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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국문학의 오늘 ③] 민족문학에서 세계문학으로한국문학번역원, 해외출판 및 번역출판 동시신청 97건(2019)에서 200건 이상(2021)
글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2023.6.16
[편집자 주] 올해는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70년간 문인들은 전쟁이라는 역사적 체험을 문학적 형상화를 통해 드러냈다. 한국문학 70년을 3회에 걸쳐 돌아본다.
몇 해 전 교보문고 광화문지점의 베스트셀러들이다. 사진=조선DB
‘문지’와 ‘창비’ 시대의 영광과 그늘
1970~80년대 이후 한국문학이 저변을 넓히는데 이른바 ‘문지’와 ‘창비’의 역할을 외면할 수 없다.
한국문학 출판의 명가(名家)인 《창작과비평》과 《문학과지성》은 문학지였던 동시에 종합지였다. 시와 소설, 평론은 물론 당대 역사와 사회에 관한 다양한 담론을 다루며 한국문학이 성장하는데 자양분을 주었다.
김병익·김치수(작고)·김주연·김현(작고)을 포함해 ‘문지 4K’가 《문학과지성》을, 백낙청·염무웅·김윤수 등이 《창작과비평》을 창간해 문학 계간지 시대를 열었다. 창비 창간호는 1966년(겨울호), 문지 창간호는 1970년(여름호)에 나왔다.
창비가 창간하던 1966년 당시 문학집의 주도권은 《현대문학》 《자유문학》 《문학예술》 등 월간 문예지들이 쥐고 있었다. 최초의 계간 문예지였던 창비는 현실참여론과 민족문학론 등을 중심으로 수준 높은 비평적 논의를 선보였다. 그러나 한국 현대문학의 양적·질적 축적이 빈곤했던 탓에 창간 초기에는 창작 부문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이른바 ‘문지 4K’는 이 약점을 치고 들어갔다. 자신들이 첫 한글세대인 4·19세대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역사와 민중보다 예술과 인간에 집중했다. ‘문지’ 그룹은 소설가 최인훈, 이청준, 조세희, 이성복, 황지두 등의 작품을 앞세워 문단내 발언권을 확장해나갔다. (故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
1970년대라는 당대의 관점에서 볼 때 창비와 문지는 문학의 장(場) 안에서 《현대문학》으로 대표되는 기성세대의 문학잡지에 맞섰고, 지식의 장과 정치의 장 안에서 유신체제라는 권위주의와 대결했다. 보수적 권위주의에 대항해 창비의 민족적 민중주의와 문지의 시민적 자유주의가 한편으론 경쟁하고, 다른 한편으론 연대해온 셈이었다. 당시 민족적 민중주의가 진보를 대표하는 이념이었다면, 시민적 자유주의는 중도 또는 중도진보를 대변하는 이념이었다. 특히 창비는 문학 계간지를 넘어서서 좁게는 유신체제를 비판하고, 넓게는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에서의 담론적 구심 역할을 떠맡았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
그러나 1979년 12·12로 권력을 잡은 신군부에 의해 이듬해 문지 창비가 모두 폐간됐다. 1987년 민주화 바람을 타고 복간한 뒤 ‘문지 4K’는 새로운 젊은 비평가들에게 길을 열어 주었다. 문학평론가 권오룡·진형준·홍정선·성민엽·임우기·정과리가 1988년 계간 《문학과사회》라는 문지의 새로운 제호로 2세대 비평의 시대를 열었다. 현재 30~40대 5세대 편집 동인이 계간지를 만들고 있는데 최근 141호(2023년 여름호)를 냈다.
창비는 2015년 세대교체를 위해 백낙청 편집인이 물러나며 대폭 편집진이 개편되며 ‘문학 중심성’과 ‘현장성’이 강화되었다고 한다. 문지보다 앞서 최근 《창작과비평》이 200호(2023년 여름호)를 펴냈는데, “1980년 강제 폐간과 1988년 복간되는 우여곡절 끝에 거둔 성과”라는 얘기가 문단에서 나온다.
그러나 문학을 참여와 순수문학의 대결로 양분시켜, 진영논리가 문학의 고삐를 질질 끌고 가게 만들었고 거대문단 권력이 되어 서로를 경원시하거나 작가를, 문단을, 문학을 황폐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조선일보 1988년 7월 20일 자 1면에 실린 <월북작가 백여명 해방전 작품 해금> 기사다.
