝내준다.
이내 완만한 흙길의 순한 등로는 급경사의
바위로 이어지는 된비알 험로로 돌변하였다.
늘 그랬듯이 산은 쉽사리 오를 것을
허락지 않고 땀을 흘린 만큼 거친 숨을
몰아쉰 만큼 힘든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산의 진면목을 나타낸다.
육수를 한 바가지 흘리고
숨소리가 가빠져 깊은 숨을 토해 내며
양 다리가 뻐근해 발걸음이 무거워질 때쯤
바람과 세월이 빗어놓은 기묘한 형상의
토끼바위에 도착하였다.
토끼바위 위의 왕바우님
역광이라 실루엣 속의 그림같이
. . .
온 세상의 에너지를 한 곳에 모으는
슈퍼맨처럼 환상적으로 다가온다.
토끼바위 위에서 하늘나리님
포즈가 너무 밋밋하여 다시 한컷
토끼바위에서 의상봉까지는
불과 몇 백m 코앞에 있지만
오르는 길은 결코 만만치 않아 . . . .
진녹색의 산허리에 속살을 내민 백옥 같은
바위의 슬랩구간이 너무 아름답지만,
새하얀 바위색이 섬찟하게 느껴진다.
.
별다른 장비 없이 등산화 밑창을 바닥에
밀착시키고 두 손으로 균형을 잡으며
네발로 기어 아슬 아슬하게 올라간다.
로프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 .
우회 등로가 있어 돌아갈 수 있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자존심이. . .
ㅎㅎㅎ
드뎌 의상봉에 도착
의상봉에서 만 볼 수 있는 북한산의 백미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의 조망이 압권이다.
의상봉은 높이 502m의 암봉으로 신라
고승 의상이 머물렀다 하여 유래된 이름이다.
양쪽으로 깎아지는 듯한 절벽의
지형이지만 정상은 평탄하다.
북쪽으로는 원효봉과 마주
하고 있으며 의상능선의 첫 봉우리이다.
하늘은 높고 푸르며 대기에는 미세먼지
한점없이 투명한 전형적인 가을날씨이다.
의상봉에서 다음 봉우리 용출암으로
이동하기 위해 암벽을 하강 중
유격~~ 유~~격
의상봉과 용출봉 사이 동쪽계곡에 위치한
국녕사
1713년 북한산 승군 군영으로 창건된
11개 사찰의 하나로 갑오경장 이후 승군이
폐지되어 한국전쟁 이후까지 폐허로 남았다.
전쟁 이후 재건되었으나 1991년 화재로
소실되었다 1998년 중창되었으며, 24m의
동양 최대 좌불 국녕대불을 조성하였다.
그 후 나라의 국태민안을 발원기원하는
호국도량의 사찰로 명백을 이어 오고 있다.
용출봉
의상봉에서 가파른 험로 200여m를 내려오니
용출봉이 눈앞에 ~~
어휴 ! 저 험한 곳을 휴~~
노적봉을 바라보다가 산기슭 계곡 근처에
자그마한 점이 포착되어 렌즈를 당겨보니
사찰이었는데 노적사라 하였다.
노적사
국녕사와 함께 승군 군영으로 창건한
북한산 11개 사찰 중 하나로 원래
사찰 이름은 진국사였다고 한다.
그 후 소실되어 빈터만 남아 있었는데
1960년 복원하여 노적사라 개명하였다.
노적봉의 웅장한 자체는 사찰을 옹호하는
신장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어 국태민안의
발원기도를 하는 호국도량으로 면모를
갖추고 있는 사찰이다.
용출봉
높이 571m의 두 번째 봉우리로
용이 나오는 봉우리라는 뜻으로 용출봉이라
하였으며 정상이 뾰족한 삼각형의 모습이다.
용출봉에서 용혈봉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바위인데 ...
에그그 !! 이름이 가물가물
모자(母子) 바위라 했던가 ??
용혈봉 정상
높이 581m 의 봉우리로 의상봉에서
용출봉을 거쳐 이 봉우리까지 낙뢰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라고 한다.
아마도 등로에 설치된 철재 로프를
지탱하는 철주가 많아 그런 것 아닐까?
증취봉에서 본 용혈봉 전경
증취봉
의상능선에 있는 네 번째 봉우리로
높이 593m이다.
