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신문 > 제 1263호 선교지에서 보낸 편지. 목사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항상 느끼는 바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를 위해 하나님은 언제나 해피엔딩을 준비하신다. 이번 베네수엘라(Venezuela) 집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10년의 기억으로 우리는 기대 속에 카라카스(Caracas) 공항에 도착했다. 당연히 VIP 입국 절차를 통해 수월히 입국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입국 절차를 밟는데 이민국 직원은 스페인어가 잘 통하지 않으니 영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을 부르겠다고 하고선 무조건 기다리란다.
그렇다고 앉아 기다릴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목사님은 결국 가방을 놓고 그 위에 쭈그려 앉으셔서 기도하셨다. 목사님 말씀처럼 이네들이 ‘입국을 허락할 수 없으니 그냥 돌아가라’ 하면 꼼짝없이 출국 조치될 수도 있는 거다. 문제 앞에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모르시는 목사님이니 당연하다.
결국 거의 1시간 남짓 기다린 끝에 입국을 허락해주었고, 입국장에서 만난 루이스(Luis) 목사는 잔뜩 긴장하여 ‘목사님이 못 들어오시면 이 집회를 어찌해야 하나 고민 중이었다.’고 말한다.
지난주에 말했듯이 10년 사이 베네수엘라에는 엄청난 정치적 변혁이 있었고, 루이스 목사를 돕던 권력자들이 모두 끈 떨어진 연처럼 권력에서 배제되어 야인생활을 하고 있다니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던 거다.
하여 만여 명의 대대적인 목회자 세미나도 취소되고 부랴부랴 장소를 옮겨 집회를 갖게 되었고, 루이스 목사는 자기 교회에 목회자들을 모을 테니 세미나를 해달라고 적극 요청했다.
목사님은항상 해외집회에서 일어난 역사를 돌아가 한국 성도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한 부담감을 갖고 계신다. 어찌 보면 그런 의식이 목사님을 더욱 각성시키는 동인일지도 모르나, 그러다 보니 더욱 초긴장 의식으로 집회를 준비하신다. 시차를 떠나 잠도, 식사도 거르신 채 기도에 전무하신다. 목사님은 “나의 이런 마음을 누가 알겠냐?”고 말씀하신다.
정말 최악의 조건에서 시차와 싸우며 어렵게 일정을 소화하고 베네수엘라를 떠나는데, 선거유세가 있어 도로가 극심하게 막힐 예정이니 5시간 전에 출발해야 한단다. 도로 상황은 순조로워 1시간 만에 공항에 도착하니 아직 체크인카운터가 열리지도 않았다. 푸드코트에 들어가니 찜통같이 덥고 의자도 너무 불편했다. 루이스 목사 혼자 동행하고 있었는데, 그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목사님은 그냥 들어가시라 말했다. 한참을 망설이다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그런데 잠시 후 다시 나타나 VIP 대기실에서 기다리실 수 있는 길을 찾았다며 안내한다. 그냥 돌아가자니 인간적으로 많이 미안했던 모양이다. 썩은 동아줄이라도 찾고 찾아서 전직 국방장관 보좌관이었던 인사에게 전화했단다. 체크인을 하고 VIP 대기실에 들어오니 천국이 따로 없다. 5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정말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루이스 목사는 돌아가고 한참을 지나 한 부부가 대기실로 들어와 인사를 한다. 알고 보니 우리가 VIP 대기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이었다. 전 국방장관의 보좌관이었다 지금은 변호사로 일하며 목회도 하고 있단다. 그러면서 목사님께 꼭 물어보고 싶은 고민이 있다고 말한다.
이미 통역관 이현숙 선교사는 비행기 편이 맞지 않아 먼저 떠난 상태였고 핸드폰 통역 앱을 이용하여 대화를 이어갔다.
그의 고민은 현재 목회와 변호사 일을 겸하고 있는데 목회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생업을 접어야 할 것 같고, 그러자니 가족들의 생활이 걱정되는 것이었다. 목사님은 당연히 심각한 고민이지만, ‘예수의 제자가 되려면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르라’는 누가복음 14장 말씀을 찾아 읽으라 하시며 ‘목회에 전념하는 것이 옳다’고 권면하셨다.
그리고 ‘내 목회 40년의 비결은 오직 기도였다. 기도의 부족은 모든 것의 부족이다. 기도는 하나님을 움직이는 힘이다. 기도는 만사를 변화시킨다.’는 목사님의 잠언을 보여주시며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담대하라고 가르치셨다. 그리고 더 물어볼 것이 있으면 내 비서들 이메일을 통해 물어보면 성심성의껏 답해주겠노라 약속하시고 기도해주셨다.
이메일을 교환하며 이름을 물어보니 이름 자체가 은혜가 되었다. 사드락 모세(Sadrac Moises Jimenez). 풀무불에 들어갔던 사드락, 이스라엘 백성을 이끈 모세, 그에게 그런 이름을 준 뜻이 분명 있을 터,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를 진실로 사모하는 사람을 예비하시는 역사를 다시 한번 경험했다. 어찌 보면 이번 집회는 루이스 목사보다 이 사드락 모세 목사를 위해 우리 목사님을 이 먼 나라로 보내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들었다.
출국장 게이트로 가는 동안 우리는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하나님께 진실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목사님은 모든 피로가 가신다고 기뻐하셨다. 힘겨운 영적 전쟁을 승리로 이끈 목사님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선물이었다.
한은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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