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 목요일
오순희 부장님께서 아침에 말씀을 해주셨어요. 아는 단어라고 해도 정의, 원래의 뜻(어원)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그렇게 하면 그 정신이 보인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자원봉사의 정의, 멘토의 뜻.
복지관에서 일을 할 때 행정적인 것과 실천적인 것을 분리하면 안되는 것을 중요하게 말씀해주셨답니다. 우리가 기록을 하는 것을 중요시 하는 것은 비슷한 이유입니다.
기록을 하면 발자취로 남겨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힘들지만 포기는 하지 마라. 내 식으로 바꿔라.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사자를 만날 때에는 빨리,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답니다.
세 번째 모임을 했어요. 오늘 건강검진을 강당에서 하기 때문에 동아리 실에서 모임을 가졌답니다. 경로당에 찾아가 어르신께 2시에 동아리 실에서 모임이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경로당에 계시지 않은 분께는 연락 드렸어요.
2시가 되어 많은 어르신이 오셨답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혈당기를 챙겨갔답니다. 이지혜 선생님께 혈당기 사용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김 씨 할머니께 처음으로 바늘로 찌르는데 피가 조금밖에 나오지 않아서 두 번째 시도를 했답니다. 두 번째에도 실패를 했었는데 김 씨 할머니께서 괜찮다고 하시면서 처음해봐서 그런거라고 다시 한번 하면 된다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셨어요.
어르신께 혈당 측정하는 방법을 더 배울 수 있었고 직접 어르신끼리 측정하실 수 있게 거들었어요.
역시 우리보다 더 잘 하셨어요.
혈당 측정기가 집에 있지만 측정하는 용지의 가격이 비싸서 측정을 계속 하시진 못하셨다고 말씀하셨어요.
옆에서 건강검진이 이루어져서 조금은 어수선했어요. 그래도 어르신께서 우리들의 모임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검진을 받고 모임에 참석하게 된 어르신들은 할 일이 있다면서 중간에 가셨어요.
하지만 연락드리고 직접 뵈었던 분들께서는 끝까지 남아계셨고 건강검진을 받고 바로 모임에 참석하셨답니다.
다른 어르신께서 다 가셨는데도 고 씨 할머니께서는 동아리 실에 들어오셔서 저희와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어르신께 저희가 없어도 모임을 지속 하실 수 있으실지 여쭈어봤습니다. 그러자 ‘우리끼리는 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면서 중심점을 잡아줄 선생님이 있다면 지속적인 모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주셨습니다.
사실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고 씨 할머니께서는 낯익을 만하니깐 가버린다고 말씀하셨어요. 어르신의 정을 많이 느꼈습니다.
경로당에서 제 손을 계속 어루만져주시던 느낌이 생각났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 한번 더 뵐 수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래야 한번 더 보지.’라면서 그러자고 말씀하셨어요.
승호오빠, 혜지언니와 함께 그 자리에 남아서 이번 모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저희가 생각했던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아서 세명 동시에 너무 당황해했어요.
우선은 우리들이 느낀점을 나누었답니다.
어르신들이 당을 재는 방법을 알려주고, 서로 혈당을 잴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경로당에서 뵙게 되었던 어르신들과 개인적으로 약속을 해서 만난 어르신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정,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되었어요.
여러번 만나게 된 분들은 끝까지 남아서 자리를 지켜주셨어요.
이번 모임에서 얻은 것이 정말 많이 있었는데 모임을 확실히 마무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불안했던 우리는 상담실로 돌아와서 김세진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어수선했고 빨리 가셨다. 짧은 기간동안 하니 모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어르신끼리만의 모임이 될 순 없는 것 같다....’
그러자 김세진 선생님께서는 그것도 욕심이 아닐까라고 말씀하시면서 좋은 일들이 이렇게 많이 있었는데 잘 되지 않은 것만 생각하냐고 말이예요.
어르신들을 최선을 다해서 뵈었는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라고도 말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경로당에서 뵙게 되니 함께 이야기에 집중하는 시간이 적었다고 말씀드렸어요.
경로당에서 집으로 가면서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해보려고 했는지에 대해서 물으셨어요. 그렇게 보니 저희는 경로당으로 오라고 했다고 경로당에만 가서 있던 것이었어요.
과연 정말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어르신을 만나려고 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우리가 정성을 다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지 않고 어르신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돌리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을 잘 정리해 보라고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셋이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누었고 왜 아까 모임이 끝나고는 이 좋은 일들을 생각하지 않고 빨리 끝난 것에 대해서 절망적이었는지 생각이 들었어요.
무슨 생각을 가져서 이렇게 당황을 했을까 싶었어요.
최대한 어르신들을 많이 뵈려고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뵈었어야됐는데 우리는 무엇을 한 것일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지혜 선생님을 만나뵈어서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중심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해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여쭈어봤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런 모임을 어르신께서 처음하시기 때문에 연습하는 시간이 필요하신 것 같다고 말해주셨어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위안이 되었습니다.
감사
- 혈당기 사용하는 방법 알려주고 조언해주신 이지혜 선생님 감사
- 항상 모임에 와주시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어르신 감사
- 당황한 우리에게 되돌아보게 도와주신 김세진 선생님 감사
- 맛있는 콩나물된장국, 된장, 파, 마늘, 바지락 주신 주인집 할머니 감사
- 후식으로 먹을 많은 빼빼로 주신 김승진 팀장님 감사
- 아침에 영란언니 초콜렛 감사
- 치약 빌려준 화평 감사
첫댓글 김승진 팀장님께서 늘 잘 챙겨주시네요. 고맙습니다.
승호, 혜지, 다정의 글 기다렸어요. 어제 이야기 나누고 어떤 느낌이었을까? 어떤 생각이 들었고 어떤 배움이 있었을까 궁금했어요.
당장의 상황에 전전긍긍하지 말자, 멀리 보고 깊게 생각하자. 그러니 더욱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중심이 잘 자리잡고 있으면 잘 안된 일보다 잘된 일, 좋았던 일, 감동 감사했던 일이 많이 보이지 않을까?
또 잘 안된 일을 나눨 때에도 그 책임을 외부에 돌리기에 앞서 먼저 나를 돌아보자.
어르신들께서 받는 일에 익숙하신 상황, 모임에 흥미 없어 하시거나 우리를 그저 어린 자원봉사자로 보는 상황.
이런 상황을 탓하기에 앞서 어르신께 진심으로 정성껏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우리 하는 일과 그 의도, 바람을 설명했나 돌아보자.
이 두 가지 주제가 어제 나눈 이야기의 핵심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