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윤극영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
새로 사 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하시고
우리들의 절 받기 좋아하셔요
우리 집 뒤뜰에다 널을 놓고서
상 들이고 잣 까고 호도 까면서
언니하고 정답게 널을 뛰고
나는 나는 좋아요 참말 좋아요
무서웠던 아버지 순해지시고
우리 우리 내 동생 울지 않아요
이 집 저 집 윷놀이 널뛰는 소리
나는 나는 설날이 참말 좋아요.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인 1924년, 윤극영 선생은 조선의 어린이들이
일본 창가만 부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또 1월 1일이 되면 학교에서는 일본 노래인 ‘식가’를 부르고 공부를 시작하는 것을 보고
민족적 분노를 느꼈어요. 그때는 일제 강점기라서 일본 노래만 불러야 했거든요.
윤극영 선생은 조선의 어린이들이 새해 아침에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주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오랫동안 고심해서 우리 민족의 풍습과 전통을 담은 노랫말을 쓰고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들었어요.
이것이 ‘설날’이에요. 다알리아회 어린이들을 통해 입에서 입으로 퍼진 ‘설날’은
전국의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즐겨 부르는 민족의 노래가 되었어요.
잡지 <어린이> 1924년 1월호에 실렸는데,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이어요.
(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 윤극영 시인은 1903년 서울에서 태어난 성악가이며 동요작곡가이어요.
‘반달’노래를 작사 작곡한 분으로 유명해요.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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