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도시공사. ⓒ소셜포커스
목적지 변경 불가 업무처리지침 조항 개정 시사
위·수탁기관 협의 등 절차로 당장 개선은 어려워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수원도시공사가 부랴부랴 무분별한 특별교통수단 운영(본지 2022년 6월7일 보도)에 대한 후속조치에 나섰다. 당초 목적지 변경 불가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섰다. 명확한 근거 없는 업무지침 내용을 인정한 꼴이다. 10년 넘게 고집한 운행지침도 개정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위·수탁기관 협의 등으로 당장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8일 수원도시공사(수원도공)에 따르면, 수원시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수원도공 한아름콜센터에 위탁해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특별교통수단(장애인 특별택시) 90대를 운영 중이다. 이용대상은 중증장애인(기존 장애 1~3등급)이다.
요금은 시내와 시외로 구분해 매겨진다. 시내는 경기도 시내버스 교통카드 요금(1천450원)이 적용된다. 시외의 경우 시 경계로부터 5㎞마다 100원씩 추가된다. 수원을 출발지로 하며, 운행범위는 시내 및 인근지역, 수도권 등이다. 시 인접지역은 용인, 화성, 오산, 안산, 의왕, 안양, 군포 등 7곳이다.
하지만, 차량 운행에선 폐쇄적인 운영이 일부 발견된다. 이용자 탑승 후 목적지 변경을 금지하는 게 대표적이다. 갑자기 사정이 생겨 행선지를 바꾸려고 해도 허용되지 않는다. 차량 출발 전·후 구분없이 행선지 변경은 불가능하게 돼 있다. 신청 당시 목적지에 도착 후 다시 다른 목적지를 신청해야 한다. 이용자가 당초 목적지 인근에서 내리는 것조차 금지돼 있다. 고객인 장애인 당사자에게 사실상 이용불편을 강요한 셈이다.
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고객이 필요해서 차량 출발 전 중도하차를 요구했고, 차량 운행에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의 배차대기시간 단축에 유리할텐데 행선지 변경을 인정할 수 없다니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설사 변경 행선지가 당초 목적지와 방향이 다르다고 해도 차량이 출발하기 전이라면 수용을 거부할 이유가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이는 관련 업무처리 지침에 따른 것이란 게 수원도공 측 설명이다. 수원도공 교통약자지원팀 관계자는 “‘수원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특별교통수단 운영 업무처리지침’ 4번 이용자 신청의 라항을 보면 ‘운전원은 이용자가 차량이용 중 센터에 변경신청 없이 임의로 목적지 변경을 요청한 경우 정차 후 센터장에게 보고 후 센터장 조치에 따른다’고 돼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해당 조항 어디에도 목적지 변경 금지 내용은 없다. 수원시 관련 조례나 시행규칙에도 이 내용은 나와 있지 않다. 결국, 실제 근거는 관련 업무처리 지침 해석이 유일한 셈이다. 수원도공은 앞선 민원이 제기돼서야 뒤늦게 시정조치를 약속했다.
수원도공 교통환경본부장은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살다보면 약속변경이 있을 수 있어 획일적으로 해선 안되고, 운영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며 “시간이 오버된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닌만큼 이런 것(목적지 변경)은 어떻게든 바로 시정토록 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당장 현장에 적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작 현장 실무진은 온도 차를 보이며 절차 문제를 거론했다.
앞선 수원도공 교통약자지원팀 관계자는 “장애인 특별택시 목적지 변경 허용을 위한 업무처리지침 개정과 관련해선 아직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개정하더라도 위탁기관인 수원시와 협의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당장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