올라 갈수록 봉우리의 높이 가
20~30여 m 씩 높아지고 있다.
응봉능선의 강아지 바위
남쪽으로 뻗어 있는 비봉 능선에
좌측 삐쭉 튀어나온 바위가 사모바위,
우측 높은 봉우리가 비봉이다.
나월봉, 나한봉,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의상능선 중 가장 험준한 칼날 같은 바위능선
증취봉에서 내려오니 커다란 바위 밑에
이십여명은 족히 머물 수 있는 넓은 공간이
. . .
우천 시 비를 피해 식사하기에 안성마춤
북한산성 부왕동암문
일반성 문과 달리 전쟁 때 비밀통로로
사용했던 문으로 북한산성에 6개의
암문 중 하나이다.
직진하여 나월봉으로 100여m 올라가다가
산행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나월봉,나한봉은
패스하고 승가봉으로 가는 우측 산허리
지름길 비법정 탐방로로 들어섰다.
산행 중 처음 들어가는 비법정로라
우려 반, 호기심 반으로 이동하였으나
허리 잡목 숲을 헤치고 이동하다가
한차례 짧은 슬랩구간은 겨우 통과하였으나
. . . .
갈수록 태산이라고
이번에는 30여m 이상 되는 암반에 경사도
만만치 않고 아래로 10m를 하강하여
슬랩구간을 횡단하여야 한다.
일행 4명 중 2명은 전문 산악 베테랑으로
암벽등반 경험이 있고, 나는 생전 처음,
또 한 분은 여성으로 ??
장비 없이 바위슬랩 구간을 횡단하기에는
너무 위험하여 법정로로 되돌아 나왔다.
비법정로 500여m을 돌아 나와
부왕동암문에 도착하니 1시 55분
원래 계획은 승가봉을 경유하여
사모바위, 비봉을 거쳐 이북오도청으로
하산하려 하였으나
시간도 많이 지체되고 안전을 고려하여
부왕동암문을 지나 삼천사 계곡으로
하산하였다.
삼천사로 내려오는 계곡에서
본 나한봉 산허리 바위 슬랩구간
어휴 ~~
장비도 없이 저곳을 지나가려 했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ㅎㅎㅎ
나월봉 측면
높이 651m 바위 봉우리로 추락
위험이 있어 안전장구를 갖추지
않으면 출입이 제한된다.
3시 20분 삼천사에 도착
어제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계속 비가
내렸는데 북한산에는 비가 안 온 것 같다.
계곡에서 발이나 담그려 했는데
계곡에 물이 없어 . . . .
삼천사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로
한때는 삼천여 명의 승려들이 수도할 정도로
번창했다고 하며 사찰 이름도 이 숫자에서
따오지 않았나 추측이 된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승병의 집합장소로 활용되었으며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그 이후 중창되었다.
한국전쟁시 다시 불에 타서 소실되었다가
1960년 중건하고 1996년 현대식 건물
복지관 2동을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우측 암벽에 조각된 마애 석가여래 입상은
통일 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보물 제657호로 지정되어 있다.
석종탑
1988년 미얀마에서 부처 사리 3과를
가지고와 석종탑을 세우고 사리를 모셨다.
삼천사를 둘러보고 북한산 둘레길 9구간
마실길을 걷기 위해 삼천골로 . . .
마실길
이웃에 놀러 간다는 뜻의 마실길은
진관사, 은평뉴타운과 인접한 곳에 있는
1.5km의 북한산 둘레길 9구간이다.
마을의 수호신 느티나무
마실길 구간에는 마을을 지키는 지신처럼
150여년 된 느티나무 5그루가 아름드리
가지를 뻗고 있는데 높이는 15m,
둘레는 3,6m 나 된다.
마실길을 따라 1km 정도 걸은 후
오늘 산행을 마치고 귀갓길에 올랐다.
6시 30분경 용인에 도착하여
저녁식사와 쇠주 한 잔으로 뒤풀이 하고
9시경 오늘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아침 집에서 나올 때만 해도 비가 와서
많은 사람들이 불참하여 조촐하게
4명이 산행을 출발하였는데
10시경부터 날씨가 맑게 개어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며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오늘 산행을 주선해 주신 도옥님과
리딩 해 주신 왕바우님께 감사드리며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하여 주셔서
산행을 더욱 즐겁게 해 주신
하늘나리님께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