한국문학사의 복원, 월북 문인 해금
1988년 7.7 선언이 나온 후 정부는 공식적인 <납월북 문인 해금>을 발표했다. 그리고 며칠 지난 그해 7월 19일 문공부는 "월북 문인의 해방 이전 작품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출판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북한 체제에 적극 기여한 5명의 문인, 예컨대 이기영, 한설야, 홍명희, 조영출, 백인준의 이름만은 묶고 말았다.
그러나 많은 납월북 작가들의 이름을 온전히 만날 수 있었고 분단 후 공백으로 남겨둔 한국문학사를 복원하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대표적인 해금 문인들로는 정지용 김기림 백석 임화 박태원 이태준 현덕 안회남 이용악 오장환 김남천 박노갑 설정식 최명익 박팔양 등 100명이 넘었다.
당시 언론은 이렇게 보도했다. 조선일보 1988년 7월 20일 자 9면에 실린 <문학사 20년 공백 재정립 전기> 기사 중 일부다.
<특히 이번 조치는 그동안의 출판금지가 작품의 내용상 문제보다는 해당 작가의 정치-사상적 이유 때문이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분단극복을 위한 남북문화 교류추진의 첫단계로 풀이 되고 있다.
이들 월납북 문인의 문학작품에 대한 해금논의는 지난 1977년 국토통일원 고문회의(당시 선우휘 고문)에서 최초로 거론되어 '대중시판은 불가하되 문학사 연구목적에 한하여, 국가보안법에 저촉되지 않는 작품 중 근대문학사에 현저한 기여를 한 작품'을 대상으로 제한적 출판 허용 조치가 취해졌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고 정지용 시를 읽을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정○X’ ‘이○준’이란 이름으로 작품을 몰래 볼 수 있었고, 당연히 교과서에 이들 작품이나 작가를 볼 수가 없었다. 납월북 문인 해금 조치는 민족문학에 대한 탄력성 있는 논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1. 월북(越北)—재북문인(在北文人) 현황(現況)
①재북(在北) 제1차 월북문인(越北文人)
▲8·15 당시 북한(北韓)에 머물러 있었거나 북한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문인
▲1945년12월「조선문학동맹」의 결성에 불만을 품고 월북(越北)하여 평양중심의 북한문단(北韓文壇) 조직에 가담한 문인(1차 월북문인)
이기영(李箕永) 한설야(韓雪野) 안막(安漠) 최명익(崔明翊) 안함광(安含光) 이동규(李東珪) 최인준(崔仁俊) 김우철(金友哲) 안용만(安龍湾) 이원우(李園友) 김북원(金北原) 송영(宋影) 박세영(朴世永) 윤기정(尹基鼎) 신고송(申鼓頌) 이북명리(李北鳴) 이찬(李燦) 김조규(金朝奎) 백석(白石) 유항림(兪恒林) 박영호(朴英鎬) 김사량(金史良) 이갑기(李甲基) 등
②제2차 월북(越北) 문인(文人)
▲1947년이후 정부수립시까지 남로당 간부들의 월북과 함께 월북한 문인(조선문학가동맹의 맹원과 북한지역 출신 문인 일부 포함)
이태준(李泰俊) 김남천(金南天) 임화(林和) 이원조(李源朝) 안회남(安懷南) 박노갑(朴魯甲) 허준(許俊) 지하련(池河蓮) 오장환(吳章煥) 김동석(金東錫) 임학수(林學洙) 조운(曺雲) 조남령(趙南嶺) 김영석(金永錫) 박찬모(朴賛謨) 함세덕(咸世德) 엄흥섭(嚴興燮) 윤세중(尹世重) 지봉문(池奉文) 윤규섭(尹圭涉) 김상민(金常民) 등
③제3차 월북문인(越北文人)
▲1950년 6·25 당시 북괴군과 대동 월북 또는 지리산 빨치산 운동 가담
박태원(朴泰遠) 이병철(李秉哲) 이용악(李庸岳) 설정식(薛貞植) 김상훈(金尙勳) 정인택(鄭人澤) 채정근(蔡廷根) 임서하(任西河) 송완순(宋完淳) 이시우(李時雨) 양운한(楊雲閒) 현덕(玄德) 유진오(兪鎭五) 이흡(李洽) 등
2. 북한(北韓)에서 활동한 문인(文人)
▲북한의 조선문학가 동맹에 가담하여 적극 활동한 문인
이기영(李箕永) 한설야(韓雪野) 송영(宋影) 박세영(朴世永) 이병규(李秉珪) 황건(黃建) 박팔양(朴八陽) 이용악(李庸岳) 조헌출(趙憲出) 이원우(李園友) 백인준(白仁俊) 윤세평(尹世平)(圭涉) 한효(韓曉) 박석정(朴石丁) 엄흥섭(嚴興燮) 이북명(李北鳴) 김오성(金午星) 안함광(安含光) 이근영(李根榮) 등
▲북한에서 숙청되었거나 실각한 문인
이태준(李泰俊) 임화(林和) 김남천(金南天) 최명익(崔明翊) 설정식(薛貞植) 이원조(李源朝) 안막(安漠)
▲북한에서의 행적이 거의 드러나 있지 않은 문인
백석(白石) 허준(許俊) 현덕(玄德) 정인택(鄭人澤) 김동석(金東錫) 등
동아일보 1988년 7월 20일 자 8면에 실린 <문공부가 밝힌 납월북 주요 문인과 작품>
교보문고가 파악한 역대 베스트셀러
교보문고를 통해 역대 베스트셀러를 알아보자. 파악되는 선까지 열거하면 이렇다.
배짱으로 삽시다(이시형 83년)
소설 손자병법(정비석 84년)
단(김정빈 95년)
우리를 영원케 하는 것들 (유안진 86년)
홀로서기 (서정윤 87년)
마주보기 (에리히 캐스트너 88년 )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 (김우중 89년)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박완서 90년)
