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자회사인 미니(MINI)가 만든 순수 전기차 모델인 미니쿠퍼SE가 전 세계에서 리콜된다고 합니다.
BMW에 따르면 배터리 시스템 결함으로 주행 중 배터리가 꺼져 차량이 서서히 멈추거나 운행하지 않는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리콜되는 차량은 2018년 11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생산된 차량인데, 전 세계 약 15만대에 달한다고 합니다.
리콜을 통해 문제가 된 결함은 직접적인 물리적 수리 대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할 수 있으며, 이 결함과 관련해 보고된 부상자는 없다고 합니다.
한편 전 세계에서 전기차 화재는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문제입니다.
얼마 전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에 불이 붙으며 옆에 있던 많은 자동차까지 화재가 이어지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포르투갈에선 전기차 화재로 인해 200대에 달하는 차량이 전소되는 일도 있었죠.
일단 전기차에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어 전기차 화재 포비아가 퍼지면서 2차전지 시장과 전기차 업계는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과학자들과 배터리 전문가들은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하면 불길을 제거하기가 힘든 것은 맞지만, 일부 언론들과 유튜버들이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전기차 포비아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전기차 충전은 90% 이하로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배터리 충전량이 총열량과 비례해 화재의 규모나 지속성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배터리 화재의 원인은 배터리 충전량 자체와는 관계없는 셀 자체의 제조 불량 또는 외부 충격 등에 의한 내부적 단락이 대부분이고 과충전에 의해 전기차 화재가 일어난 사례도 전무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주차 중 불 난 차량은 전기차가 대부분이다" 등의 주장에 대해선 주차 중 차량에 불이 난 것은 극히 일부이며, 인과 관계가 입증된 바 없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전기차 화재 원인 1위는 '충돌'이라고 합니다.
호주 연구·조사기관 EV 파이어세이프(FireSafe)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010년부터 지난 6월까지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511건으로, 이중 원인 미상(51%)을 제외한 화재 원인 1위는 '교통사고 또는 도로 파편과의 충돌'(119건·23%)로 집계됐습니다.
현재 전기차 업종은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국내의 전기차 포비아가 확대되면서 배터리와 전기차에 대한 성장동력을 상실하며 시장 점유율을 중국과 미국에게 모두 뺏길수도 있다는 전망도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러다 대표적인 시대착오적 규제인 영국의 '붉은 깃발법'이 재현되는 것은 아니냐"며 "(충전량 제한보다는) 전기차 화재 초기 진압을 위한 주수 장치(스프링클러) 확대와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한 폐쇄회로(CC)TV 확보, 분석기술 개발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붉은 깃발법은 19세기 말 영국이 마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앞에서 사람이 붉은 깃발을 흔들게 하며 자동차의 속도를 제한했던 법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