배꼽 (라즈니쉬 91년)
소설 목민심서 (황인경 92년)
반갑다 논리야 (위기철 93년)
일본은 없다 (전여옥 94년)
신화는 없다 (이명박 95년)
좀머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96년)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잭 캔필드 97년)
산에는 꽃이 피네 (법정 98년)
오체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99년)
영어공부 하지마라! (정찬용 2000년)
상도1 (최인호 2001년)
봉순이 언니 (공지영 2002년)
나무 (베르나르 베르나르 2003년)
아침형 인간 (사이쇼 히로시 2004년)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탄줘잉 2005년)
마시멜로 이야기 (하킴 데 포사다 2006년)
시크릿 (론다 번 2007년)
시크릿 (론다 번 2008년)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2009년)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2011년)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2012년)
꾸뻬씨의 행복여행 (프랑수아 틀로르 2013년)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케이트 디카밀로 2014년)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2015년)
채식주의자 (한강 2016년)
언어의 온도 (이기주 2017년)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곰돌이 푸 2018년)
여행의 이유 (김영하 2019년)
더 해빙 (이서윤 2020년)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2021년)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2022년)
아울러 1990년대 통들어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이랬다.
1위: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잭 캔필드 외)
2위: 아버지 (김정현)
3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1 (유홍준)
4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5위: 세상을 보는 지혜(전편) (발타자르 그라시안)
6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한호림)
7위: 반갑다 논리야 (위기철)
8위: 좀머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9위: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박영규)
10위: 무소유 (법정)
2000~2009년대 베스트셀러는 이랬다.
1위: 시크릿 (론다 번)
2위: 연금술사 (파울루 코엘류)
3위: 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
4위: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5위: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6위: 다빈치 코드 (댄 브라운)
7위: 해커스 토익 Reading
8위: 해커스 토익 보카
9위: 배려 (한상복)
10위: IQ84 1권 (무라카미 하루키)
2010~2019년대 베스트셀러는 이랬다.
1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2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3위: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4위: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5위: 언어의 온도 (이기주)
6위: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채사장)
7위: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8위: 82년생 (김지영)
9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10위: 채식주의자 (한강)
해외 문학·출판시장에서 한국문학 위상은…
광복 이후 산업화, 민주화를 거치며 한국문학은 대중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역사와 개인, 참여와 순수,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이란 커다란 갈래 속에 저변을 넓혀왔다.
21세기 한국문학은 과거와 같은 열광적인 지지는 없지만 점점 다문화·자본의 전 지구화·마이너리티의 차별과 배제, 소외 등을 다루는 세계문학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한국문학은 더는 분단과 역사의 테두리에 갇혀 있지 않게 되었다.
해외문학·출판시장에서 우리 문학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작년 한 해 동안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27개 언어권 150여 종에 이르는 한국문학이 해외에서 출간되었다. 해외에서 3종 이상의 번역서가 출간된 작가로는 정유정(6종), 김영하(4종), 한강(4종), 김애란(3종), 장강명(3종) 등 중견 작가들과 더불어, 김초엽(3종), 배명훈(3종), 정보라(3종), 이미예(3종) 등 SF 판타지 장르의 작가들도 있다.
올 들어서도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천명관의 《고래》(2023)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한국문학 작품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입후보한 것은 한강 《채식주의자》(2016)와 《흰》(2018), 황석영의 《해질 무렵》(2019),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2022), 정보라의 《저주토끼》(2022) 등이다.
작년 부커상에 입후보한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번역가 안톤 허가 번역한 신경숙의 《바이올렛》(2022)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번역문학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어권에서는 김애란의 《바깥은 여름》(2023)과 정이현의 《상냥한 폭력의 시대》(2023)는 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 문학상 해외문학 부문 후보로 올랐다. 오는 10월 결과가 발표되는데 모두 한국번역원의 지원으로 해외 출간됐다. 이 외에도 김초엽, 김원영의 에세이 《사이보그가 되다》(2021)가 일본번역대상 후보로, 손원평의 《프리즘》(2020)이 일본서점대상 후보(최종 2위)로 선정돼 일본에서 한국문학의 높은 인기를 재차 증명했다.
“어느 정도 (한국 소설이) 세계 서양문학과 하나 돼”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현재 약 2500여종의 한국문학이 해외에 출간돼 있다고 한다. 1990년대 프랑스어권 이청준 이문열 작가를 비롯해 2000년대 이승우 신경숙 고은, 2010년대 한강 김영하 편혜영 김혜순 김이듬 윤고은 작가 등이 해외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류(韓流) 바람을 타고 영어권, 남미권, 유럽권, 아시아권, 중동권 등에서 한국도서 점유율도 상승하고 있다.
해외출판 및 번역출판 동시 지원 신청건수는 2019년 97건에서 2020년 142건, 2021년 200건 이상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안선재 서강대 명예교수. 사진=조준우
안선재(安善財·영국명 브러더 앤서니) 서강대 명예교수(가톨릭 수사)는 그동안 한국문학을 번역해 세계에 알리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한류 전도사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의 손을 빌려 김동리 서정주 구상 신경림 정호승 이성복 등의 작품이 세상에 나왔다. 작품집이 아니더라도 각종 매체에 실린 번역 작품이 부지기수다.
안선재 교수에 따르면 1970~2000년 사이에 한국의 시, 소설, 드라마 등 130여 편이 영문으로 번역되었다. 1979년이 되어서야 장편소설이 번역됐는데 소설가 안정효가 번역한 김동리의 장편 《을화》가 미국에서 출판됐다.
2000년 이전에는 36편의 장편소설이 영문으로 번역되는데 불과했다. 대부분이 한국에서 출판됐는데 해외 독자를 겨냥하기보다 국내용에 가까웠다. 한국인은 ‘우리문학!’이라 반겼지만 (해외 독자는) 한국 시와 소설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2011년 4월 미국에서 번역 출간된 신경숙의 《Please Look After Mom(엄마를 부탁해)》 이후 우리 소설을 대하는 서양인의 시각이 달라졌다. 안선재 교수는 “(한국을 이해하기 위한) ‘공부 소재’의 차원이 아니라 영화, TV 드라마, 그리고 뒤에 등장하는 K팝 같은 전 세계 연예산업의 자료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안선재 교수의 말이다.
“이제야 한국 작가들도 전 세계를 즐겁게 하기 위해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 겁니다. 최근의 한국 소설은 더는 우울하고 민족주의적이지 않다(no longer gloomy and nationalistic)는 것을 드러내고 있어요. 종종 괴기스럽고 소름 끼칠 만큼 재미와 상상력이 풍부한데 동서양이 함께 느끼는 보편성도 있고 재미도 있어요. 어느 정도 (한국 소설이) 세계 서양문학과 하나 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